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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이 세계는 멋져 보이지만 모두 환상이야
  • 신지빈 수습기자
  • 등록 2024-04-17 14: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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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완벽한 세상이 있다면 어떨까? 영화 <코렐라인 : 비밀의 문> 속 다른 세계에서는 이와 같은 상상이 현실이 된다. 영화 코렐라인은 영국 소설가 닐 게이먼이 쓴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이다. 아동용 호러 판타지 소설로 큰 인기를 얻은 이 책은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의 대가, 영화감독 헨리 셀릭에 의해 제작됐다. 해당 작품은 생동감 넘치는 표정 변화를 위해 캐릭터 얼굴의 위, 아래가 분리될 수 있게 제작됐으며 접합 부분에 나타나는 틈새는 CG로 지워 자연스러운 연출을 만들어 냈다. 소재가 독특한 만큼 처음 개봉했을 당시에는 한국에서 좋은 평가를 받진 못했지만, 지난 2020년을 기점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재평가가 이뤄졌다. 

 

 영화는 생쥐 한 마리가 주인공 코렐라인을 작은 문으로 유인하며 시작된다. 문 너머에는 자신의 집과 똑같은 풍경이 펼쳐져 있었고 그곳에서 단추 눈을 한 엄마, 아빠 등을 만나게 된다. 현 세계와 달리 친절한 가족이 존재하는 다른 세계의 매력에 푹 빠진 코렐라인은 결국 엄청난 비밀을 알게 되고 현실로 돌아가기 위한 모험을 시작한다. 환상적인 세계가 등장하는 <코렐라인 : 비밀의 문>은 전체 관람가지만 영화를 보는 도중 울면서 영화관을 뛰쳐나오는 아이들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전형적인 아동용 애니메이션 포스터에 속아 영화를 보러 갔다가 단추 눈과 섬뜩한 비주얼에 충격을 받은 아이들이 여럿 있었기 때문이다. 


“넌 여기가 실현된 꿈 같겠지. 하지만 그건 착각이야” 

『코렐라인 : 비밀의 문』 中 


 극 중 코렐라인은 부모의 공감과 소통을 갈망한다. 다른 세계의 엄마는 이런 점을 이용해 현실 속 코렐라인이 원하던 부모와의 일상을 선물해 준다. 코렐라인은 현실 속 부모와 작은 문 너머에 있는 부모 간의 괴리감으로 낯설어하지만, 점차 다른 부모님의 호의에 마음을 연다. 


 기자는 이 영화를 보며 현대 사회에서 소홀해진 가족 관계를 엿볼 수 있었다. 현재 우리는 타인과의 소통보다도 눈앞에 주어진 일을 우선시해야 하는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에 가족이나 친구와 보낼 수 있는 시간은 점차 줄어들며 우리는 간혹 가족의 소중함과 사랑이라는 가치를 망각하곤 한다.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말자는 표현이 있듯이 가족이 주는 근본적인 가치를 당연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상상력 넘치는 스토리와 뛰어난 연출이 결합된 이 영화가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했던 바를 떠올리며 영화를 시청해 보는 것은 어떨까. 어린 시절, 마냥 무서웠던 영화에서 가족의 소중함과 아픈 사회를 함께 느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신지빈 수습기자Ι202440245@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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