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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後] 교대 시위, 교육청 소통 부재의 척도
  • 박서경 경기대 신문사 수습기자
  • 등록 2017-09-06 11:4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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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4일 서울교육대학교(이하 서울교대) 시위에서 등장한 ‘엄마 미안 나 백수야(이하 엄나백)’라는 피켓이 논란을 낳았다. 현재 수도권에 남은 임용 자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시위중인 학생들이 어떻게든 수도권 지역에 임용되기 위해 수도권의 임용 규모를 늘려달라고 하는 것으로 비춰졌다. 이로 인해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됐고, 심지어 일부 교대생들도 서울교대 시위에 대해 좋지 못한 시선을 보냈다. 그리고 지난달 11일, 전국교육대학생연합이 서울역 광장에서 총궐기 집회를 열었다. 그들의 요구는 △1수업 2교사제의 졸속적인 도입 철회 △중장기 교원 수급 계획 수립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이었다. 이는 엄나백 피켓 논란의 여파로 자칫하면 교대생의 집단 이기주의라고 여겨졌을지 모르는 요구사항이었다. 하지만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본 기자는 본 사태가 단순한 밥그릇 싸움이 아닌 배려와 소통의 부재가 낳은 결과라고 생각했다.

 

위의 시위들이 촉발된 계기는 ‘급격한 정원(TO) 감소’다. 서울시 초등교사 임용 정원은 작년 약 800명에서 올해는 105명으로 갑자기 크게 줄었다. 학생들이 서울·경기 지역의 임용 규모를 조금씩 줄여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고 해도, 사전에 논의되지 않은 갑작스러운 대규모 인원 감소는 충분히 교대생의 혼란을 가져올 만하다. 다시 말해 이번 사태는 교육청이 교대생들을 배려하지 않았고 소통 또한 없었기에 벌어졌다고 볼 수 있다.

 

사회적으로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현 상황에서, 교육청의 서울·경기 지역의 교사 선발인원을 줄여나가는 정책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타당한 정책도 정책 적용대상과의 소통을 기반으로 해야 비로소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이다. 사실상 교육청은 학생들과의 소통을 통해 그들이 납득할 만한 정책을 내놨어야 한다. 소통의 부재로 인한 결과는 정책의 신뢰와 연관되며, 이는 다른 방향에서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이번 교대생들의 시위를 거울삼아 교육청은 소통의 단절이 관계 파국의 원인임을 새기고, 교육청과 학생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을 위해 고심해야 한다.

 

글ㆍ사진 박서경 수습기자 psk01162000@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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