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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기호 #해시태그
  • 편집국
  • 등록 2017-05-12 11: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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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보의 홍수 속에서 탄생한 메타데이터
‘#’. 여러분은 지금 이 기호를 뭐라고 읽으셨나요? 우물 정? 샵? 아니면 넘버?
당신이 SNS로 소통하는 것에 익숙하다면 ‘해시태그’라고 읽을 것입니다.
21세기 우리의 일상 속에 자리 잡은 해시태그.
이 기호가 탄생한 뒷배경이 궁금하진 않나요?
그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본지에서는 해시태그를 파헤쳐 봤습니다.

 

#해시태그 #넌_어디서_왔니?

 

 ‘#’와 단어가 만나 새로운 의미를 담은 ‘해시태그’라는 고유명사 가 SNS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해 시태그는 수많은 인터넷 게시물을 효과적으로 분류하기 위한 기능 을 가진 기호로, 메타데이터라는 범주에 속하죠. 메타데이터가 무 엇이냐고요? 쉽게 설명해 ‘다른 데이터를 설명해 주는 데이터’를 메타데이터라고 합니다. 마치 수많은 자료를 정리하는데 쓰는 파 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죠. 이런 해시태그 덕분에 우리는 넘쳐나 는 정보 속에서 원하는 부류의 콘텐츠를 쉽게 찾을 수 있게 된 거 죠. 그렇다면 이런 기특한 기능을 하는 해시태그는 대체 어떻게 탄 생한 걸까요? 때는 1970년,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의 명령어 앞 에 붙여 쓰는 기호로 사용되며 출발합니다. 그렇게 탄생한 해시태 그는 1988년 핀란드 개발자가 만든 인터넷 채팅 서비스(Internet Relay Chat)에서 처음으로 정보 분류에 사용됐습니다. 해시기호를 이용해 특정주제를 공유하는 채팅 방식이었던 것이죠. 이처럼 채 팅 서비스에서 빛을 발하던 해시기호는 잠시 잊혀졌다가 2007년 트 위터에 등장하면서 붐을 일으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한 트위터 일반인 사용자였던 크리스 메시나가 트위터 상에 오가는 많은 정보 들이 그대로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워 ‘회사 측에 해시기호를 붙여 글을 분류하자’는 제안을 했죠. 이 제안이 받아들여져 해시태그가 부활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 덕에 트위터 외에도 인스타그램이 나 페이스북 같은 각종 SNS에서도 해시태그를 볼 수 있게 됐죠.

 

단순 검색기능을 넘어 소통의 창을 만들다

 

 현재 국내에서 해시태그가 가장 활발히 사용되는 곳은 인스타 그램입니다. 하지만 위의 사례처럼 그 시초는 2009년 트위터였죠. 이후 2011년 인스타그램이 사진 위주의 해시태그 기능을 선보였 고, 2013년부터 페이스북도 이를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분·초 단위로 글과 영상이 쉴 새 없이 업로드 되는 온라인에서 해시태그 는 지금까지 필요한 자료를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을 뽐내며 자기 몫 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이런 해시태그의 역할은 단순한 정보 분류를 넘어 자신과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을 수월하게 찾 아내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징검다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외 에도 해시태그를 이용한 양질의 콘텐츠가 대량 생산되면서 콘텐츠 시장의 긍정적인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답니다.

 

해시태그로 외치는 목소리

 

 혹시 ‘아이스버킷챌린지’를 알고 계신가요? 난치성 희귀질환인 루게릭병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환자들을 돕기 위한 기부 금을 모으고자 시작된 캠페인인데요. 얼음물 샤워를 한 후, 동참 할 다음 사람을 지목하는 형식으로 진행된 본 캠페인은 전 세계인 이 함께 참여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이 캠페인이 전세계로 퍼지 기까지 해시태그의 역할이 가장 컸는데요. ‘#아이스버킷챌린지’라 는 해시태그와 함께 주변 사람을 지목한 ‘#이름’ 해시태그가 폭발적 인 관심을 끌면서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이처럼 해 시태그는 SNS 이용자들의 뜻을 모으는 구심적 역할을 하기도 합 니다. 본 기능을 토대로 ‘해시태그 운동’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고, 새로운 사회운동으로써 특정 사건을 공론화 해 개인의 의견을 펼 치는 소통의 장을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7일,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던 시점에 한 방송사 PD의 생각에서부터 나온 해시태그 운동도 있습니다. 그는 이 사건 이 다른 사건들에 의해 잊혀져선 안됨을 주장하며 해당 사태와 관 련이 없는 일상 인스타그램 게시물에도 ‘#그런데_최순실은?’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기 시작했습니다. 이 해시태그로 시작된 행렬의 파급 력은 엄청났습니다. 이 해시태그는 △‘#나와라_최순실’ △‘#하야하 라’ △‘#가자_광화문으로’ 등으로 번져가면서 전국 곳곳에서 열린 대 규모 촛불집회의 촉매제로 작용했습니다.

 

 이외에도 지난해 ‘#문단_내_성폭력’이라는 해시태그가 오랜 세 월 문단 내에 만연하던 성폭력 사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습니다. 박진성 시인에게 성희롱을 당했다는 피해자의 글이 10월 19일 트 위터에 올라온 뒤 비슷한 피해 사례를 고발하는 글이 SNS에 쏟아 졌고, ‘#미술계_내_성폭력’ ‘#영화계_내_성폭력’과 같이 분야를 막 론한 ‘해시태그 고발 운동’이 시작됐죠. 해시태그 운동으로 인해 박 범신 소설가나 배용제 시인 같은 여러 문화예술계 유력인사의 실 명이 피해 사례와 함께 등장했습니다. 해시태그 운동을 통해 고발 을 접한 출판사들은 문제 작가들과의 출판 계약을 해지했습니다. 이처럼 메시지 형태를 갖춘 해시태그는 전국적인 대규모 집회를 끌어내고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등 시민들을 하나로 모으는 데 큰 힘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해시태그로 본 우리의 일상

 

 우리 일상의 순간을 보여주는 SNS중 하나인 인스타그램! 이곳의 가장 대표적인 해시태그를 통해 보이는 몇 가지 현상들을 유형별로 나눠봤습니다.

 

#공스타그램 #공시생 #임고생 #필기는_역시_모나미

#스터디 #공부흔적 #수고했어오늘도 #공부흔적 #문구덕후




 

 빼곡히 적힌 공부 계획표와 펜 몇 자루, 은은히 번지는 스탠드 조명과 동그라미로 채점된 시험지. 누 군가는 인스타그램을 자신의 공부인증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발 맞춰 ‘공부’와 ‘인스타그 램’을 합친 ‘공스타그램’이라는 단어가 탄생했고, 실제 공부시간 인증을 통해 이용자 간 서로 보이지 않 는 경쟁구도를 형성하기도 합니다. 더 나아가 영상 기능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용자들은 긴 촬영 시간을 짧게 단축하는 기능 ‘타임랩스’를 사용해 자신이 공부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빨리 감기 해 올리는 것인데요. 이는 자발적 감시자를 만드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다주고 있습니다.

 

#헬스타그램 #운동스타그램 #벌크업 #운동하는_나님 #운동하자그램

#홈트레이닝 #바디체크 #근육량늘리기 #식단조절




 

 운동 목표만큼 지키기 힘든 것이 또 있을까요. 결심을 지속하고자 해시태그 사용자들은 ‘헬스’와 ‘인스타그램’의 합성어인 ‘헬스타그램’을 사용합니다. 구체적인 운동계획을 지키기 위해 ‘#오늘부터다 이어트’라는 해시태그 문구를 내걸고 주변인들에게 다이어트 사실을 알리기도 하고 헬스장 전신거울 에서 운동복을 입거나 운동기구를 든 채 인증샷을 찍어 올리기도 합니다. 헬스장이 아니더라도 요즘 은 집에서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홈트레이닝이 유행입니다. 시간이 부족한 직장인들이나 학생들이 '#홈트레이닝‘을 검색해 홈트레이닝 게시물을 올리는 이용자를 자신의 다 이어트 멘토로 삼는 등 해시태그의 기능을 톡톡히 활용하고 있습니다.

 

#먹스타그램 #맛스타그램 #맛있으면_영칼로리 #주말엔_치킨 #오늘뭐먹지

#배불러그램




 

 연남동 맛집을 가고 싶다면 #연남동 #먹스타그램을 검색하면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다양하게 활 용되는 ‘먹스타그램’. 4000만 개가 넘는 게시물에 이용된 해당 해시태그는 어느새 외식 트렌드의 지표 가 됐고, 수많은 유명 맛집이 탄생하는데 이바지했습니다. 이것에 힘입어 외식업계가 인스타그램을 공 략해 공식 계정을 오픈하는 경우도 많아졌는데요. 해시태그와 함께 화려한 비주얼의 음식 사진과 매장 내의 인테리어를 담은 게시물들을 보고 먼 곳까지 찾아와 #먹스타그램을 즐기는 이용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한민주기자│mon_be1@kgu.ac.kr

덧붙이는 글

소통의 귀재, 해시태그.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사회 운동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해주며 사람과 사람, 세대와 세대를 잇는 도구라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네 개의 선으로 만들어진 단순한 이 기호 하나가 우리 사회에 가져다주는 긍정적인 영향력이 더 커지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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