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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획] 대학생활의 끝자락에서 4년 노력의 결실을 남기다
  • 정민 기자
  • 등록 2023-12-07 11: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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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래부터 그림까지, 본교와의 끝맺음을 기록하는 다양한 졸업전시회
올해를 마무리하며 졸업을 앞둔 학생들은 이제 대학에서의 마지막 관문만을 남겨두고 있다. 졸업 논문을 작성하거나 졸업 시험을 준비하는 것처럼 졸업 작품을 준비하는 자들이 있다. ‘졸전 시즌’이라고도 불리는 요즘, 예술체육대학과 관광문화대학의 다양한 학과들은 그동안 준비해온 노력의 산물을 발표하며 본교를 떠날 준비를 마쳤다. 이에 본지는 각 학과의 졸업전시회 및 발표회를 직접 방문해 관람해봤다.


“파도처럼 나아가는 디자이너가 되길” 



 지난달 21일부터 25일까지 본교 예술체육대학(이하 예체대) 산업디자인전공 소속 30명의 졸업준비생이 참여한 제40회 산업디자인전공 졸업전시회 (이하 전시)가 본교 제9강의동(호연관) 호연 갤러리에서 진행됐다. 본 전시의 제목인 ‘WEIV’는 파도와 물결을 의미하는 ‘WAVE’의 발음기호인 동시에 역방향으로 읽으면 관점을 의미하는 ‘VIEW’가 된다. ‘WAVE’는 여러 물방울(졸업생)이 뭉쳐 하나의 파도(결과물)가 되는 형상을 의미하며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세상의 물결을 지금까지와 다르게 바라보는 ‘VIEW’를 가져 ‘WEIV’라는 의미가 완성된다. 기자가 전시를 방문하고 가장 처음 볼 수 있었던 것은 벽면을 가득 채운 파란색의 메인 파사드1)였다. 파사드의 푸른빛이 전시를 관통하는 주제인 파도를 상징했다. 방문객들의 눈을 가장 먼저 사로잡을 파사드는 졸업전시준비위원회가 제일 공들인 부분이라고 한다. 파사드는 단순한 출입구가 아닌 하나의 작품을 보는 듯했다. 전시회를 위해 산업디자인전공 학생들은 4학년 1학기부터 △사전 조사 △작품 구성 △스케치 △모델링 △제작의 과정을 거쳐 준비했다. 졸업준비생들은 전시회를 준비하며 준비된 예산보다 더 큰 소비가 예상돼 걱정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기자는 예산이 부족했다고 생각되지 않을 만큼 완성도 높은 전시를 볼 수 있었다. 



 졸업전시준비위원회 강민지(산업디자인·4) 위원장은 “작품 하나를 만들기 위해 매일 회의하고 밤새워가며 작업한 학우들 덕분에 전시를 성황리에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1) 건축물의 주된 출입구가 있는 정면부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함께, 한국화학과가 그려낸 ‘공존’



 지난달 22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이트프라자 갤러리에서 본교 예체대 한국화학과 졸업전시회 <공존-“우리는 언제나 함께였다”>가 열렸다. 전시의 제목은 해와 달처럼 항상 공존하고, 해처럼 잠시 자리를 떠날 수 있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서로를 위해 힘써주기를 바란다는 의미로 졸업을 앞둔 15명의 한국화학과 학생들이 8개월간 준비한 노력의 결과물이었다. 이에 본지는 전시회에 직접 방문해 한국화학과 학생들의 졸업 작품을 관람해봤다. 입구에서부터 빼곡한 화환이 전시회를 방문한 관람객들을 반겼다. 화환 속 따듯한 멘트가 전시회에 출품한 학생들을 응원하고 있었다. 입구 우측에는 관람객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방명록과 전시회 작품이 그려진 엽서들이 배치됐다. 전시장 벽 위로 하나 둘 전시된 작품들은 흰 도화지를 물들인 하나의 예술처럼 보였다. 특히 그림 아래 실제 돌탑을 함께 전시한 장정혜(한국화·4) 양의 작품 ‘다돌다돌’이 인상적이었다. 작품이 담긴 엽서 속 글귀를 통해 그녀는 ‘20대를 보내고 있는 나의 평온함에 대한 정의를 담아봤다’며 자신의 작품을 소개했다. 캘리그라피스트로 활동 중인 관람객 A씨는 “인사동에 자주 나오는데 이런 전시가 있으면 한 번씩 와보곤 한다”며 “전시 소재가 기발해서 놀랐다”며 감상평을 전했다.



‘같은 곡에서도 각기 다른 감정을 느끼는 것처럼’, 이 모든 Emotion



 지난달 22일에는 본교 관광문화대학(이하 관문대) 실용음악학과 작곡 전공 12명의 졸업예정자가 참여한 제21회 실용음악학과 졸업작품 발표회 <이 모든 Emot!on>(이하 발표회)이 서울 마포구 서교동 웨스트브릿지 공연장에서 진행됐다.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지는 4년의 세월에서 만들어낸 결과물이 모두 다른 것처럼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이 가지각색이라는 것이 발표회를 관통하는 주제다. 발표회는 박주원(실용음악·4) 양의 사회로 진행됐는데, 사회자의 설명이 아닌 각 학생이 자신의 곡을 직접 소개하며 곡에 담긴 에피소드를 인터뷰 형식으로 풀어내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실용음악학과의 △선배 △후배 △동기들이 세션으로 참여해 익숙하게 호흡을 맞춰내는 모습이 단순 발표에 그치지 않는 또 다른 추억을 쌓는 것으로 보였다. 본 발표회 총연출자 정결(실용음악·4) 양은 “총연출자로서 모든 과정은 소중하고 값진 경험이었다”며 “끝까지 혼자 한 일이 없을 정도로 많은 후배와 동기들이 도와줬기 때문에 과정 속 어려움이 없었다”고 전했다. 또한 “함께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며 졸업을 축하드린다”고 강조했다.



4년간의 발자취, 블랙홀에 떠오른 별무리 



 본교 관문대 애니메이션학과의 학생들도 졸업을 앞두고 열정을 쏟은 작품을 선보였다. 지난달 16일부터 19일까지는 인사동 인영갤러리에서, 23일부터 24일까지 본교 서울캠퍼스 블랙홀에서 각각 졸업작품 전시회와 상영회 <별무리>가 진행됐다. 전시회에서는 학생들이 본인의 영상 컨셉에 맞게 준비한 작품들을 전시했고, 이후 진행된 상영회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애니메이션 △웹툰 △일러스트 작품들이 영상으로 상영됐다.



 본지는 별무리 상영회에 직접 방문해 영상 관람 및 시상식을 취재해봤다. 상영회가 열린 블랙홀 입구에는 타로카드를 컨셉으로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포스터와 함께 출품한 학생들을 응원하는 메모들이 붙어있었다. 상영회는 관문대 한경수(외식·조리전공) 학장의 응원과 독려의 말로 시작됐다. 학생들이 작년 2학기부터 약 1년간 준비한 21개의 영상이 상영됐고 모든 작품이 관람객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그중에서도 사단법인한국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장상과 애니펫 대상을 받은 안가영(애니메이션·4) 양의 애니메이션 ‘레비아탄’은 관람객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학과 교수들에게도 큰 호평을 받았다. 신비한 힘을 가진 주인공 소녀 ‘레비’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버린 능력을 다시 찾아가는 모험을 그린 ‘레비아탄’은 20분이라는 비교적 긴 러닝타임에도 지루함 없이 재밌다는 평을 받았다. 애니메이션학과 애지중쥐 학생회 조세희(애니메이션·3) 회장은 “어떤 장르든 자신의 생각, 경험 등을 작품에 녹이는 건 항상 값진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이 현재 위치한 곳에서 지금 이 순간의 발자취를 어떻게 남길지 고민하다 보면 나중에 그걸 돌아볼 때 색다른 감정이 들 것이다”라며 발표회를 마무리하는 소감을 전했다.


사진 이수민 기자 Ι leesoomin22@kyonggi.ac.kr

글·사진 정민 기자 Ι wjdals031004@kyonggi.ac.kr

이정빈 기자 Ι 202310796@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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