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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더하기] 웃음과 공감이 공존하는 스케치 코미디
  • 김민제 수습기자
  • 등록 2023-07-04 14:4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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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순한 웃음에서 위로를 전하는 웃음으로!
독자들은 2033년의 감성 카페, 키오스크 등의 소개 영상을 본 경험이 있는가? 최근 이와 같은 하이퍼 리얼리즘 기반의 코미디 프로그램들이 성행하고 있다. 본지는 이러한 프로그램들의 배경이 되는 스케치 코미디에 대한 기본 지식을 알아보고 국내 코미디의 변화를 얘기해 보고자 한다.

스케치 코미디란 무엇인가

 △빠더너스 △숏박스 △피식대학 이 중 하나라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이들은 현재 유튜브 플랫폼계 코미디의 최강자로 불리며 희극 업계를 장악하고 있다. 이처럼 많은 사람이 찾고 있는 위와 같은 형태의 코미디는 바로 ‘스케치 코미디’라는 코미디 장르의 일부로 1~10분 가량의 짧은 에피소드 로 구성돼 있다. 과거에는 개그콘서트, 웃찾사 등 공중파 공개 개그 프로그램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었던 일명 ‘콩트코미디’가 개인 방송의 흥행 및 공중파 방송 쇠퇴의 흐름 속에서 신대륙을 만나게 된 것이다.

 유튜브에서 스케치 코미디를 다루는 채널들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겪는 일을 재구성해 공감대를 형성하거나 상황을 더 과장해 코믹하게 풀어낸다. 이는 하이퍼 리얼리즘을 기반으로 한다고 볼 수 있는데, 하이퍼 리얼리즘은 주관을 배제하고 사진처럼 극명한 사실주의적 화면구성을 추구하는 재현주의 경향의 예술 양식으로 극사실적인 내용과 연출을 지칭하는 말로 사용된다. 예를 들어 채널 ‘피식대학’의 ‘서준맘’이라는 캐릭터는 유치원생 아들로 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는 시청자들에게 많은 공감을 자아내며 화제를 불러오기도 했다.



'킥서비스'의 '2033년 대학생'을 묘사한 영상



스케치 코미디 시장으로 모여드는 사람들

 최근에는 △너덜트 △너튜브 △킥서비스와 같이 공중파 방송이 하락세를 타며 대중들 앞에 설 자리를 잃은 배우 나 개그맨이 스케치 코미디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아졌다. 동시에 일반인들도 탄탄한 연기력을 가진 배우와 개그맨 에 비해 친숙한 매력을 어필하며 콘텐츠 제작에 참여해 스케치 코미디 시장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스케치 코미디는 배우, 개그맨 뿐만이 아닌 제작자들에게도 완성도의 부담감이 덜어진다는 점, 공간적·시간적 자유도가 높다는 점 등 다양한 매력을 어필하며 산업 규모를 키워나가는 중이다.

 이렇게 스케치 코미디 산업에 많은 사람이 모이게 되면서 타 산업과의 협업도 활성화되고 있다. 지난달 4일, GS 리테일 산하의 편의점 GS25가 코미디 레이블 ‘메타 코미디’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편의점을 배경으로 한 정통 스케 치 코미디를 킬러 콘텐츠로 중점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채널 ‘빠더너스’는 CU, 태극당 등 다양한 기업과 콜라보를 통해 상품을 출시하고 이를 홍보하는 것 자체를 콘텐츠로 승화시키며 재미와 마케팅을 동시에 잡았다.




공감의 웃음은 곧 위로가 된다!

 하이퍼 리얼리즘을 중심으로 한 스케치 코미디가 많은 사랑을 받는 것을 통해 국내 코미디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다. 불편한 현실에 대한 풍자와 해학이 증가했고 이른바 ‘부캐’들의 등장으로 다양한 세계관을 도입해 캐릭터의 개성을 더욱 살리기도 한다. 과거에는 몸 개그와 같은 단순한 웃음코드, 또는 일부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인신 공격식의 개그가 공개 코미디 전반에 짙게 깔려 있었다. 그러나 점점 코미디 감수성이 섬세해지며 개그 코드 자체가 달라진 모습이 연출됐다. 특히 해외의 스탠드업 코미디나 어두운 소재를 통해 웃음을 유발하는 블랙 코미디 장르도 국내로 유입되면서 현재의 하이퍼 리얼리즘을 담은 스케치 코미디가 더 유행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제 코미디는 단순히 웃음뿐만이 아니라 공감과 위로를 전하는 하나의 방법이 됐다. 우리가 스케치 코미디 속 주인공을 보며 공감하고 그의 인생을 응원하게 되는 건 어쩌면 그와 같은 현실을 살아가는 ‘나’를 응원하는 것이 아닐까. 비극처럼 느껴질 수 있는 현대인의 하루하루를 웃음으로 승화시키고, 이런 현실이 당신만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하며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국내 희극인들이 더 많은 곳에서 주목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김민제 수습기자 Ι k.minje@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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