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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획] 잡음 끊이지 않는 신분당선, 연장 놓고 갑론을박
  • 김태규 기자
  • 등록 2024-05-08 22:2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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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공 시 배차시간 증가로 학생들 피해 불가피
지난 2020년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신분당선 연장(광교~호매실 구간)에 대한 착공이 가시화되고 있다. 해당 연장안의 경우 신분당선의 종점인 광교(경기대)역이 아닌 광교중앙(아주대)역에서 연장이 진행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본지는 해당 연장 사업을 되짚어 보고 주변 이해관계인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10여 년 동안 연장에 연장 거듭


국토교통부 제공

 신분당선은 본래 분당선의 교통난을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획됐다. 해당 노선은 용산~강남, 강남~정자로 나눠졌고 2001년 한국개발연구원(이하 KDI)의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를 통과하며 1차로 강남~정자 연장 사업에 착공했다. 이후에는 제2기 수원시 광교신도시의 조성 계획이 세워지자 정자에서 수원 도심을 관통하는 연장 노선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이때 앞선 강남~정자 노선과 같이 정자~광교, 광교~호매실 노선 연장으로의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착공 이후에도 여러 난항이 발생했다. 대표적인 문제가 광교(경기대)역(이하 광교역)을 둘러싼 갈등이었다. 현재 광교역 부지 근처에 차량기지 건설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으나 소음, 분진 등으로 대표적인 님비시설 중 하나였던 만큼 일부 부지를 제공해야 했던 본교는 크게 반발하며 이를 거부했다. 이에 당초 계획에는 없던 서비스 성격을 띠는 간이역인 현 광교역 건설을 조건으로 부지에 대한 매각을 진행했다. 이후에도 현 광교역의 역 명을 두고 본교와 지역주민 간의 갈등이 깊어졌다. 해당 논쟁은 ‘광교(경기대)역’ 병기역명으로 결정되며 일단락됐다.


‘13년 만에 예타 통과’, 광교역은 배제돼


 그러나 신분당선(광교~호매실) 연장사업과 관련된 예타 통과 이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애당초 예타 통과 이전 해당 연장사업은 계획수립 이후 13년간 민간투자사업 적격성 조사에서 기준치에 계속해 미달하며 장기간 표류했다.


 지난 2014년 KDI의 민간투자사업 타당성분석에서는 비용편익분석으로 비용 대비 편익으로 가성비를 따지는 수치인 B/C가 0.57, △경제성 △정책적 △기술성 등의 타당성 종합평가 수치를 말하는 AHP가 0.345를 받았고 지난 2017년에는 B/C 0.39, AHP 0.359로 도출되며 추진이 어려워졌다.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B/C 수치가 1.0을 넘거나 AHP가 0.5 이상으로 나와야 한다. 사업이 계속 좌절되자 입주 당시 각각 3,500여억 원과 1,500여억 원의 광역교통 개선대책 분담금을 부담했던 광교와 호매실 주민들은 사업 추진을 촉구했다. 결국 지난 2019년 예타 제도 개편으로 일부 항목이 평가 대상에서 빠지자 이듬해 예타를 통과하며 연장이 확정됐다.



 그러나 광교역은 해당 연장 노선에서 배제됐다.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본래 계획대로 광교역이 아닌 광교중앙역에서 호매실 방향으로의 연장안을 확정 지었다. 설명에 따르면 본래 계획 자체가 광교역 옆에 위치한 광교차량기지 방향을 통해 호매실로 가는 노선이 아니었으며, 반대 방향인 광교중앙역에서 월드컵경기장 방향으로의 계획이었다는 입장이다. 광교역 신설 이후 광교역에서 호매실 방향으로의 연장 또한 검토 과정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광교역에서 호매실을 잇는 것은 경제적·구조적으로 어렵다는 전반적인 결론이 도출됐다. 광교역에서 연장하는 경우 구조적으로 차량기지의 간섭으로 선로, 건축물 등의 시설물 이전이 불가피하며 근처에 광교저수지가 위치해 있어 연장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광교저수지 하부 통과 시 추가로 보강 비용 증가 등의 시공상 문제와 경제적 어려움이 있으며 광교저수지를 통과하지 않을 경우에도 급곡선으로 인해 선형상 문제가 발생한다.


지선 소식에 지역주민들 ‘원점 재검토’ 언급까지


지난 2019년 지역 주민들이 광교역 경유를 요구하며 시위하는 모습, 웰캠연 제공

 광교역 근처에 거주하는 지역주민들은 광교역이 지선으로 운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에 크게 반발했다. 특히 광교역이 지선으로 운영될 경우 배차 간격 증가로 교통량 감소, 상권침체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이에 지역주민들은 지난 2019년 4월 광교역경유사수총연합회를 결성해 광교역을 연장안에 포함하기 위한 공동 대응을 진행했다. 이후 같은 해 6월 광교웰빙캠퍼스타운총연합회(이하 웰캠연)를 구성해 전략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구성 이후 △국토부 △기획재정부 △수원시 등의 주무 부처를 통해 시위, 민원 등을 이어가며 호매실 구간 연장 시 광교역 경유를 고려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한 바 있다. 이후 광교 주민 약 1만 명의 집단민원연명부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교웰빙타운에 거주 중인 주민 A씨는 “광교역을 패싱하고 연결할 시 광교역은 지선으로 몰락할 것이다”라며 “웰빙타운은 고립화되며 미래가치는 더 하락할 것이다”라고 참담한 심정을 밝혔다.


 지난 2020년 통과된 광교~호매실 관련 연장 사업 예타를 담당한 KCI 측은 ‘정책성 분석’ 과정에서 지역주민 사업태도 등 외부요건에 관련된 내용을 작성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광교~호매실 연장 사업을 촉구하는 지역주민 민원이 월평균 944건에 육박한다며 사업 시행에 대한 주민들의 선호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부 지역주민의 경우 사업 계획에 대해 이견이 존재한다며 특히 광교역 인근 주민들이 연합해 사업시점 변경을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주무 부처인 수원시에서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인근 지역주민과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광교역 인근 지역주민은 신분당선 사업에 반대하지 않으며,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사업이 예타를 통과할 수 있도록 협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웰캠연 이상훈 회장은 “수원시로부터 시위 및 민원 중단을 조건으로 광교역 경유에 대한 긍정적 검토를 약속받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최근에도 관련된 민원이 다수 발생하고 있으나 주민들과의 협의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호소했다.


이미 예타 통과로 착공 시작 되돌리기 어려워


 이러한 반발 속에서도 결국 기존 연장안 계획에 대한 유지로 현재 착공을 위한 시공사 선정을 마친 상태다. 특히 예타 당시 광교~호매실 연장안은 일부 단선으로 운행될 예정이었지만 지난 2021년 국토부는 전 구간 복선으로 계획을 변경하며 기본 계획에 대해 일부 변경을 진행하고 최종 확정했다. 이에 따라 가칭 △수원월드컵경기장역(SB06) △동수원역(SB07) △화서역(SB08) △호매실역(SB09)으로 광교중앙역~호매실역으로 이어지는 노선이 구성된다. 총사업비가 1조 900억 원에 달하는 사업으로 이르면 올해 착공을 시작해 약 10km 가량의 구간에 대해 오는 2029년까지 모든 공사를 마칠 예정이다.


 다만 연장 공사를 마치면 현재 배차 간격보다 배차시간이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 2017년 진행된 ‘신분당선(호매실~봉담) 복선전철’ 예타 보고서에 따르면 광교행, 호매실행 열차의 배차는 1:1 비율로 구성됐다. 추후 변경될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 출·퇴근 시 5분, 평상시 8분보다 배차시간이 늘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광교 지역주민 B씨는 “호매실 쪽 유동 인구가 훨씬 많기 때문에 이후 호매실에 유리하게 배차 비율이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토로했다. 이에 웰캠연을 비롯한 이해관계자 측은 아파트 입주 시 지급했던 광역교통 개선대책 분담금 반환소송 제기를 토대로 연장공사에 대한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을 예고했다. 한편 주무 부처는 “연장안에 대한 예타 통과 및 착공이 시작된 상태기 때문에 지역주민들의 광교역 경유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수차례 입장을 밝힌 상태다.


본교 측 ‘면밀히 살펴 학생 피해 줄일 것’


 본지 1031호(19.04.15. 발행) 10~11면 취재기획에 따르면 당시 총학생회 측과 본교 측은 예타 대상에 지정되자 이를 앞두고 총력적인 대응을 펼쳤던 것으로 나타났다. 제32대 In:K 총학생회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선 운영 반대 서명부를 받으며 학생들의 의견 수렴을 위해 노력했다. 본교 역시 교수회와 노동조합 측에서도 반대 서명을 작성한다면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고 의견을 밝힌 바 있다. 또한 해당 사업이 예타를 통과해 추진될 경우 학생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연장 노선과 관련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예타 통과 이후 실질적인 대응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예타 통과 이후 사업 추진 조짐이 보이자 웰캠연 측은 본교 측에 대화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답이 돌아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본교 전략기획팀 김선필 팀장은 “예타 통과가 진행된 이상 노선 변경 등은 실질적으로 어려워 보인다”며 “추후 학생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의견을 밝혔다. 또한 제37대 인, 연 총학생회 윤대용 회장은 본지에 “학생들의 신분당선 수요가 많은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광교역을 경유하지 않은 현재 상황에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현수막 게시 계획을 밝히며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국토부를 비롯한 국가철도공단 등의 주무 부처에 의견을 명확히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김태규 기자 Ι taekue@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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