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7일, 학교 셔틀버스 노선이 크게 변경되었다. 인천(주안) 노선과 안양 노선은 각각 3개, 4개의 경유지에서 학생들을 태우던 기존의 노선에서 경유지를 모두 없애고 1개의 정류장만 운영하는 안을 발표하였다. 학교 측은 해당 노선들의 이용 학생 수가 급증하여 스쿨버스 내 입석자가 많아 학생들의 안전이 우려된다면서 경유지 통합의 이유를 밝혔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경기대학교 학생들은 큰 반발이 일어났다.
▲ 상당수의 학우들이 학교 스쿨버스 운영 변경에 불만을 나타내었다.
광역버스에서 입석이 금지된 것은 2014년 7월 16일부터 국교교통부의 훈령 발포 이후이다. 국교교통부는 서울 및 수도권(서울특별시,인천광역시, 경기도)의 광역급행버스, 광역버스, 경기순환버스, 간선급행버스, 직행좌석버스 등의 노선을 운행하는 버스 안에서 입석 승객을 태우지 못하게 한 정책이었다. 정부는 이 정책을 시행하기 위해 160억에 달하는 예산을 들여 증차하였지만, 광역버스 요금 인상으로 이어진 수익성 문제, 중간 거점의 승객들이 만차 때문에 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기점 만차 문제 등 엄청난 문제들을 초래하며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시행 후 약 한달 후인 2014년 8월 25일, 충분한 버스 공급과 환승 시스템이 운영되기 전까지는 입석을 허용한다는 조치령이 발포되면서 사실상 폐지가 되었다. 2017년 현재 다수의 광역버스들이 입석을 한 승객들을 태우고 운행하고 있다. 그러나 몇몇 회사들은 이 입석 금지를 아직 시행하고 있다. 이번에 경기대학교에서 스쿨버스 운행 문제가 된 여산관광이 그 대표 격이다.
▲ “광역버스 입석 금지 훈령”은 실패한 법안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경기대 A 학우는 경유지를 없애고 출발지에서만 학생들을 받는 이번 변경에 상당히 불만을 품고 있었다. A 학우는 ‘학교의 수업은 1분을 늦는 것에도 예민한 사항이 되는데 스쿨버스를 타고 안 타고의 차이는 1시간 이상 차이날 수 있다.’라고 하였다. A 학우는 학교 측이 학생들의 안전을 고려해서 입석을 금지시키려면 증차부터 생각해야했다고 말하면서 ‘예산이 이유라는 것은 머리로는 이해가 되나 굳이 그곳을 늘리지 못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 하였다. A 학우는 일반 학생들로서는 스쿨버스에 얼마의 예산이 들어가는지에 대한 입출금 내역을 알 수 없으니 일방적으로 학교 측에서의 통보만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을 꼬집었다. A 학우는 과별 단체 메시지를 통해 이러한 결정사항들이 통보되는 것에 대해 “이번 사건에서 가장 아쉬운 것은 충분히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하는데,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학교 측에서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 기자가 만난 경기대 학우는 가장 큰 문제는 학교의 불통이라고 하였다.
4월 4일 17시 30분 중앙세미나실에서 통학버스 이용 변경사항에 대한 설명회가 있었다. A학우는 이 설명회의 시간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다고 말하였다. 스쿨버스 설명회에 참가하는 학우들은 분명 스쿨버스 이용자들일 것인데, 이들이 참가하기에는 너무 늦다는 것이라는 의미였다. 17시 반에는 하교를 해야 하는 학생들이 대다수이며, 경유지 통합의 피해를 가장 직접적으로 받는, 인천 노선을 이용하는 학생들의 경우는 17시에 스쿨버스가 운행되기 때문에 A 학우는 많은 학생들이 집에 가, 실질적인 설명회 참가인원 수는 적을 것으로 예측하였다. 또한, 안산이나 강서/까치산, 일산 등의 노선은 설명회에 참가한다면 하교 스쿨버스 이용이 제한되는 입장이었다. 재학생들이 마주한 가장 시급한 문제였기에 많은 수의 학생들이 참가할 것이라고 예상되었으나, A학우의 예상대로 17시 30분이 되어도 중앙세미나실에 보이는 학생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 예상보다 적은 학생 수가 참가했던 설명회
설명회는 학생지원처 학생지원팀장의 학교 스쿨버스 노선이 변경이 된 경과를 설명하면서 시작되었다. 법적인 문제와 안전의 이유 상으로 입석이 불가하며, 입석이 금지되면서 경유지에 있던 학생들이 통학 스쿨버스를 이용하지 못할 것으로 예측하였다고 학생지원팀장은 전했다. 또한 현재 스쿨버스 내에 몇 명의 인원이 승차하였는지에 대한 시스템을 구축하기에는 예산적 한계가 있다고 말하였다. 통합된 승차지의 선택 기준은 가장 많은 인원이 탑승하는 곳과 더불어, 만약 인원이 다하여 스쿨버스에 승차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학교까지 대중교통을 통해 올 수 있도록 교통이 용이한 곳을 선택하였다고 말하였다. 학생지원팀장은 노선 통합과 승차지 선정에 대해 학생들에게 설문조사 등의 사전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이유를, 설문조사가 시행된다면 개개인의 입장에 따라서 결과가 편중될 수 있는 위험이 있어 시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신 스쿨버스 기사들의 20일부터 25일까지 승객집계를 통해 선정하였다고 하였다.
▲ 노선 변경 경과를 설명하는 학생지원처 학생지원팀장
비상대책위원회 복지부장은 여산관광 측에서는 3월 초에서부터 법률상, 안전상의 근거로 입석을 금지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상대책위원회와 학생지원처에서는 ‘학생 수요에 있어서 공급이 매우 부족 하여져 학생들이 불편을 겪을 수 있다.’ 며, ‘그러니 입석을 허용해달라라는 요청을 하여 3월간에는 입석이 허용된 채 스쿨버스가 운행되었다’ 라고 밝혔다. 그러나 여산관광 측에서는 4월부터는 절대로 입석이 있으면 안 된다는 재요청이 있었고, 3월 27일 4월 3일부터 스쿨버스에 입석이 금지된다는 결정이 났다고 밝혔다. 복지부장은 3월 27일 이전부터 업체 측에서 입석 금지를 요청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으나, 이를 알리면 학생들 사이에서 또 다른 혼란이 초래할 것이라고 예상하였다고 말하였다. 그렇기에 입석 금지 일자가 정확하게 나온 후 학생들에게 알렸다고 밝혔다.
▲ 참가한 학생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는 비상대책위원회 복지부장
설명회에 참가한 학생들은 학교 측의 추가 설명을 요구하였다. 인천 노선을 이용하는 한 학생은 화요일, 목요일, 금요일 중 입석을 해야 하는 상황은 화요일뿐이며 또한 입석이 이뤄지더라도 적은 수의 학생들만이 입석한다고 말하였다. 화요일을 제외한 나머지는 오히려 자리가 남는데도 불구하고 경유지를 없앤다는 것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고 하였다. 학생들은 학교 측이 정확한 수요조차 파악하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이 나왔고 기사들의 수치 카운트는 신뢰도가 있다고 학생들의 설문지는 신뢰도가 없다고 판단한 것에 대해 설문지의 조작 가능성이 있었기에 아예 여론 조사를 시행하지 않은 것이냐는 강한 불만을 나타내었다. 또한, 주안역에서 가장 많이 탔다고 나온 학생지원처의 조사 자료가 현실과는 상당히 동떨어져 있다는 것을 꼬집었다. 참가한 학생들은 설문조사가 잘못 이뤄졌다고 주장하며 재조사가 필요하다고 요구하였다. 그러나 학생지원팀장은 수요예측이 잘못되었으면 1학기를 운행해보고 시정하겠다 말하면서 적어도 이번 학기 동안은 운영방식에 변화를 주지 않을 것임을 확답하였다.
▲ 설명회에 참가해 질문을 하고 있는 학우
참가한 학생들은 이 정책을 논의한 사람 중 인천, 안양 등 현지에서 사는 사람이 없다는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나타냈다. 실제로 인천에서 학교까지 가장 빠르게 올 수 있는 수단 중 하나인 인천 터미널에 가기 위해서는 인천시청역에서 가장 가깝다고 주장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출발지는 인천시청역이 되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실거주민 없이 노선의 출발지를 정한 학교의 결정은 잘못되었다고 비판하였다. 해당 학생은 결국 학교들은 실제 이용하는 학생들의 의견을 물어보지 않고 결정하고 통보한 것이 모순이라고 하였다. 결국, 설명회에 참가했던 학생들도 앞서 인터뷰를 하였던 A학우와 마찬가지로 학교 측이 쌍방향의 소통 방식을 취하지 않은 것에 분노하였다.
▲ 설명회에 참가해 질문을 하고 있는 학우
학생들도 현실적으로 증차가 어렵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1년 학교 운영 예산이 짜여 있고 업체와 계약이 이뤄져 있으며, 법안이 발의되어 지켜야 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학생들이 가장 분노한 것은 학교 측의 일방적인 통보였다. 학교 측에서는 실제로 스쿨버스를 이용하는 학생들의 지식과 의견들을 본인의 안위만을 우선할 것이라고 예상하며 의견 절차 과정에서 배제한 채 일을 진행하였다. 그렇기에 학생들은 자신들의 의견을 학교에 보일 기회조차 없었다. 학교 측의 통보에 대한 불만이 두 시간 정도의 설명회에서 지속해서 발생하자, 결국 설명회 후반에는 복지국장은 자신의 역량이 부족했음을 인정하며, 사전에 설문조사를 실시하지 않은 점,점에 대하여 학생들에게 사과하였다. 후속 조치로 차후 1학기 간 실제 노선의 현황을 이야기하고 학생들의 애로사항을 듣는 설명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한다는 약속을 하였다.
▲ 설명회에 참가해 질문을 하고 있는 학우
학생들은 이미 학교에 대해서 신뢰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이다. 인터뷰를 진행한 A 학우의 경우와 설명회에 참여한 학생들 모두 ‘어차피 내가 이렇게 말한다고 하더라도 바뀌지 않을 것을 안다.’라 하였다. 학생들은 이미 자신들의 학교생활에 대해 학교 측에 많이 바라는 것이 없다고 말하는 비 신뢰 상태이다. 설명회 당시 복지부장이 자주 사용하였던 문구는 “변명같이 들리겠지만”이었고, 학교지원팀장이 가장 많이 사용하였던 단어는 “학생들이 이해를...” 이었다. 변명에 대한 이해를 학생들에게 요구 할 때, 학생들의 불신감은 더더욱 늘어난다. 만약 학교 측이 진정으로 학생들과 대화하고, 대화와 논의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해나가려는 움직임들을 보인다면 경기대학교 학생들이 학교에 대한 신뢰를 서서히 쌓아갈 것이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신뢰를 구하기 전, 신뢰를 구할 행동을 해야 할 것이다. 이번 스쿨버스 설명회에서 학생들이 요구하는 내용은 간단하였다. 불통, 통보가 아닌 지속적인 소통. 학생들이 다시 한번 믿고 학교에 던진 신뢰의 캐치볼을 학교 측이 잡아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출처 : http://don-story.tistory.com/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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