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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後] 1초의 클릭이 가르는 운명, 순응해야 하는 학생
  • 김봄이 기자
  • 등록 2024-03-04 10:5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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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교의 모든 학생이 긴장하는 순간, 바로 수강신청이다. 수강신청을 대비하는 학생들은 다양한 형태로 고요한 전쟁을 치른다. 기자 또한 수강신청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 자주 가지 않는 PC방을 방문해 행운을 상징하는 숫자인 7번 자리를 골라 착석했고 2안, 3안까지 세운 각종 계획을 다시 점검했다. 마우스 감도를 확인하고 키보드 자판을 쳐보며 손을 풀었다. 그렇게 오전 10시에 부푼 기대를 안고 신청 버튼을 눌렀다.

 

 눈 앞에 펼쳐진 현실은 냉담했다. 본전공인 경영학전공(이하 경영)과 복수전공인 미디어영상학과(이하 미영)까지 졸업을 위해 총 여섯 개의 전공 강의를 들으려던 기자는 오랜 시간 공들인 계획이 무색할 만큼 1분 만에 한 학기가 결정됐다.

 

 경영의 경우 복수전공생뿐만 아니라 단순 청강을 위해 수강신청을 하는 학생들이 많다. 본지 1083호(23.03.02. 발행) 06~07면 취재기획에 따르면 경영은 입학 정원이 총 180명인데, 그에 반해 복수전공생 및 다전공생은 평균 173명임을 알 수 있다. 복수전공을 장려하는 본교의 입장도 이해되지만 전공 필수 과목을 듣지 못하면 졸업을 할 수 없는 전공생으로서는 답답할 뿐이다. 경영의 필수 이수 과목은 총 10개로, 수강신청에 어려움을 겪는 다른 학과와 비교해도 매우 많은 수치다. 이로 인해 경영 전공생들은 듣지 못하는 전공 과목이 늘어날수록 졸업과 한 걸음씩 멀어지게 된다.

 

 또한 이번 수강신청에 앞서 기자의 전공인 경영은 2학년부터 4학년 수업에 해당하는 총 52개 중 11개 수업의 교수가 정해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3개의 수업을 제외한 나머지 수업은 전부 인원 초과였다. 심지어 미영의 경우 19개 강의 중 7개에 달하는 강의의 교수가 정해지지 않았다.

 

 단순 강의 증설과 증원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기자는 수강신청이 학생들의 한 학기를 결정하는 중요한 사안인 만큼 위와 같은 애로사항을 수렴한 제도의 마련이 필요하다고 본다. 학생들이 대학에 와서 바라는 것은 질 높은 교육이다. 그러나 본교는 학생들에게 교수와 강의계획서를 보고 수업을 고를 수 있는 기본적인 권리조차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 학생으로서 누려 마땅한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논의가 가장 우선시돼야 할 때가 아닐까.

 

글·사진 김봄이 기자 Ι qq4745q@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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