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영화] 돈을 책임질 수 있는 주체는 나뿐임을
  • 이정빈 기자
  • 등록 2023-10-03 19:58:46
  • 수정 2023-10-06 00:25:12
기사수정




 돈의 소중함과 동시에 공포를 느껴본 적이 있는가? 기자는 대학에 합격하고 여가시간을 채우기 위한 아르바이트를 통해 처음 스스로 돈을 벌었다. 자신이 일해서 번 돈을 원하는 대로 쓸 수 있다는 것은 소중한 경험이었다. 하지만 그만큼 경각심도 필요했다. 방심하고 써버리는 순간 소중한 돈을 잃는 것은 순식간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 3월 개봉한 ‘돈’은 이러한 돈의 위험성을 보여준다.


 박누리 감독은 ‘남자가 사랑할 때’, ‘부당거래’의 조감독으로 활동했다. ‘돈’은 박 감독이 처음으로 감독과 각본에 참여한 작품이다. 박 감독은 영화 ‘돈’을 통해 제40회 황금 촬영상 시상식에서 신인감독상을 받으며 첫 시작을 꾸며냈다. 주인공의 직업 특성상 주식 용어가 많이 나오는데 박 감독은 주식 용어를 몰라도 편하게 시청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냈다. 또한 영화 초반에서 후반으로 흘러갈수록 주인공은 돈에 대한 공포감으로 인해 혼란스러워한다. 배우 류준열의 연기가 혼란스러운 그의 내면을 잘 보여줘 해당 상황을 가볍지만은 않게 연기해냈다.


 주인공 조일현은 그저 많은 돈을 버는 것이 목표였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증권가에 입성했지만 처음엔 누구나 그렇듯 미비한 실적만을 낼 뿐이었다. 하지만 선배의 소개로 이름 없는 남자 ‘번호표’라는 거물의 손을 잡게 된다. 조일현은 그저 번호표가 시키는 대로 주식을 사고팔기만 하면 이윤을 얻을 수 있었다. 번호표가 더 큰 금액을 거래하라고 지시하자 조일현은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 그는 클릭 한 번으로 몇억을 손쉽게 얻어낸 것이다. 그것이 합법적인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악재를 호재로 만드는 것은 여러분들의 손끝에 달려있어요” 

『돈』 中


 악재를 호재로 만드는 것이 손끝에 달린 만큼 호재를 악재로 만드는 것도 손끝에 달려있다. 조일현은 금융감독원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번호표를 소개해 준 선배를 기꺼이 배신했다. 그에게 돈이란 점점 단순한 숫자들의 나열일 뿐이었고 광적인 집착의 모습을 보였다. 그에게는 선배와의 관계보다 이 거래를 계속해 숫자를 나열해나가는 것이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조일현의 거래를 말리던 동료 두 명이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한다. 조일현은 이 사건이 우연이 아님을 알게 되며 돈에 대한 그의 공포감은 점점 더 커진다.


 돈에 현혹돼 자신의 목표를 이루게 해준 선배를 죽게 했음에도 멈출 수 없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며 돈이란 한 사람의 인생 목표가 되기도 하지만 인생을 망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영화는 꿈이 있었던 청년이 돈으로 인해 무너지는 모습을 담아냈다. 누구나 막연히 ‘돈 많이 벌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 쯤 한다. 하지만 아무도 돈에 의해 망가지는 모습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돈을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은 그 돈을 번 ‘나’뿐임을 기억하고 행동해야 한다. 


이정빈 기자 Ι 202310796@kyonggi.ac.kr

TAG
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