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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이] 이커머스 ‘쩐의 전쟁’,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가
  • 김선혜 수습기자
  • 등록 2024-04-16 14: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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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급증한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의존도···국내 대형마트와 중소기업도 휘청
‘이커머스(eCommerce)’란 ‘Commerce’에 ‘Electronic’을 합한 용어로 인터넷을 통해 이뤄지는 모든 거래, 즉 ‘전자상거래’를 뜻한다. 지난달 26일, 쿠팡은 오는 2027년까지 물류 인프라 확충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히며 최근 떠오르는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이에 본지는 과도한 이커머스 경쟁과 이가 소비자에게 이어지는 파급력을 알아봤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견제 전술쿠팡 vs 알리익스프레스

 

 지난 2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온라인쇼핑동향’에 따르면 작년 중국 온라인 해외 직접 구매액(이하 직구액)은 전년 대비 두배 이상 늘어난 3조 2,873억 원에 달했다. 이는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 테무 등 중국 직구 플랫폼의 국내 시장 공략이 성공하면서 중국 직구액이 급증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은 ‘초저가’ 상품과 ‘무료배송’ 등을 무기로 국내 온라인 쇼핑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렸다. 이러한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성장에 박차를 가하듯 알리는 지난달 14일 11억 달러(한화 약 1조 5,000억 원)를 국내 신규 대규모 통합물류센터 구축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알리와 같은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성장에 위협을 느낀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 쿠팡은 지난달 27일 오는 2026년까지 3조 원 이상을 △신규 통합물류센터 확장 △첨단 자동화 기술 도입 △배송 네트워크 고도화 등에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오는 2027년까지 ‘전국 인구 100% 무료 로켓배송’을 실행하겠다는 계획으로, 현재 전체 시·군·구의 70%인 182곳에서 진행 중인 로켓배송 지역을 오는 2027년까지 230여 개 시·군·구로 확장한다는 것이다.

 

국내 대형마트와 중소기업에는 생존의 위협

 

 이커머스 플랫폼 간의 경쟁은 오프라인 매장에도 영향을 줬다. 서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이커머스 플랫폼이 대형마트 고유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신선 식품으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국내 대형마트도 새로운 전술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작년 ‘글로벌 250대 유통기업’에서 60위에 오를 정도로 국내에서 가장 큰 유통 기업인 이마트는 같은 해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이마트는 지난 1월부터 ‘가격 파격’ 행사를 도입해 신선·가공식품이나 간편식을 최대 50% 저렴하게 판매하면서 유통업계 가격 경쟁에 신호탄을 쏴 올렸다. 


 이러한 상황 속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초저가 상품 공세에 맞선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과 대형마트의 가격 경쟁으로 국내 중소기업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지난달 26일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 320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해외직구로 인한 피해 관련 중소기업 의견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 직구 증가가 기업 매출 감소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는 응답은 80.7%에 달했다.

 

소비자에게는 긍정적국민에게는 위협

 

 과열돼 가는 이커머스 경쟁에 대해 소비자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일각에서는 이커머스 경쟁을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커머스 경쟁을 통해 쿠팡의 ‘로켓배송’과 마켓컬리의 ‘샛별배송’ 등 빠르고 정확한 날짜에 배송되는 서비스가 늘어남으로써 소비자의 선택지는 넓어지는 것이다. 또, 배송 권역을 소멸 위기 지역까지 확대하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커머스 경쟁은 양면성을 지닌다. 우리나라 국민의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 2월 알리의 이용자 수는 818만 명으로 쿠팡(3,010만 명)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테무도 7개월만에 581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해 4위에 올랐다. 중소기업중앙회 추문갑 경제정책본부장은 “(이커머스 경쟁이) 단기적으로는 소비자한테 이익이 될 수가 있으나 국내 기업들이 무너지면 중국산 제품의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며 이커머스 경쟁의 장기적 위험을 경고했다.

 

소비자 직구가 늘고 있는 한편이커머스 경쟁은 우리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면서도 대형마트와 중소기업의 생존을 위협하며 국내 경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이번 사태는 대한민국 소비에 있어 많은 영향을 줄 것이다당신은 앞으로 무엇을 우선으로 소비할 것인가.

 

김선혜 수습기자 Ι sunhye@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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