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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보고서] 지붕 없는 박물관, 경주에서 핫플 찾기
  • 홍세림 수습기자
  • 등록 2024-05-08 09: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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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학여행의 성지인 경주를 요즘 감성으로 즐기다
유물과 유적지의 향연이 펼쳐지는 도시, 경주에는 많은 이의 학창 시절 수학여행의 추억이 겹겹이 쌓여 있다. 우리 역사를 엿볼 수 있는 관광지도 여행 포인트가 될 수 있지만, 기자는 황리단길로 경주의 요즘 감성을 담은 여행을 떠나 봤다.



기자의 여행 포인트 1 : 향화정



 이번 경주 여행은 최근 SNS상에서 화제가 된 이 음식을 먹기 위해 기획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육회물회는 경주식 물회로, 새콤한 국물에 오이와 배를 곁들이는 것까지는 속초식 물회와 유사하다, 하지만 생선회 대신 고추장으로 양념한 한우 육회가 들어갔다는 것이 육회물회만의 특징이다. 또한 물회에 소면을 말아 먹는 속초식 물회와 다르게 밥을 말아서 먹는 것은 경북식 물회의 특징이다. 향화정은 육회물회로 한국의 미슐랭 가이드 격인 블루리본을 세 개나 받은 인증된 맛집이다. 육회물회의 새콤한 국물과 고기 잡냄새 없이 고소한 육회는 잘 어울렸다. 통통한 새우가 잔뜩 올라간 해물파전도 명물이었다. 특히, 비빔밥과 해물파전에 곁들여 먹는 소고기뭇국은 오래 푹 끓인 집밥의 맛이 났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구옥 구조의 인테리어를 둘러보고 있으니, 경주에 왔다는 사실이 생생해졌다. 앞으로 몇 배는 큰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 기분에 기자는 좀처럼 들뜸을 감출 수 없었다.


기자의 여행 포인트 2 : 어서어서 서점과 빛꾸리


 

 어서어서 서점은 황리단길 초입에 있는 독립서점으로 ‘어디에나 있는 서점, 어디에도 없는 서점’이다. 서점에 들어가자마자 책 냄새와 책에 둘러싸이는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이곳에서 책을 구매하면 약 봉투 콘셉트로 포장해 준다. 책을 ‘읽는 약’ 봉투에 담아 주니 책이 우리의 심신을 위로할 특효약이 된 듯한 기분을 느꼈다. 서가에는 다양한 △시 △에세이 △소설이 비치돼 있었고, 얇은 책이 많아 여행자들이 짐 걱정 없이 방문하기도 좋았다. 서점에서 책을 구매한 기자는 본격적으로 책 읽기에 좋은 명당 카페를 찾다 빛꾸리를 발견했다. 마당 자리에 앉으니, 구옥의 △전경 △마루 △서까래까지 한눈에 담을 수 있었다. 햇빛이 잘 드는 자리에 앉아 여유롭게 독서를 즐기니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말랑한 가래떡구이와 오미자를 곁들여 먹으니 더 금상첨화였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앉아 여행의 여유로움을 만끽했던 그 순간을 결코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기자의 여행 포인트 3 : 대릉원


 대릉원은 경주 여행의 필수 관광지다. 그곳에서 우연히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과 마주치자마자 오래전 친구들과 갔던 역사 캠프가 생각났다. 오랫동안 잊혔던 추억들과 오랜 시간 보지 않은 친구들 생각에 노을 지는 대릉원을 한참 걸었다. 후문에서 정문 방향으로 걷다 보면 황남대총부터 미추왕릉까지 볼 수 있다. 황남대총의 거대한 쌍분과 그 앞의 나무는 요즘 떠오르는 포토 스팟으로 많은 사람이 추억을 남기고자 길게 줄을 선다. 기자 역시 그 대열에 합류해 작고 소중한 여행을 사진 한 장에 담아 봤다. 시간이 지나면 이 또한 빛바랜 추억으로 기억할 것이다. 그럼에도 지나온 시간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질 먼 훗날을 고대하며 새 추억을 덧입히는 것, 그것이 여행의 묘미지 않을까.


 수천 년 동안 역사가 바뀌며 많은 변화를 겪어왔던 경주는 오늘날 새로운 관광지로 탈바꿈하는 과정 중에 있는 듯했다. 옛 선조들의 클래식함과 젊은 세대의 힙한 감성이 한데 어우러져 독특한 시너지를 내는 경주를 거닐어 보는 건 어떨까?

 

글·사진 홍세림 수습기자 Ι hsrim1213@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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