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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기자는] 책을 읽고 책 속에 비친 나를 본다
  • 이수민 기자
  • 등록 2024-03-04 10:3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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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록으로 작은 책장을 채워가보자
교보문고의 창립자 故 신용호 회장은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명언을 남긴 바 있습니다. 본지에서는 이수민(미디어영상·3) 기자의 내실을 다지는 생산적인 취미를 소개하려 합니다.

요즘 기자는


 경기대신문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신문편집국에서 지국장과 문화팀장으로 활동 중인 관광문화대학 미디어영상학과 22학번 이수민입니다. 기자는 작년 한 해동안 독서의 재미에 푹 빠져 살았답니다. 그덕에 지치지도 않고 무려 93권의 책을 완독할 수 있었어요. 그러나 점차 제목이나 표지만 어렴풋이 기억하는 작품이 늘어갔고 기자는 책 속 화자와 긴밀히 대화하고 싶은 마음에 독서노트를 적기 시작했습니다.


펜촉으로 책과 교감하는 필사 시간



 독서를 기록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바로 필사입니다. 필사는 말 그대로 책 속 문장을 종이에 옮겨적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그러나 이것이 무지성 베껴 쓰기가 돼서는 안됩니다. 따라서 초독을 할 때 책을 온전히 이해하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하죠. 문장을 꼼꼼히 검토하며 글을 읽어나갈 때 마음에 드는 문장이 있다면 자유롭게 포스트잇을 붙여 표시해 주세요.


 필사에 처음 도전하는 독자라면 △만년필 △연필 △볼펜 등 다양한 필기구를 준비해 자신에게 맞는 필사법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기자는 필사 노트 상단에 △날짜 △ 제목△저자를 먼저 적고 문장을 써 내려갈 때는 앞에 기호를 그려 가독성을 높이는 편입니다. 또한, 문장이 적힌 페이지도 함께 적어 필사한 내용이 책의 흐름의 초반에 나오는지, 후반에 나오는지 구분해 준다면 독서의 경험이 더욱 풍요로워질 것입니다.


 필사를 마치고 나면 꼭 한 편의 영화를 여러 번 본 듯한 기분이 듭니다. 책 속 명문장을 영화 속 명대사처럼 내뱉을 수 있게 되죠. 뿐만 아니라, 필사는 글쓰기 훈련에도 도움이 됩니다. 평소에 글을 즐겨 쓰거나 글과 관련된 직업을 갖기 희망하는 독자가 있다면 독서 후 필사 활동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독서기록, 꼭 글로만 해야 한다는 법 있어?



기자는 필사와 더불어 구조도를 활용한 기록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소설과 에세이의 경우 필사로 기록하는 것이 효과적이지만 인터뷰집이나 고전 극본의 경우 필사만으로는 책의 흐름을 꼼꼼히 기억할 수 없을 때가 많습니다. 따라서 △등장인물이 많은 SF소설은 인물관계도 △무대에 대한 설명이 쓰인 고전극은 그림 △사건의 경위가 흐름의 핵심이 되는 추리소설은 타임 라인을 이용하면 한눈에 책의 내용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기억에 오래남는 독서경험을 얻을 수 있습니다.


 구조화 작업을 할 때는 질문 칸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질문 칸이란 책을 읽으며 생겼던 의문을 즉시 적어두는 공간입니다. 책을 다 읽고나서 이전에 쓴 질문에 스스로 답을 내려보는 시간도 가져보면 좋겠죠.


 독서 노트를 작성하는 것은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드는 작업이지만, 그만큼 작가와 긴밀히 소통할 수 있고 매번 새로운 관점으로 작품에 접근하게 된다는 점에서 무척 매력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신년 계획으로 독서하기를 선택했다면 이번 기회에 독서 노트를 통해 나와 세상을 깊이 탐구하는 시간이 되길 기원합니다.


글·사진 이수민 기자 Ι leesoomin22@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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