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집회 측 주장 500명이 넘는 인원수가 참가하며 흥행에 성공한 제1차 경기대학교 촛불시위대의 집회 이후 이틀이 지난 19일,제2차 경기대학교 촛불시위대 집회가 열렸다. 비가 내렸던 1차 집회와는 상반되는 매우 좋은 날씨었다. 집회는 본래 12시부터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집회 측의 준비와 학생 유동인구가 전날보다 적었던 이유 등으로 집회의 시작이 12시 15분부터 시작하였다. 집회 시작 전인 약 12시부터 촛불시위대 측은 포스트잇에 학교 구조 개편안을 반대하는 의견들을 써서 붙이는 포스트잇 이벤트와 학교 구조 개편안 반대 서명 이벤트를 하며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였다.
▲ 집회 측의 학교 구조 개편안 반대 서명 이벤트
집회는 비상대책위원회를 대표하는 자연과학대, 사회과학대, 경상대학 회장들의 성명서 발표로 시작되었다. 그들은 학교의 주인은 학생들이며, 목소리를 냄으로써 으로서 가져야 할 수업권을 지키자면서 집회의 목적을 밝혔다. 이후 김 대원 경상대학 회장의 중앙운영위원회 성명서를 낭독하였다. 그는 중앙운영 위원회(이하 중운위)는 그동안 지속해서 학생들의 의견반영이 보장되는 방향으로 학과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어 왔다 말하였다. 중운위는 비공식적으로 학과 구조 개편에 대한 학생들과의 의견 조율을 요구하였지만 학교는 학생들과의 의견 조율에 관심이 없었다고 주장하였다.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공청회에서의 추상적인 답변만을 계속하는 등의 무성의한 태도를 꼬집었다. 중운위는 대학본부와 기획처의 일방적인 학과 구조 개편을 단호히 반대하고, 학과 구조 개편은 대학의 모든 구성 인원이 참가하여 충분한 의견 조율 후 진행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김 대원 경상대 회장은 또한 한국 생산성 본부와 기획처는 학과 구조 개편 관련 공청회와 관련하여 야기된 혼란에 책임을 지고 학교 발전을 위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발표하였다.
▲ 중운위의 성명서를 발표하는 김대원 경상대학 회장
이후 남중현 사회과학 회장은 지난 1차 공청회의 문제점을 이야기하였다. 그는 공청회가 일방적 통보식의 설명회였다고 주장하였다.또한, 학교가 이러한 통보식으로 일을 처리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하며, 지난 총장 후보자 추천 위원회를 언급하였다. 총장 후보자 추천 위원회에서는 이사회의 권한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구성원의 동의 없이 폐지하였었다. 또한, 학생 대표가 포함된 교무회의를 거치지 않은 교육과정과 졸업 요건의 변경, 일방적인 단과대학 통합 등을 예시로 들면서 학교는 일방적인 행정 처리를 지속해왔다 주장하였다. 그는 트랙제 논의가 심사될 교무회의가 21일에서 24일로 변경된 것을 알리며, 공청회의 많은 관심이 학교를 변화시키고 있으며, 19일 당일에 있을 제2차 공청회의 참여를 독려하기도 하였다.
▲ 지난 1차 공청회의 문제점을 이야기하는 남중현 사회과학대학 회장
장두종 동아리 연합회 회장은 이어서 2차 개정안은 하나의 학부 안에서 여러 개의 전공 학과 트랙을 넣었다면서 학교 측이 서울 청문회에서 설명한 2차 개정안을 소개하였다. 2차 개정안에서는 학과는 학부 내에서 독립적으로 존재하며 별도의 인원들을 모집한다 소개하였다. 각 학부는 정원 제한을 두고 학부 내 전공은 인원에 제한이 없다는 점을 말하며, 1차 개정안에서 학부 내 트랙과 비슷한 구조를 이름만 바꿨다고 주장했다. 장 두종 동아리 연합회 회장은 이는 1차 개선안의 문제점이 그대로 남아있는 개정안이라고 말하며, 여전히 학생들의 수업권을 지켜주지 못하는 상태라고 주장하였다. 장 두종 동아리 연합회 회장은 2차 개선안은 트랙이라는 이름을 전공이라고 바꿔 말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학교 측이 주장한 재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는 범위 내에서 구조조정을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며 구조조정의 피해를 고스란히 학생들이 받고 있다 주장하였다. 또한, 학부 내에서 모집제한이 있고, 학과에는 모집제한이 없어 전임교원이 확보되지 않는 이상 학과 구조 개편안이 경기대학교에서 현실적으로 시행되기 어렵다는 주장을 하였다. 또한, 강의 개편을 위한 재정이 필요하나, 대학교 내의 재정이 튼튼하지 못하다는 점을 꼬집었다. 장 두종 동아리 연합회 회장은 마지막으로 두 번에 걸친 구조개혁 방안은 근본적 문제를 내버려둔 채, 타 학교의 방안과 교육부의 방침 등에 휩쓸려 방향성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 학교의 구조조정의 문제점을 말하는 장두종 동아리 연합회 회장
집회 측은 학교가 특성화 쪽으로 방향을 잡기 위해서는 학과 자체를 트랙으로 바꾸는 것보다 학과 내에 트랙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면서 두 가지를 요구하였다. 첫째, 학생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구조조정안을 만들어달라 요청하였다. 그들은 만약 합리적인 구조조정안을 만드는 것이 힘들다면 이화여대의 트랙제를 그대로 가져오라는 주장을 펼쳤다. 두 번째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논의체계를 만들어달라고 주장하였다. 집회 측은 두 가지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하였다.
▲ 집회 측의 설명을 경청하고 있는 학우들
집회 중간마다 집회 전 포스트잇 이벤트에 참여한 학생들의 포스트잇들을 읽어주는 행사가 있었다. 포스트잇에 적힌 대부분의 학생들의 의견들은 학교의 일방적인 학과 통합, 학생들의 동의 없이 도입한 트랙제, 그리고 그에 의한 수업권 박탈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았다.한 학우는 군대를 갔다 와도 자신의 과에서 전공공부를 하고 싶다는 글은 많은 학우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또한, 경기대학교가 존재하는 이유가 노동력 생산을 위한 것인지, 올바른 교육을 통해 학문을 정진시키기 위한 것인지를 보여달라는 글도 함께 소개되었다.
▲ 포스트잇에 적힌 내용을 읽고 있는 학우
질의응답 시간에서는 한 학우가 전일(18일)에 있었던 서울 캠퍼스 공청회의 내용을 물어보았다. 집회 측은 SNS로 학생들이 접했던 2차 개정안이 서울 캠퍼스 공청회에서 발표된 내용이라는 설명과 함께 이를 서울 캠퍼스 학우들 또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말하였다. 서울 캠퍼스 공청회 당시 학교 측에서는 현재 체제 유지, 1차 개정안, 2차 개정안, 교육부 지침에 온전히 따르는 방안 이렇게 4가지 방안을 제시하였다라고 전하였다. 또한, 학교 측에서 국어국문과와 문헌정보학과의 통폐합과 예술 대학교의 통폐합이 없을 것이라는 말이 서울 캠퍼스 공청회에서 나왔으며, 이는 오늘 공청회에서 확인해야 한다고 말하였다.
▲ 서울 캠퍼스의 청문회 내용에 대해 질의한 학우
집회 측에서는 질의응답 이후, 트랙제가 실행되고 있는 학교들과의 재정 비교, 교육청에 직접 대학구조평가에 대해 알아본 결과를 설명하였다. 교육청에서는 2차 대학구조평가에 대한 방안을 5월 중 각 대학교의 주요 인사들과 토의, 논의하여 결정한다 말하였다고 하였다. 즉 기획처가 주장한 2주기 평가를 위한 특성화 전환과 트랙제 도입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하였다. 1차 대학평가 때는 대학들의 자생력과 육성에 초점을 둔 평가가 이뤄지며 정원 감축이 목표였지만 2차 대학평가 때에는 학생들의 수업권과 수업의 질에 대한 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어진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교육부의 정책은 5월에 있을 대한민국의 대선에 영향을 크게 받을 것이므로 예측할 수 없는 사항 중 하나라고 말하였다. 즉, 학교 측이 미리 대학 평가의 항목들을 예상하여 움직이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주장하였다.
▲ 참가 학우들에게 학교 구조조정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학우
집회의 마지막에는 공청회의 참석을 독려하며, ‘이화의 난’을 언급하였다. 이화여대 졸업식장에 총장사퇴 구호를 외친 것을 언급하며,똑같은 방법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하였다. 2차 공청회에서 설명을 다 들은 후, 1차 공청회 때와 마찬가지로 추상적이고 미진한 답변들이 나올 경우 “학생주권 회복하자”를 외치면서 더 이상의 소통을 하지 않겠다는 언급을 하였다. 또한, 경기대학교 촛불 시위대 참가 학우인 이 왕근 학우는 마지막 질문인 학교가 학생들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고 구조조정 개편안을 무리하게 실시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이라는 질문에, 서울 캠퍼스와 말을 맞춰 총장실을 점거하거나, 혹은 더 큰 활동을 할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 총장실 점거 등의 활동이 이뤄질 수 있다고 언급한 이왕근 학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