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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 ADHD, 금쪽이라는 오명을 벗다
  • 이수민 기자
  • 등록 2024-03-18 14:5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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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젊은 ADHD의 슬픔에 한 걸음 가까이
△산만하고 △정신없으며 △롤러코스터 같은 감정선을 가진 사람. 이것이 우리 사회가 ADHD를 바라보는 왜곡된 시각이다. 이에 본지는 ADHD에 얽힌 오해와 진실을 낱낱이 알아보고자 한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ADHD    
                   

 ‘ADHD’로 더 익숙한 주의력 결핍/과잉행동 장애(이하 ADHD)는주로3세경아동기에많이나타나며주로적절히행 동을 통제하지 못하고 과잉행동 및 충동성을 보일 때 진단된다. 미국정신의학회의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편람 DSM-5에 따르면 대부분의 문화에서 아동의 5%, 성인의 2.5%가 ADHD의 특성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질환은 남성이 여성에 비해 3~6배가량 높은 발병률을 보이며 증상에 따라 △경도 △중등도 △중증도로 구분된다.

                       

 대다수의 전문가는 △임산부의 흡연으로 인한 독성물질 흡입△출생 후 외상으로 인한 뇌 손상△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과 같은 신경전달물질로 인한 뇌 기능 장애가 주된 ADHD의 원인이라 조망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동의 타고난 과잉 행동적 기질과 부모의 잘못된 양육 방식이 ADHD를 유발하는 경우도 있다며 기질적 요인과 심리·사회적 요인의 영향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한다.

                       

ADHD에도 유형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

                       

 이처럼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촉발된 ADHD는 발달 연령에 따라 각기 다른 양상으로 나타난다. 우선 ADHD 아동의 경우, ‘과잉행동 - 충동성 우세 형’에 가까운 증상을 보인다. 이들은 지나치게 활동적이며 부모에게 과도한 요구를 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또래 아동에 비해 현저히 부산하고 산만하거나 충동적인 과잉행동을 보이기 때문에 학교 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는다. 해당 유형은 앞선 증상들로 인해 이어지는 빈번한 질책 때문에 부정적 자아 개념을 형성한 경우가 많다. 이는 청소년기에 들어서 공격적이고 반사회적인 행동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유형이다.

                       

 반면, 최근 화두로 떠오른 ‘성인 ADHD’, 일명 ‘조용한 ADHD’의 경우 ‘부주의 우세 형’의 특징을 갖고 있다.이들은 세부적인 사항에 면밀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고 지속적인 집중력을 요하는 일에 취약해 일상생활 및 업무에 심각한 지장을 겪는다. 더불어 해당 유형의 경우 무언가를 체계적으로 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물건을 잃어버리거나 약속 시간에 늦는 일을 반복적으로경험한다.이 밖에도 앞선 두 유형의 증상을 모두 가지고 있을 경우 이는 복합형 ADHD로 분류된다.                   

    

ADHD 진단, 그 후를 묻다

                       

 ADHD를 진단받았을 경우, 최소 1년 반 내지 2년간의 약물 치료가 선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현재 국내에서 허가된 ADHD 치료 약물은 완치를 위한 것이 아닌 신경전달물질 분비량의 증가에 따른 증상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약물 치료만으로는 극적인 호전을 기대할 수 없다. ADHD 환자들은 주로 계획적으로 일상 보내는 것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시간표 를 그려 규칙적인 생활을 해보기 △정돈되지 않은 생활 환경을 점진적으로 개선하기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을 조절하기 등의 ‘인지행동치료’가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

                       

 ADHD는 기본적으로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증상의 50~80% 는 청소년기, 30~50%는 성인기까지 지속된다. 따라서 적기에 치료를 받지 못하면 △적대적 반항장애 △품행장애 △반사회성 성격장애와 같은 타 정신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ADHD가 적극적인 치료의 개입으로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질병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작년 한 해 동안 약 4만 2,000명에 달하는 국내 인구가 ADHD 진단을 받았다. 만약 지금 ADHD가 의심되거나 진단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병원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독자가 있다면 병은 그저 병에 불과할 뿐이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정신 질환의 유무와 관계없이 당신은 이미 그 자체로도 무척이나 빛나는 존재기 때문이다.

                       

이수민 기자 Ι leesoomin22@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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