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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보조] 자극적 요소 대신 진정한 ‘사랑’이 필요한 시대
  • 임현욱 기자
  • 등록 2024-04-16 14:2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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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쏟아지는 연애 프로그램 속 변화하는 우리 사회
앞선 지면에서는 연애 프로그램의 역사와 흥행 요인을 알아봤다. 이어서 본지는 조연주 미디어심리학자, 한민 문화심리학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연애 예능이 시청자의 심리와 미디어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들어봤다.


조연주 미디어심리학자와의 인터뷰

 

Q. 최근 연애 프로그램은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과거와 비교했을 때 오늘날 연애 프로그램은 어떻게 변화했는지 듣고 싶다

 

 과거 연애 프로그램은 남녀가 어떻게 이어지는지에 초점을 맞췄다면 요즘에는 △이별을 고민하고 있는 커플 △이미 이별한 전 연인 △돌싱 등이 출연해 진지하고 솔직한 감정을 가감없이 드러내는 프로그램이 많아졌다. 실제 현실적인 이유로 연애와 결혼을 포기하는 세대가 많아진 가운데, 이제는 영상 매체로 연애를 배우는 시대가 됐다. 이에 출연진 구성과 기획에 있어서도 달달하고 예쁜 사랑에서 벗어나 보다 다각화된 사랑의 면모를 그리는 방향으로 변화한 것으로 보인다. 

 

Q. 연애 프로그램이 유행하면서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고 차별화를 두기 위해 자극적 요소를 가미한 프로그램이 속출하고 있다. 이에 대한 의견을 알고 싶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핵심은 연출자와 출연자의 진정성이다. 자극적인 요소와 의도된 연출이 즉각적인 화제성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홍보만을 위한 것이라고 느껴지면 시청자는 쉽게 외면한다. 간혹 연애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연애 감정’을 대리 만족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육체미’와 ‘자극성’에만 매몰된 것 같아 아쉬운 프로그램들이 많다. 또한 소재가 자극적이지 않더라도 소위 ‘빌런’, ‘메기’라 불리는 출연자를 등장시켜 긴장감을 주기도 하는데 결국 이 역시 자극적 연출의 일부다. 일반인 출연자는 갑자기 얻게 된 유명세를 감당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출연자를 이용한 자극성은 비윤리적 행위로서 프로그램의 인기는 상승시킬지 몰라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는 힘들다.

 

Q. 우리나라 연애 프로그램에 있어 개선 및 나아가야 할 방향이 있다면 그 이유와 함께 듣고 싶다

 

 오늘날 연애 프로그램은 여러 가지 연유로 삭막해진 우리 사회를 아름답게 물들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외모뿐 아니라 연애에 대한 왜곡된 가치관을 갖도록 유도한다. 연애 예능이 사랑을 자극적으로 그리지 않고 건강하게 소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하길 바란다. 사랑을 대하고 고민하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사람은 신념이나 가치관을 바꿔 간다. 이를 지켜보는 것 또한 하나의 감동 코드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시청자들이 커플 매칭 결과보다도 진정한 사랑을 통해 한 인간이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유심히 봐줬으면 좋겠다.

 


한민 문화심리학자와의 인터뷰

 

Q. 현재 대다수의 청년이 ‘비연애 상태’지만 역설적으로 연애 프로그램은 흥행 중이다. 현실 연애는 싫지만 연애 예능은 챙겨보는 청년들의 심리가 궁금하다

 

 여러 통계 자료에서 알 수 있다시피 오늘날 사람들은 결혼과 출산을 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당연히 전초 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 연애에도 관심이 없어지는 것 같다. 하지만 이들에게 연애 욕구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로맨스 장르의 드라마, 영화 등 사랑 얘기를 다룬 매체의 흥행이 이를 방증한다. 현실 연애는 시간, 비용의 소모가 따르지만 TV를 통해 시청하는 것은 별다른 소모 없이 연애 감정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Q. 연애 프로그램이 사람들의 심리적 변화에 있어 어떤 영향을 끼쳤을지 듣고 싶다

 

 긍정적인 영향으로는 단연 ‘욕구의 대리 충족’이 아닐까 싶다. 또한 연애 예능에 대한 리뷰나 코멘터리는 지인들과의 스몰토크로 소비되기에 적당히 흥미로운 주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연애 프로그램에 좋은 직업과 뛰어난 외모를 가진 분들이 주로 나오다 보니 시청자들이 자신의 모습과 비교하면서 점차 위축된다는 이면도 있다. 이런 연애 프로그램의 특성이 ‘연애는 어렵다’는 뒤틀린 인식을 만들어 내는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연애 프로그램과 관련해 한마디로 부탁한다

 

 최근 10·20대들이 다양한 소재의 연애 프로그램을 보면서 “저게 연애의 전부일 수 있다”는 생각에 막연한 공포감이 들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방송으로 드러나는 연애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사랑과 연애를 지나치게 합리적으로 선택할 필요는 없다. 또한 사랑은 어떤 조건이 충족돼야만 시작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기에 청년들이 마음 가는 대로 좋은 사람과 예쁜 사랑하길 바란다고 말하고 싶다.

 

임현욱 기자 Ι 202310978lhw@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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