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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보도] 누구도 나서지 않는 캠퍼스 내 환경 개선
  • 이정빈 기자
  • 등록 2023-10-18 13: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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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조한 시민의식과 무관심, 캠퍼스 위생 문제로 이어져
본지 1089호(2023.05.30 발행) 12면 심층보도에서는 본교의 분리수거 과정에 대해 다룬 바 있다. 본교는 분리수거함이 없는 대신 한 곳에 쓰레기가 모이면 환경순환센터에서 수작업으로 분류 및 처리된다. 하지만 여전히 캠퍼스 구성원의 무분별한 쓰레기 배출은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본교 △시설관리팀 △관리지원팀 △환경미화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쓰레기 배출 실태에 대해 취재해 봤다.

끝없이 발생하는 쓰레기 배출 문제


 지난달 14일 본교 익명 커뮤니티에 본교 학생들의 시민의식을 지적하는 글이 게시됐다. 작성자는 ‘신학생회관 5층 여자 화장실에서 누군가 변기에 김치볶음밥을 버려 환경미화원이 직접 손으로 빼냈다’며 ‘1~2분 정도의 시간만으로 환경미화원의 고생을 덜 수 있다’고 올바른 쓰레기 처리를 독려했다. 실제로 각 강의동과 학생회관에는 음료가 남은 채 버려진 플라스틱 컵과 음식물이 그대로 담긴 일회용품 등 쓰레기 처리가 원활히 되지 않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본교 기숙사 경기드림타워의 각 층에도 ‘국물을 제외한 건더기를 봉투에 담아 묶어서 한쪽에 모아달라’는 공지가 게시돼 있으나 지켜지지 않는 등 일부 사생들은 불만을 제기했다.


 이는 서울캠퍼스도 마찬가지다. 지난 3월 본교 익명 커뮤니티에는 서울캠퍼스 편의점에 가득 찬 쓰레기통과 주변에 떨어진 쓰레기 사진이 올라오며 무분별한 쓰레기 배출을 지적했다. 서울캠퍼스는 △재활용품 △사업장폐기물 △생활폐기물 △실험실폐기물로 나뉜 쓰레기를 교내 미화원의 2차 분리를 통해 처리한다. 때문에 각 건물에는 기본적인 분리배출을 위한 쓰레기통이 배치돼 있으나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실정이다. 또한 서울캠퍼스는 위생 문제로 교내 취식이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기에 별도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 방안은 없다. 


버려진 음식물, 눌어붙은 기름때, 처리는 미화원의 몫


■미화원 A씨

 음료 쓰레기 처리가 가장 곤란해요. 액체가 흘러나올 것을 방지해 쓰레기봉투 밑에 신문지를 깔아두지만 전혀 효과가 없어요. 흐른 액체를 닦는 것은 저희의 몫이죠. 


■미화원 B씨

 △축제 △연휴 △주말 이후,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지하 1층이나 2층에 배출되는 쓰레기 양이 가장 많아요. 또한 휴지를 아끼지 않고 변기에 버려 자주 막혀요. 출근 후 업무 중 변기를 뚫는 시간이 가장 오래 걸립니다.


■미화원 C씨

 배출되는 쓰레기 중에는 음식물 쓰레기도 많아요. 올해 권고된 음식물 쓰레기 처리 방법은 액체를 변기에, 건더기를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이었지만 기름기 있는 국물을 변기에 버리면 변기와 주변 세척이 더 어렵죠. 특히 주말 사이 변기에 튄 기름이 눌어붙어버리면 출근 후 기름기를 지우는 것에만 오랜 시간이 걸려 매우 곤란해요. 


■미화원 D씨

 휴지를 뭉쳐서 변기에 버리는 경우가 상당히 빈번해요. 또한 짬뽕 국물에 있는 홍합 껍데기가 변기 구멍을 가로막아 버려요. 근무 시작 시각보다 더 일찍 출근해 막힌 변기를 뚫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할 때가 많습니다. 개선을 바라며 학교 측에 항의를 해봤지만 큰 효과는 없었어요.


캠퍼스 환경 개선, 학생들의 의식 개선이 1순위



 본교 식당이나 카페에서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는 배출과 처리 경로가 명확하며 정확히 준수되고 있다. 하지만 캠퍼스 내에는 별도의 음식물 쓰레기통이 없어 변기에 음식물을 버리고 있는 상황이다. 학생들은 음식 취식 공간의 추가 마련을 요구하지만 정작 남은 쓰레기를 처리할 방안은 마련되고 있지 않아 음식물 쓰레기 문제는 해마다 반복된다.


 학교 차원에서는 음식물 쓰레기 건조기 설치나 음식물 쓰레기 전용 봉투를 구비하는 방안 등을 계속해 논의하고 있지만 실현이 쉽지 않다. 이에 시설관리팀 이필범 팀장은 “관련 부서와 학생회가 함께 음식물 처리에 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개선 의지를 갖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사진 이정빈 기자 Ι 202310796@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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