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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History] 알프레드 노벨, 그의 이름이 세계 최고의 영예로 변모하는 순간
  • 박상준 수습기자
  • 등록 2023-12-07 11: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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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음의 상인에서 세계 발전에 이바지하는 자선가가 되기까지
매년 12월 10일, 온 세계의 이목이 쏠리는 이날은 노벨상 시상식이 열리는 날이다.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에 맞춰 실시되는 노벨상 시상식에선 매년 인류의 문명 발달에 기여한 사람에게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인 노벨상을 수여한다. 본지는 오는 10일(일) 제123회 노벨상 시상식을 맞아 알프레드 노벨의 생애와 노벨상의 의의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출처 : 노벨상 홈페이지폭발적인 열정을 담아, 알프레드 노벨의 생애


 1833년 10월 21일, 알프레드 노벨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한 발명가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9년 뒤인 1842년 러시아에서 아버지가 광산 발파용 폭탄과 공작기계를 제작해 큰 성공을 거두자, 노벨 가족은 스톡홀름을 떠나 아버지와 합류하게 된다. 그는 16살까지 아버지 밑에서 폭약 개량에 몰두하며 화학적 지식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스웨덴어는 물론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러시아어에도 능통한 모습을 보였다. 이듬해 그는 러시아를 떠나 파리와 미국에서 공부하며 새로운 폭발물인 니트로글리세린에 대해서 알게 된다. 이때 이것의 엄청난 파괴력에 상업적 잠재력을 깨달았지만, 작은 충격에도 쉽게 폭발하는 등 상업적으로 쓰이기에는 너무 위험했다.


 이후 1863년, 노벨은 니트로글리세린을 원하는 장소와 시간대에 안전하게 폭발시킬 수 있는 뇌관을 발명한다. 4년 뒤인 1867년, 니트로글리세린을 투과성이 높은 규산이 함유된 규조토에 스며들게 해 안전성을 높인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하며 세계적인 명성과 엄청난 부를 얻기 시작했다.


폭탄과 평화, 노벨의 상반된 유산 속에서


 다이너마이트 발명 후 노벨은 더욱 강력한 무기가 평화를 불러올 것이라 예상하고 발명에 몰두했다. 하지만 훗날 그가 발명한 폭탄들은 여러 전쟁에서 대량 파괴 무기로 사용됐고 이로 인해 노벨은 사람을 더 많이, 효율적으로 죽이는 방법을 개발한 인물로 평가받게 됐다. 세간에는 이에 죄책감을 가진 것이 그가 노벨상을 만들게 된 계기라고 알려졌다. 하지만 노벨상을 주관하는 노벨 재단이 ‘노벨이 1868년에 스웨덴 왕립과학원으로부터 상을 받았을 때, 노벨상의 아이디어를 떠올렸을 수도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보아 계기에 대해선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1896년 63세를 일기로 사망한 알프레드 노벨, 그는 과학의 진보와 세계의 평화를 염원하며 다음과 같은 유언을 남겼다. “지금까지 내가 일궈 낸 재산을 기금으로 만들어, 거기에서 나오는 이자를 매년 인류에게 가장 큰 유익을 가져다준 물리학, 화학, 의학, 문학, 또 평화 분야 사람들에게 상금으로 수여하고자 한다”


 이에 반발한 친척과 스웨덴 등 여러 나라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그의 유언을 지키고자 한 노벨 재단은 노벨 사망 5년 뒤인 1901년에 노벨상 제도를 신설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122년이 지난 현재, 노벨상은 △물리학 △화학 △생리학 및 의학 △문학 △평화, 그리고 1968년에 신설된 경제학 분야의 6개 부문으로 나눠 국적 및 성별과 관계없이 그 부문에서 뚜렷한 업적을 남긴 공로자에게 매년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에 수여하고 있다.


영감, 업적 그리고 영구한 유산


 약 120년의 역사를 지닌 노벨상은 현재 명실상부 세계 최고 권위를 가진 상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제정 초기와는 다르게 상의 권위가 커지기 시작하며 노벨상을 중심에 둔 국가 간의 자존심 경쟁이 치열해졌다. 그에 반해 우리나라는 선진국이라는 이름이 유명무실하게도 김대중 前 대통령이 2000년에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사례가 유일하다.


 그렇지만 지식기반사회에 도래한 지금, 사람들이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노벨상은 발달 수준의 절대적인 척도가 아니며 오직 이를 위한 노력은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노벨상은 인류에게 공헌할 만한 업적을 쌓은 사람에게 수여된다는 점에서 국가의 경제와 경쟁력에 유의미하다. 게다가 국가의 경쟁력이 유형의 자원보다도 무형자산 창출에 의존하는 현재, 이는 단순히 수상자와 수상국가의 명예를 높이는 것 이상을 시사한다. 하지만 노벨상은 한순간에 생겨나는 것이 아니며 여러 사람의 동참과 오랫동안 과학을 가꾸는 정성을 필요로 한다. 마침내 이러한 사람들이 자신의 분야에 열정을 가지고 노벨의 유언대로 인류에 공헌하기 위해 노력할 때 비로소 노벨이 바라던 진정한 가치를 얻게 될 것이다.


박상준 수습기자 | qkrwnsdisjdj@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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