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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사회의 어두운 이면, 학내 무관심
  • 황재영 대학팀 정기자
  • 등록 2017-05-23 16:5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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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년 되풀이되는 우리들의 안타까운 자화상
‘대학은 사회의 축소판’이라는 말에 걸맞게 대학가에는 매년 다양한 사건·사고가 발생한다. 올해 본지에서 다룬 국내 대학 내 사건·사고만 살펴보더라도 △학과구조 개편안 △대학교 신문사 언론탄압 △학내 성희롱 등 다양한 일이 있었다. 하지만 본지에서 여러 번 지적했듯, 학내 문제들이 발생해도 학생들의 관심이 저조하면 문제 해결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대학가의 고질적인 문제인 학생들의 관심 저조 현상이 올해도 나타나 많은 아쉬움을 자아냈는데, 그 현장을 간략히 다뤄봤다.

대학가 곳곳에 드리운 학내문제 무관심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를 둘러싼 대학본부와 학생들 간 충돌은 올해 대학가에서 가장 크게 이슈화된 사건 중 하나다. 관련 사안에 대해 서울대학교 학생들은 총학생회의 주도로 작년 10월부터 지금 까지 오랫동안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일반학생들의 관심은 지속적 이지 못하다는 한계를 보이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달 13일 진행된 ‘부총학생회장 무기한 단식 농성 선포식’과 더불어 지난 1일 ‘대학본 부의 폭력적 점거 농성 해제 규탄 기자회견’에 참여한 학생은 학생 회 임원을 포함하고도 50여 명에 그쳤다. 물론 관심도를 단순한 수 치로 따지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단식농성 및 학생·대학본부 간 물 리적 충돌이라는 긴급사태와 관련된 행사인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참여율이었다.

 

  위의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 논란은 기성언론에서 대대적으로 다뤄졌으나, 그렇지 않은 사건들은 학생들의 관심이 더욱 저조할 수밖에 없다. 국민대학교에서는 ‘정치적 행동·발언교수 면직 가능’ 에 관한 정관이 올해 2월 23일에 열린 2016학년도 제 5차 이사회 회의에서 통과되며 논란이 됐다. 학교 측은 사립학교법 제 58조 1) 를 근거로 본 정관이 타당하다고 주장했지만, 총학생회와 교수회는 헌 법에 명시된 표현의 자유가 훼손된다며 반발했다. 국민대학교 제 49대 공감 총학생회는 당시 국민대학교 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 ‘본 사안에 대한 문제가 학생들에게까지 번질까 우려된다’며 심각성을 표했지만, 그 외 별다른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보니 정작 본 사안에 대해 아는 학생은 드물었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대학교 소속 학생은 “나를 포함한 내 주위 학생들과 본 사실에 대한 얘기를 나눠본 적도 없다”며 “정보를 미리 알고 있는 총학생회에서 이를 학 생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려고 하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본교 또한 피할 수 없었던 학내문제 참여저조 현상

 

  학내문제 관심저조 현상은 본교에서도 고질적인 문제로 자리잡 고 있다. 본교에서 특히 눈에 띄게 나타나는 특징은 온라인에서 관 심의 정도와 실제 참여도 간 차이가 크다는 점이다. 일례로 지난달 4일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만든 스쿨버스 관련 카카오톡 오 픈 채팅방에는 당시 1백 명 이상의 학생들이 참여했으나, 지난달 4 일 열린 ‘통학버스 이용변경 사항’ 설명회에는 불과 20명(언론기관 기자 미포함)만 참석하며 저조한 참여율을 보였다. 경기대학교 대 나무숲이나 경기업과 같은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본 사안이 뜨겁게 공론화됐던 점을 감안하면 더욱 아쉬운 참여율이었다.

 

   뿐만 아니라 학생 참여가 시간이 지날수록 하락하는 모습도 문제 가 되고 있다. 지난한 달 본교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학과구조 개 편안은 학생들의 소속학과와 직접적으로 연관돼있는 만큼 초반에 는 크게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학생들이 자리를 가득 메운 1·2차 공청회에 비해 3차 공청회는 곳곳에 빈자리를 보여 아쉬움을 자아 냈다. 촛불시위대 2·3차 집회 또한 1차 집회만큼의 관심을 받지 못 했다. 더욱이 지난달 28일 이사회 이후 개편안과 관련된 학생들의 움직임은 크게 주춤한 추세다.

덧붙이는 글

학내문제에 대한 참여를 모든 학생들에게 강요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자신이 소속된 집단 전체가 피해를 입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본인 또한 분 명히 영향을 받을 것이다. 때문에 모든 학생들은 소속집단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에 관해 최소한의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매년 수없이 발 생하는 대학가 학내문제가 학생들의 무관심 혹은 소극적인 태도로 해결되지 않은 채 묻혀가는 현실이 바뀌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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