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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are what you eat?
  • 편집국
  • 등록 2024-04-01 07:2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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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기(시각정보디자인전공) 교수


 ‘You are what you eat.’은 1930년 미국의 영양학자 빅터 린들라(Victor Lindlahr)에 의해 유명해진 말이다. 그러나, 원작자는 따로 있는데 프랑스 변호사이자 미식가 앙텔름 브리야 사바랭(Anthelme Brillat-Savarine)이 미식가로서 저술한 <미각의 생리학>(1825)의 내용 중 "Tell me what you eat, and I will tell you what you are.”("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나에게 말하면 당신이 누구인지 알려줄 것이다.”) 이 말이 1930년대 미국으로 와서 ‘You are what you eat’이 되었다. 이렇게 You are what you eat은 말 그대로 음식이 인간의 건강과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음식을 선택해야 함을 뜻하는 것이다. 올바른 음식의 선택은 곧 인간의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므로, 음식이 인간의 삶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올바른 음식을 먹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을까? 


 

 *식물성 대안식이란 건강, 동물 그리고 지구를 생각하는 우리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식단으로, 식물성 원재료 (대안육, 오트 밀크 등)을 사용하여 만든 식품.


 최근 'You are what you eat', ‘식물성 대안식'이란 말이 유행처럼 번져나가며, 국내의 한 대기업은 해당 문구를 그대로 활용한 브랜드를 론칭했는데 ‘더 나은 나와 지구를 위한 식물성 대안식’을 주제로, 완전 식물성 간편식(Plant-Based HMR)과 함께, 삼성동 코엑스에 관련 음식을 활용한 레스토랑까지 오픈했다. 이곳은 오직 비건(Vegan)에게만 적용된다는 이슈를 보완하기 위해, 폭넓은 선택이 가능하도록 메뉴를 구성했고 일부 메뉴에 비 식물성 원료(동물성 원료)를 포함한 메뉴를 선보여 논비건(Non-Vegan)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물론 메뉴판에 정확히 표기해 비건이 메뉴 선택에 혼동을 일으키지 않도록 했고, 누구나 ‘나와 지구를 위한 식물성 대안식’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최근 국내 항공사의 비건 메뉴 개발, 식물성 원료로 만든 비건 아이스크림, 동물 실험을 거친 원료를 배제한 뷰티 업계의 ‘비건 뷰티 화장품’ 등 국내 대기업들도 인류와 지구를 위한 일에 동참하기 위해 ‘식물성 대안품’ 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고, 이에 따라 화장품 업계에서도 비건을 키워드로 한 제품을 출시하는 브랜드가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국내에서도 채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채식 인구는 100만~150만명으로 2008년 15만 명에 비해 10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는 지난해 5월 세계 비건 화장품 시장이 연평균 6.3%씩 성장해 2025년에는 208억 달러(약 23조280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발표했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크고 작은 스타트업 기업이 생기기도 했고, 역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2024년 올 한 해도 대한민국 비건 산업 관련 박람회도 활발히 열리고 있는데, 국내의 비건 박람회는 크게 ‘코리아 비건 페어’, ‘비건 페스타’ 이렇게 두 개의 박람회가 매년 봄, 가을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고, 다양한 비건 관련 행사들이 전국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으니, 참석해 보면 생각의 크기를 키우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박람회는 해외에서도 다채롭게 열리고 있는데 비건 산업이 많이 발달한 외국의 경우 국내보다 더 다양하고 규모도 매우 큰 행사들이 많다. 세계 최대 규모 자연식품 박람회인 NPEW(Natural Products Expo West)는 올해로 42회를 맞이했다. 이번 NPEW에 한국의 여러 대기업이 참가해 한국의 비건 K-푸드 혁신 제품을 알리기도 했다.

 

작년 한 해 보기 드문 냉해로 포도를 원료로 하는 프랑스 와인 생산이 50%가 줄었으며 요즘 한 개에 만 원이나 하는 ‘금 사과’도 각종 기상이변과 병충해 등으로 지난해보다 70% 이상 줄어 유례없는 흉작에 따른 결과이다.

   

 우리가 먹는 음식이 기후 위기와도 관련이 깊다는 것이 밝혀지고 난 이후 아무거나 막 먹기보다 음식의 질을 생각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그렇기에 우리가 먹는 음식은 과연 무엇이며, 내 몸이 어떤 음식으로 채워졌는지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 내가 먹는 음식은 어디에서 어떻게 왔고,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탄소 발자국은 얼마나 남기고 있는지, 기후 위기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좁은 의미의 먹는 것에서 시작해서 '나와 지구'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 갖기를 바라는 마음은 나만의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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