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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탐구 하는지 알 수 없는 ‘진리탐구’ 강의
  • 이소연 정기자
  • 등록 2017-05-29 10:3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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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석체크부터 성적산출까지 문제점 속출해


지나치게 부실한 강의에 높아지는 학생불만

 

 올해 본교는 건학이념 眞·誠·愛(진·성·애) 중 ‘진’에 해당되는 필수교양 ‘진리탐구’ 강의를 새로 개설했다. 본 강의는 인성교육 특성화 과정의 일환으로, 개인이 갖춰야 할 기본 덕목인 ‘진리 탐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각 단과대학별로 나눠서 수업을 진행하는 대형강의다 보니 텔레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되며 매 주 교수가 바뀌는 형식이다. 인성교육은 3년 동안 진행되는데, △1학년 진리탐구 △2학년 공감소통 △3학년 사랑실천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본 강의가 진리를 탐구한다는 목적임에도 불구하고 그 정체성을 모르겠다”는 국어국문학과 A양의 말처럼 해 당 강의에 대한 정체성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진리탐구 강의는 △사유와 진리 △자기다움과 행복 △진리에 대한 심리학적 접근 등 매주 다른 주제로 각 분야의 교수들 이 강의를 진행한다. 하지만 경영학과 B군은 “매주 다른 전공의 교수님들이 강의를 진행하는데, 수업 내용 간 차이가 너무 커서 시험준비가 힘들다”고 밝혔다. 대형강의의 특성상 집중도 저하 또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영어영문학과 C양은 “사람 이 너무 많다보니 강의에 집중하기 어렵고 교수님의 목소리도 잘 들리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렇다면 이렇게 많은 인원의 성적산출은 어떻게 이뤄질까. 우선 성적구성 비율은 △중간고사 30% △기말고사 30% △출석 40%로 구성돼있으며 완화된 상대평가 방식을 적용한다. 여기서 완화된 상대평가란 A학점과 B학점으로만 학점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각 비율은 50%이다. 그러나 경영학과 D양은 “정체성도 모호한 본 수업에 굳이 학점을 부여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차라리 PASS 혹은 NON-PASS 제도로 운영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성적산출에 대한 불만은 출석체크까지 이어진다. 본 강의의 출석체크는 매 수업마다 △강의 날짜 △강의 교수 △학과 △학번 △이름을 기재한 종이를 강의가 끝난 후 제출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300명이 넘는 대형인원의 출석체크를 종이로 진행하다 보니 많은 학생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문헌정보학과 E양 은 “종이로 출석체크를 하다보니 늦게 들어온 학생들도 똑같이 출석인정을 받을 수 있어 불편하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논란이 되는 것은 본 강의 담당교수인 F교수의 태도 논란이다. 문헌정보학과 G양은 “교수님께서 강의 도중 학생들에게 다소 공격 적인 모습을 보여 불편한 적이 있다”고 전했으며, 본교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강의 도중 졸고 있는 학생이 있으면 의자를 발로 걷어찬다”와 같은 문제가 제기되는 등 해당 교수의 태도에 대한 불만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학교 측, “문제점 인지하고 개선방안 논의 중”

 

 그렇다면 이러한 사안들에 대한 학교 측의 입장은 어떠할까. 융합교양대학 김헌선 학장은 “본 강의의 세부적인 커리큘럼에 문제가 있다는 것에 동의한다”며 “문제점을 제대로 인지한 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융합교양대학은 일부 교수들의 제보 및 본교 커뮤니티를 통해 학생들의 불만을 접한 상태며, 향후 개선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다”고 밝혔다.

 

 먼저 성적 산출 문제에 있어서는 완화된 상대평가가 아닌 PASS 혹은 NON-PASS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출석체크 방식에 있어 김 학장은 “전자출결 혹은 태그 시스템 1) 을 검토 중” 이라고 알렸다. 학생들의 강의 몰입도의 경우 김 학장은 “올해 처음 진행한 수업이다 보니 PPT를 통해서만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향후에는 본교 사이버강의실(LMS)에 자료를 미리 기재해 학생들이 볼 수 있게 할 계획”이라 밝혔다.

 

 현재 강의가 이뤄지고 있는 텔레컨벤션센터에 대해 김 학장 은 “해당 건물은 잘못 지어진 건물 중 하나”라며 “내가 강의를 진행했을 때도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랐다”고 전했다. 하지만 각 단과대학 학생의 전체인원을 수용하려면 현재 텔레컨벤션센터가 가장 적합한 것이 사실이다. 이에 인원감축 계획여부에 대해 묻자 김 학장은 “인원을 줄이고 강좌를 많이 개설하게 되면 수업을 진행하게 될 공간 및 교수배정이 쉽지 않다”며 “인원을 그대로 두는 대신 향후 강의내용을 더 보완할 예정”이 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F교수에 대한 논란에 대해서는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깨우는 과정에서 그러한 논란이 발생했을 것”이라며 “해당 교수의 태도는 잘못됐지만, 강의 도중 잡담 및 수면을 취하는 학생들의 태도도 개선돼야 한다”고 전했다. 반면 진리탐구 강의 사안에 관해 F교수는 “올해 처음 진행되는 강의라 지금은 구체적인 답변을 해줄 수 없다”는 말과 함께 본지와의 인터뷰를 모두 거절했다.

 

 이처럼 올해 처음 진행되는 본 강의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김 학장은 “본 강의의 세부적인 내용이 아직 부족하다보니 학생들이 불편을 겪은 것 같아 미안하다”고 전 했다. 하지만 이제는 불만을 제기 중인 1학년 학생들에 대한 직접적인 후속조치도 이뤄져야 하며, 허울뿐이 아닌 제대로 된 강의가 진행돼야 할 것이다. 본교의 △역사 △건학이념 △교육이 념 등을 학생들에게 전달하고자 개설된 본 강의가 본교 건학이 념 眞·誠·愛(진·성·애)의 본질을 흐리지 않기를 바란다.

 

1) 학생증에 출석체크를 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는 것

 

이소연 기자│lsj96821@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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