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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우리 스스로 만들어낸 전체주의
  • 임현욱 수습기자
  • 등록 2023-10-03 19:5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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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주의란 단어를 떠올리면 어떤 이미지가 연상되는지 생각해보자. 아마 2차 세계대전의 광기에 사로잡힌 독일과 일본 같은 흑백 선전의 이미지가 떠오를 것이다. 그리고 지금의 우리와는 상관없다고 느낄 것이다. 하지만 전체주의는 사라지지 않았고 오히려 우리 삶 깊이 자리 잡고 있다면 믿어지겠는가? 본 책은 실감 나지 않는 전체주의를 인지하게 해준다.

 

 ‘전체주의의 심리학’의 저자 마티아스 데스멧은 벨기에 겐트대학교 심리학 및 교육학부에서 재직 중인 교수다. 저자는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 펜데믹을 겪으면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체주의가 동서양을 막론하고 모든 사회에 다시 드리우고 있음을 직감한다. 또한 이가 새로운 형태의 전체주의라는 점을 저자는 이 책을 써 내려가며 고찰한다. 

 

 이 책은 현대사회가 어떻게 전체주의에 물드는가를 역사적 흐름을 통해 설명한다. 책의 표현을 인용하자면, 과거 ‘현란한 폭민의 지도자’가 주도한 전체주의에서 철저히 무미건조한 기술관료와 체제가 주도하는 전체주의로의 변화를 사람들이 자연스레 받아들이는 과정을 다룬다.

 

“전체주의 지배의 이상적인 신하는 골수 나치나 골수 공산주의자가 아니라,

사실과 허구의 차이와 참과 거짓의 차이를 더 이상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전체주의의 심리학』 中

 

 책의 저자는 코로나 펜데믹으로 사람들이 점차 전체주의에 동조하며 합당하다고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한다. 발원지인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는 국민을 강한 억제와 봉쇄정책에 시달리게 했고, 중국의 전체주의 사상을 전 세계에 다시금 보여줬다. 그러나 중국의 통제에 비판하는 목소리는 적었으며 오히려 타국들도 코로나 통계에 의지해 중국과 마찬가지로 전체주의 정책들을 펼쳤다. 전염병의 두려움은 전체주의를 사람들에게 합당하다 느끼게 만들었다. 두려움 역시 통계와 지식에서 비롯됐으며 이를 생산해내는 것 역시 21세기 전체주의를 주도하는 기술관료들이었다.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가 전체주의로 변모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 사회 통제는 코로나와 같은 재난을 막기 위한 문명과 지식 발전의 산물이라 생각한다. 때로는 이를 자랑스러워하기도 한다. 모든 분야에서 지식은 최우선 가치가 됐으며 동시에 우리를 지식의 노예로 만들었다. 우리는 맹목적인 신뢰로 지식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그들의 지식에 충성하며 △동조한다. 그렇게 우리는 그들이 원하는 요구를 수용하고 강한 통제에 따른다. 이것이 21세기 전체주의다. 우리는 우리 삶을 돌아봐야 한다. 그 중 반드시 무언가는 당연하지 않은 것이 당연하게끔 삶의 일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부분을 도려내야 한다. 이것이 21세기 전체주의를 이해하고 벗어나는 시작이 될 것이다.

 

임현욱 수습기자 Ι 202310978lhw@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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