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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History] 4월 16일 노란빛으로 물들다
  • 김봄이 기자
  • 등록 2023-05-08 20:3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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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잊어서는, 잊혀서도 안 될 세월호 참사
그날을 기억하는가. 지난 2014년 4월 16일 승객 476명을 태운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했다. 9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를 추모하고 세상에서 잊‘히’지 않게 하기 위한 유가족들의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 본지는 이날을 잊지 않고 기리기 위해 4.16 기억교실에 방문해 2014년 그들의 흔적을 돌아봤다.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

 

 지난 2014년 4월 16일 승객 476명을 태우고 제주도로 향하던 세월호가 좌현부터 침몰했다. 사망자 299명, 실종자 5명을 발생시켜 총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참사였다. 당시 476명의 승객 중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나던 안산 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 325명, 교사 14명이 탑승해 있어 이들의 피해가 컸다. 당일 모두가 안전하게 구출됐다는 오보가 전해지며 국민들의 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사태 발생 후 승객들을 책임지지 않고 홀로 탈출한 선장과 선원 15명이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되는 등 참사 발생 원인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다. 조사 결과 수백 명의 구조요원이 투입됐다고 알려졌으나 실상 16명의 구조요원이 파견되는 등 늦은 구조 작업과 정부의 미흡한 대처 등이 참사의 주된 원인으로 뽑혔다. 사고 발생 후 기술 등의 문제로 1091일이 흐른 지난 2017년에서야 인양이 진행돼 이제 그날의 진실은 누구도 알 수 없게 됐다. 이후 한동안 중고등학교 수학여행이 전면 중단되며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대두되는 등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잊히지 않기 위한 남은 이들의 노력

 

 지난 2021년 4.16 기억교실에 존재하는 칠판 및 책걸상 등 473점이 국가지정기록물 제14호로 지정됐다. 또한 현재는 4.16 기억 교실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2년 뒤 등재를 목표로 해 지난달 8일 간담회가 진행되기도 했다. 더불어 지난달 15일 안산문화광장과 16일 화랑유원지에서 추모 행사가 진행됐다. 16일 오후 4시 16분에는 1분간 이들을 추모하기 위한 경보 사이렌이 안산시 단원구청 일대에 울려 퍼졌다. 시간이 흘러도 희생자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한 움직임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9년 전에 머무른 교실아픔을 지울 수 있나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해 설립된 4.16 민주시민교육원은 크게 미래관과기억관으로 나뉜다. 미래관에는 피해 학생 부모님의 공예품 및 세월호에 관한 그림이 전시돼있으며 기억관에는 지난 2014년 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의 반과 교무실을 재현해둔 기억교실과 기억교무실이 보존돼 있다. 직접 방문하지 않더라도 4.16 민주시민교육원 홈페이지를 통해 VR과 영상으로 해당 장소들을 볼 수 있다.

 

 기자는 지난달 14일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 위치한 4.16 기억교실에 직접 방문했다. 각 교실에서는 반의 전경을 볼 수 있었는데 책상 서랍부터 낙서까지 모든 것이 9년 전에 머물러있었다. 희생자들이 사용하던 방석, 담요까지 전부 옮겨둬 9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들의 숨결이 느껴졌다. 한 반에 절반이 넘는 책상 위에 놓인 추모 물결을 보며 숫자로는 와닿지 않던 기자 또래 학생들의 피해를 비로소 체감했다. 교실 뒤편에 당시 희생자들의 희망 진로가 적혀있거나 달력에 4월 16일 이후 일정이 표시돼 있는 등 그들이 그린 미래를 보며 가슴이 아팠다. 층마다 노란 조끼를 착용한 유가족들을 볼 수 있었는데 이를 보존하기 위해 힘쓰고 있었다. 기억교무실 또한 기억교실과 마찬가지로 피해를 입은 교사들이 사용하던 가방을 비롯한 여러 물품과 서류 등이 존재했다. 기억관에서는 이들을 위한 추모 메시지와 그리움을 표하는 쪽지도 여럿 볼 수 있었다.

 

꽃피우지 못한 그들의 청춘과 남은 세월을 생각한다면 가슴 속 깊이 박힌 아픔을 어떻게 지울 수 있겠는가참사 후 9년의 세월이 흘렀으나 아직도 그날의 슬픔은 가득하다한 번쯤 기억교실에 방문해 멈춘 시간 속 그들과 발맞춰 걸어보는 건 어떨까.

 

글·사진 김봄이 기자 Ι qq4745q@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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