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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後] 아픈 기억에 가려진 추억을, 빛을 되찾다
  • 김봄이 기자
  • 등록 2023-12-07 11:26:01
  • 수정 2023-12-07 11:2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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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1학기 본지의 수습기자로 들어와 이번 학기부터 편집국장과 본교 신문방송사 부의장이 되며 축제기획위원회 위원으로 축제를 꾸렸다. 비바람을 맞으며 쉼 없이 뛰어다녔고 결국 열감기에 걸리기도 했다. 동시에 본지 편집국장으로 36면의 기사를 책임지며 나흘 밤을 지새워 신문을 완성했다.

 

 부의장과 본지의 편집국장이라는 위치는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마냥 불편하게만 다가왔다. 본지 사무실 상단에 있는 편집국장 자리에만 앉으면 막연한 책임감이 기자를 사로잡았다. 누적된 피로는 기자를 옭아맸고 도망치고 싶게 만들었다. 그러나 반복되는 발행 일정은 기자를 계속해서 앞만 보고 달리게 했다. 점점 지쳐갔지만 쉴 틈조차 없었다. 하늘을 보면 왈칵 눈물이 나왔고 스스로가 세상에서 가장 미련한 사람 같았다. 가끔 뛰는 걸 멈추고 숨을 돌릴 때는 후회만이 가득했다.

 

 사실 그만둘 순간은 넘치도록 많았다. 마라토너에게 포기할 기회를 주듯이 지쳤다고 외치며 끝낼 수도 있었다. 이번 학기 초까지도 반복되는 일정들이 두려웠고 이를 지속하는 스스로가 이해되지 않았음에도, 기자는 아직도 본지에 남아있다.

 

 포기하고 싶던 순간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그간 너무나 익숙해진 사무실과 2년의 흔적들이 눈에 밟혔다. 본지에서 활동하며 즐거운 순간도 있었다. 아니, 과분할 정도로 좋은 날이 많았다. 처음 명함을 받은 날의 설렘. 힘들 때 서로를 보듬어줬던 기억까지 따뜻함이 곳곳에 스며들어 있었다. 활동하며 얻은 소중한 인연도 많다. 기사를 내고 조회 수를 보며 기뻐했던 때도 있었다. 당시 겪은 힘듦과 아픔이 결코 거짓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지금의 기자는 그저 모든 나날이 빛을 발할 순간이 올 것임을 안다. 여러 고비에도 온기와 빛을 잊지 못해 그만두지 않았나 보다. 따뜻함이 많은 이곳, 이 순간을 누구보다도 사랑하기 때문일까.

 

 12월의 시작인 지금도 이번 학기의 마지막 신문을 만들어 낸다. 흘린 눈물과 쏟아부은 시간만큼 2년 동안 총 25개의 신문을 발행했다. 누군가는 미련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는 이 일은 그 자체로 값지고 빛난다. 기자 스스로 그 빛이 발하지 못하게끔 후회로 얼룩지게 만들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앞으로 남은 활동기간 동안 아플 것을 안다. 그러나 행복 또한 늘 함께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더는 두렵지 않다. 결국 이 모든 것이 추억이 되리라.

 

글·사진 김봄이 기자 Ι qq4745q@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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