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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보도] 거센 논란 속 통학버스, 보이지 않는 해결책
  • 편집국
  • 등록 2017-05-08 15:02:39
  • 수정 2017-05-08 15: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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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사용자의 의견 배제된 노선통합

 

 지난달 28일 △페이스북 △유인물 △현수막을 통해 ‘학생통학버스 이용 변경 안내문’이 공지됐다. 본 안내문은 ‘4월 3일부터 주안 노선은 주안역으로, 안양 노선의 경우 범계사거리로 노선이 통합되며, 전 노선은 입석이 불가하다’는 내용이었다. 해당 안내문이 공고된 직후 경기대 대나무숲과 본교 커뮤니티 사이트 경기업에는 무수한 항의글과 불만이 속출했다. 이에 다음날인 29일 오전 12시 30분 경,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안내문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함께 사과가 담긴 글을 총학생회 페이스북에 게재했다. 하지만 ‘대안 없는 단순 설명글이다’라는 의견이 빗발쳤고 학생들의 불만은 커져만 갔다. 이에 학생들의 의견을 듣고자 비대위는 29일 오후 4시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열었다. 하지만 통학버스 안내 채팅방은 무질서한
분위기에 제대로 질의응답을 할 수 없는 구조였다. 비대위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난도 서슴지 않게 보였으며, 건의나 질문도 일일이 대응하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올라오는 탓에 정상적인 의견 수렴이 거의 불가능했다. 결국 비대위는 ‘오픈 채팅방 진행이 이렇게 될 줄 몰랐다’며 ‘4월 4일 17시 30분 중앙세미나실에서 설명회가 열리니 이때 말씀 바란다’는 말만 반복했다.

 

 오픈 채팅방에서의 약속대로 비대위는 지난 4일 오후 5시 30분 중앙세미나실에서 ‘통학버스 이용변경 사항’에 대한 설명회를 열었다. 해당 설명회에서는 비대위 남중현(경찰행정·4) 복지국장과 학생지원팀 문응철 팀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하지만 온라인 상에서 빗발쳤던 항의와는 다르게 설명회에 참여한 학생은 20명(언론기관 기자 미포함)에 불과했다. 설명회는 △전후사정
△입석금지 이유 △정류장통합 이유 △설문조사를 하지 않은 이유 △설문조사에 대한 대안 순으로 진행됐다. 이후 참여 학생들에게 질의응답을 받고, 요청사항을 묻는 시간을 가졌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학생들이 직접적인 불만을 토로했다. 이때 ‘통학버스의 실사용자인 학생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노선통합이다’라는 학생 의견과 ‘설문조사를 고려했지만, 실사용자가 아닌 학생이 설문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기에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해 하지 않았다’는 학생지원팀 및 비대위 의견이 대립됐다. 설명회에 대해 남 복지국장은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지 않아 아쉬웠다”며 “온라인 상에서 글로 말하는 것보다 실제로 만나 이야기를 해야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덧붙여 “학생들의 의견을 듣기 위한 설명회는 앞으로도 열 계획”
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설명회에 참가했던 이창섭(스포츠경영·4) 군은 본 설명회에 대해 “대화를 했다기 보단 비대위와 학생지원팀의 입장만 이해해달라고 얘기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또한 “설명회는 노선을 통합하기 전에 시행됐어야 한다”며 “설명회가 아닌 토론회 형식으로 진행돼 학생과 토론하는 창구의 역할을 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학생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지난 3일부터 입석금지와 노선통합은 실시됐다. 이에 학생들은 입석불가 때문에 못 탈지도 모르는 통학버스 대신 대중교통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실제 입석이 잦았던 안양 노선의 경우, 지난 3일 이후 좌석이 남을 만큼 이용학생 수가 줄어들었다. 반면 인천 노선 이용자들은 통학버스를 마냥 외면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인천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본교까지 편도 2시간 이상 걸리며 아침 시간에는 통학 고충이 더욱 심하다. 그러나 학교와 비대위 측은 대안은 고려하지 않은 채 노선통합을 진행했고, 인천 노선을 이용하는 신설화(국어국문·1) 양은 “학교 측에서 증차를 고려하지 않고 통학버스를 못타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라는 태도가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신 양의 말처럼 인천 노선을 이용하는 학생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게다가 문 팀장은 안양 정류장에는 직접 방문해 실 이용학생을 조사했지만, 인천 주안 정류장은 가지 않았다. 이에 대해 문 팀장은 “통학버스 관련 결정 후 안양 통학버스 이용자의 학부모가 전화로 불만을 토로했다”며 “인천 주안 정류장은 직접적인 항의가 없었기에 방문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한 “인천 주안 정류장에 대한 항의가 학생지원팀에 들어온다면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학교 측에서 학생들의 불만을 무시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더욱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학생지원팀 문응철 팀장은 “이번 학기는 이미 결정된 사안이기 때문에 변경이 힘들고 비대위 측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모아오면 주어진 예산 안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현재 변경된 노선을 사용하는 학생들의 의견 수렴이 시급한 상황이다. 다음 학기에도 통학버스 실사용자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노선통합이 지속된다면 학생들은 더더욱 분노에 휩싸일 것이다.

 

글 황지혜 기자│wl5454@kgu.ac.kr
사진 백초희 기자│bck279@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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