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오늘 기자는] 나와 함께 숨 쉬는 생명 내 손으로 기르기
  • 이정빈 기자
  • 등록 2024-04-16 14:16:55
기사수정
  • 초록으로 물드는 기자의 자취방
풀밭이나 동네 놀이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초록빛의 식물, 직접 키워볼 생각은 하지 않았나요? 최고의 인테리어 소품이자 친구가 되는 식물 기르기. 본지에서는 이정빈(법학·2) 기자의 일상이 취미가 되는 경험을 소개하려 합니다.


요즘 기자는


 경기대신문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신문편집국에서 사회팀 정기자로 활동 중인 사회과학대학 법학과 23학번 이정빈입니다. 기자는 올해 2월부터 기숙사를 나와 자취를 시작했습니다. 기숙사에 살 때는 매번 짐을 본가에 옮겨야 했기에 최대한 줄이고자 노력했습니다. 온전한 기자의 방이 생기니 자연스레 인테리어에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큰 부피의 인테리어 소품을 고르고 나니 허전한 벽면이 더욱 도드라져 보였죠. 텅 빈 벽지의 공허함을 채우기에 초록색의 식물은 더할나위 없이 적당한 소품이었습니다. 하루의 모든 일정을 끝내고 자취방에 들어와 식물에 물을 주고 가꾸다 보면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가끔씩 외롭게 느껴졌던 일상까지도 다채롭게 물들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식물을 위한 적당한 화분을 고르고 새로 산 흙으로 분갈이를 해주다 보면 진정한 ‘식집사’가 되는 듯 하죠. 



지금 분갈이하지 않으면 나는 시들어 버릴 거예요


 식물과 집사를 합친 신조어 식집사는 식물을 가족같이 돌보며 애정을 쏟는 기자와 같은 사람들을 말합니다. 진정한 식집사로서 식물을 예쁘게 기르기 위해 분갈이는 필수입니다. 기자는 크기가 다른 두 종류의 식물을 기르고 있습니다. 바로 다육식물과 관엽식물인데요. 건조한 환경에서 자라는 다육식물은 △줄기 △잎 △뿌리에 수분을 저장하고 관엽식물은 뿌리를 뻗으며 위로 자라는 특징을 가집니다. 이렇게 각기 다른 특징에 따라 분갈이의 방법도 상이하죠. 먼저 다육식물은 식물의 크기보다 조금 더 큰 화분에 마사토, 흙 순으로 넣어 흙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한편 관엽식물은 잎의 색이 누렇게 변하는 황화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에 뿌리 관리에 유념해야 합니다. 검게 변한 뿌리가 있다면 조심히 자르고 화분 바닥에 난석을 깔아 뿌리가 썩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이때 키가 크거나 뿌리가 많지 않으면 지지대를 세워 묶어줍니다. 첫 분갈이 당시 그저 좋은 흙을 많이 넣으면 식물이 잘 자랄 것이라는 생각에 최대한 많은 흙을 눌러 담곤 했습니다. 흙의 밑부분까지 물이 흘러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못한 채 말이죠. 흙 사이 빈틈으로 흘러야 할 물은 위쪽에 머물러 고였고 이는 곧 흙 표면의 곰팡이로 이어졌습니다. 당시 식물을 키우는 요령이 없음에 자책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기자는 분갈이 시 물길을 뚫어주는 것이 정말 중요함을 몸소 배울 수 있었습니다. 흙에 곰팡이가 피자 기자의 관심사는 식물 영양제로 이어졌습니다. 간단히 사용할 수 있는 앰플 타입의 비료를 접했는데, 흙에 꽂힌 비료는 식물의 뿌리로 신속하 게 흡수돼 식물이 튼튼하게 자라도록 도와줍니다. 하지만 영양제만이 식물을 키우며 겪을 수 있는 모든 질병의 해결 방법은 아닙니다. 꾸준한 수분 공급과 깨끗한 공기가 식물에게 가장 좋은 힐링이죠. 이같은 노력으로 처음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며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식집사는 처음이라


 현재 기자는 시행착오를 이겨내고 두 식물을 보란 듯이 잘 키워내고 있습니다. 예쁜 식물을 키우는 경험보다 한 생명에 대한 책임감에 본가에 사는 동안에는 한 번도 식물을 키워본 적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예쁜 인테리어 소품으로 입양한 식물은 기자에게 책임지고 신경써야 할 생명이 됐습니다. 초반에는 흙에 곰팡이가 피고 잎이 누렇게 변할 때마다 속상해 무작정 물만 많이 주곤 했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피곤이 누적될 때마다 밥만 많이 먹는 것이 아닌 것처럼 식물도 마찬가지로 다른 솔루션이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내 손으로 관리하는 재미를 깨닫게 해준 식물들에게 더 큰 애정을 쏟고 싶어집니다. 식물을 예쁘게 키워낸다고 누가 알아주진 않지만, 처음 집에 올 때보다 자라난 모습을 보는 순간의 만족감은 식물에게서만 얻어낼 수 있습니다. 


글·사진 이정빈 기자 Ι 202310796@kyonggi.ac.kr

TAG
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