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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를 잇는 공중정원, 서울로 7017
  • 황재영 문화팀 정기자
  • 등록 2017-09-04 15:5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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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심에 사람의 숨결을 불어넣다
개장 14일 만에 방문객 수 100만 명을 돌파하며 산뜻하게 출발한 ‘서울로 7017’ 정원. 시원한 바람이 살랑이는 9월 초가을로 접어든 지금, 아름다운 도심 야경과 함께 산책을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정원을 소개하려 한다. 서울역 도심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공중정원을 지금 만나보자.

 


 

차도에서 사람 길로 변신!

 

  1970년 완공된 서울역 고가도로는 2000년 대 초반까지 서울역을 기준으로 동·서를 연결하는 동시에 교통난을 해소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2000년 이후 완공 30년이 넘어가자 지속적으로 도로 곳곳에 안전 문제가 제기돼왔고, 2013년 감사원의 정밀안전진단에서 ‘대형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이 나왔다. 서울시는 고가도로가 더이상 차도의 기능을 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2015년 도로를 공원으로 바꾸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그리고 그 해 12월, 고가도로는 설치 45년만에 폐쇄됐다. 폐쇄 이후 곧바로 보수 및 조경 공사가 이어졌고, 서울역 고가도로는 올해 5월 20일 ‘서울로 7017’이라는 이름의 1km 길이 공중공원으로 재탄생했다.

 

  그렇다면 공원의 이름은 왜 서울로 7017일까. 먼저 ‘서울로’는 '서울을 대표하는 사람길’과 ‘서울로 향하는 길’이라는 뜻 모두를 담고 있다. 또한 ‘7017’은 △서울역 고가가 만들어진 1970년 △공원이 개방된 2017년 △17개의 공원 길 △17m 고가차도 높이를 함축하고 있다. 첫 공사부터 완공까지 2년간 소문이 무성했던 공원, 서울로 7017에 기자가 직접 찾아가봤다.

 

눈이 즐거운 7017: 반려 식물에 아름다운 야경까지 

 

   본교 수원·서울캠퍼스 모두 버스 한번에 서울역 버스환승센터까지 갈 수 있다. 서울역 버스환승센터에 도착했다면 서울역 2번 출구 앞에서 곧장 직진하자. 1분 정도 걸으면 서울로 7017의 ‘서울역 광장 방면’ 승강기가 보인다. 승강기를 타고 올라오면 바로 서울로 7017 도착! 승강기에서 내리면 좌우로 공원이 길게 뻗어져 있는데, 우선 오른쪽부터 살펴보자.

 

  공원에 들어서면 크고 작은 원형 화분이 눈앞에 펼쳐져 있을 것이다. 화분에는 장미, 눈향나무 등 각양각색의 꽃과 나무들이심어져있다. 실제로 서울로 7017에는 총 50과 228종의 식물들이 시민들을 반긴다. 여기에는 ‘사랑한다 우리 아들’, ‘우리강산, 푸르게~푸르게^^’ 등 서울시 반려나무 후원 프로젝트에 참가 중인 후원자가 직접 지은 이름의 나무도 많기에 읽는 재미가 있다. 걷다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서울로 전시관이 눈에 띌 것이다. 네이버 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본 전시관에는 다양한 예술가들의 작품이 전시된다. 기자가 방문했을 때는 ‘KISS’를 주제로 한 전시회가 진행 중이었다. 전시관을 지나쳐 쭉 걸으면 △김밥 △커피 △각종 음료를 돈내고 맛볼 수 있는 ‘장미 김밥’이 나온다. 장미김밥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잠시 쉬고 나오면 버스킹 공연이 진행되는 장미무대가 보일 것이다. 평소에는 그저 하나의 조용한 무대에 불과하지만, 공연이 있는 날에는 장미무대로 사람들이 모여들어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만족스럽게 둘러봤다면 이제 승강기 기준 왼쪽으로 가보자. 왼쪽으로 가자마자 어린아이(키 150cm 이하)들이 트램펄린에서힘차게 뛰놀 수 있는 방방놀이터가 나온다. 방방놀이터 왼쪽 대각선에는 분수가 있다. 만약 밤에 이곳을 방문한다면 형형색색의 불빛과 함께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분수대를 감상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서울로 7017은 밤에 자체적으로 파란 불빛을 내뿜어 묘한 분위기를 연출해낸다. 이 분위기 속에서 서울역 일대 야경을 바라봤을 때 서울로 7017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분수대를 지나면 ‘서울로 테라스’ 건물과 이어진 다리가 있다. 건물 내부에는 음식점과 카페가 즐비해있어 입맛대로 찾아가면 된다. 건물에 들어가지 않고 그대로 걸으면 ‘서울로 가게’가 나온다. 이곳에선 △모자 △볼펜 △엽서 등 서울로 7017과 관련된 다양한 기념품을 둘러볼 수 있다.

 

 


 



서울역 인근 관광지까지 손쉽게

 

  공원만 산책하다 돌아가기엔 아쉬움이 남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공원 주위에 있는 다른 관광지도 함께 둘러보길 추천한다. 우선, 서울로 7017로 가기 위해 서울역 2번 출구로 나올 때 정면에 있는 ‘문화역서울 284’ 건물을 봤을 것이다. 본 건물은 시민들을 위한 복합문화시설로 (구)서울역을 리모델링해서 만들어졌다. 매달 △전시회 △공연 △영화 상영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들이 열린다. 지난달 17일부터 21일까지 ‘오이디푸스-알려고 하는 자’ 공연이 진행됐다. 단, 프로그램 일정이 주기적이지 않기에 반드시 현재 진행 중인 프로그램이 있는지 홈페이지에서 확인해야 한다.

 

  문화역서울284 외에도 서울로 7017과 연계해 갈 수 있는 곳이 많다. 장미무대에서 오른쪽 갈래 길로 빠져나온 후 직진하면 염천교 수제화 거리가 펼쳐진다. 대학생들에게 다소 낯선 수제
화지만, 장인들의 솜씨가 묻어난 하나의 ‘작품’을 보는 재미가 있다. 수제화가 다소 비싸다고 생각해 눈으로만 구경한다면 조금은 심심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는 맛있는 음식들이 가득한 남대문 시장으로 가보자. 서울로 7017을 통해 회현역으로 가서 5번 출구로 나와 직진하면 남대문 시장이 나온다. 파전부터 칼국수, 고등어구이까지 맛있는 음식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생각만해도 군침이 돈다면 바로 시장으로 가보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약 1km의 서울로 7017을 낮에 구경하기엔 다소 지칠 수 있기에 바람이 살랑 살랑 부는 밤에 가길 추천한다. 서울로 7017 안전 보안 관계자가 “해가 진 후 방방놀이터 위치에서 서울역 부근을 바라보면 멋진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고 추천한 만큼, 앞서 말한 공원의 푸른 불빛과 서울역 일대 야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자. 시원하고 눈이 즐거운 서울로 7017에서의 밤이궁 금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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