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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보고서] 강릉에서 펼쳐지는 한 편의 바닷마을 다이어
  • 이정빈 기자
  • 등록 2024-03-18 14: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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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가 깊은 음식과 새로운 미디어의 전시
줄곧 서울에서 나고 자란 기자는 종종 낯설고도 찬란한 바다에 위로를 받곤 했다. 처음에는 그저 바다를 보고 싶은 마음에 떠난 여행이었지만 막상 도착한 강릉은 바다만 보고 오기엔 아쉬울 정도로 아름다웠다. 이에 본지는 눈앞에 펼쳐진 해변도로를 따라 강릉 구석구석을 누비며 느낀 힐링의 순간들을 담아봤다.


기자의 여행포인트 1 : 짬뽕1번지, 동일장칼국수



 강릉하면 자연스레 순두부가 떠오르기 마련이다. 이는 강릉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초당마을이 위치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강릉의 순두부는 예로부터 소금이 아닌 간수로 콩을 응고시켜 두부를 만들기에 더욱 몽글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다. 늦은 점심시간, 기자는 겨울 바람에 얼어붙은 몸과 마음을 녹이려 순두부와 해물이 만난 짬뽕밥을 찾았다. 빈 속에 얼큰한 국물과 부드러운 순두부가 한 데 얽혀 빈속을 든든히 채웠다. 또한 강릉은 장칼국수의 고장으로 정평이 난 곳이다. 기자 역시 강릉을 떠나기 전 장칼국수 집을 찾았다. 식당은 7080세대가 주를 이뤘고 덕분에 장칼국수에 대한 기대감은 배가 됐다. 로컬 식당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곳은 1년 이상 묵은 막장을 이용해 장칼국수를 만든다고 했다. 시간과 정성이 베인 장칼국수는 깊고도 단 맛이 났다. 삭막한 도심의 삶으로 돌아가더라도 이곳 강릉에서 만난 음식의 따스함만큼은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 


기자의 여행포인트 2 : 아르떼뮤지엄



 든든한 배를 채운 후 경포호를 따라 난 해변도로를 달리다보면 넓은 부지에 어느새 건물 하나가 보인다. 외관은 그저 흔한 콘크리트 건물일 뿐이지만 문을 열고 한발짝 들어서니 외관과는 다르게 화려한 조명의 미디어아트를 볼 수 있었다. 전시의 각 테마는 다양한 자연의 모습으로 구성됐다. 자연에 맞는 조명과 향이 어우러져 콘크리트 건물 안에 있지만 마치 드넓은 자연에 있는 것 같았다. 전시장 바깥에 있는 굿즈샵에서는 여행지의 추억을 남길 수 있는 물건들이 판매되고 있었다. 기자는 파도 테마 전시의 향을 머금은 방향제를 구매했다. 전시의 여운도 잠시, 도로 너머의 푸른 경포호의 기개에 기자는 그만 압도되고 말았다. 그제서야 깨달음이 밀려왔다. 진정 기자를 위로하는 것은 화려한 미디어 전시도 맛있는 음식도 아닌 경관의 벅차오름이었음을 말이다. 


기자의 여행포인트 3 : 갤러리밥스


 눈에 강릉 바다의 짠기를 담았으니 이제는 당도를 채울 시간이다. 아르떼뮤지엄 바로 옆에 위치한 카페 ‘갤러리밥스’에서는 직접 개발한 옥수수 크림이 올라간 라떼를 맛볼 수 있다. 일러준 대로 커피를 섞지 않고 여유를 가지고 음미하니 초당옥수수의 풍미가 한층 잘 느껴졌다. 첫입은 달고 고소한 옥수수 크림 맛이 느껴진다. 커피의 씁쓸한 맛이 느껴지고 이어 크림의 달달함과 커피의 씁쓸함이 섞여 잘 어우러졌다. 창밖의 바다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자리에 앉아 천천히 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는 일품이다. 모처럼 한가한 평일, 기분 좋은 단 맛에 기자는 진한 힐링을 느낄 수 있었다.


 속도내어 일상을 달려왔던 도심에서와 달리, 자연에서 힐링을 맛보고 싶다면 지평선을 향해 나있는 해변도로의 풍경을 감상하며 달려보자.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나에게 하루만 시간을 내어 투자해보는 것은 어떤가? 자연의 압도감에 강렬한 힐링을 얻게 될 것이니 말이다. 


글·사진 이정빈 기자 Ι 202310796@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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