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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세상을 환하게 밝힌 국민의 힘
  • 편집국
  • 등록 2017-05-08 13:3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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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前)’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지난 10일 헌법재판소 재판관 8인이 전원일치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한 것이다. 본 사안이 결정되기까지 총 19차례의 촛불집회에서 누적 1천 587만 3천명(지난 4일 전국 기준)의 국민들이 박 전 대통령의 하야·퇴진을 요구했다. 결국 확정된 대통령 탄핵에 국민들은 탄핵인용 축하 촛불집회를 열고 기쁨과 함성의 목소리를 외쳤고, 외신들도 탄핵 소식을 대서특필하며 현 상황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번 국정농단 사태는 전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대한민국에 상당한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비폭력적이고 평화적인 집회문화 정착의 계기가 됐으며, 국민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게끔 유도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슬프고 부끄러운 일이다. 비록 촛불집회를 통해 진정한 민주주의 정신을 보여주긴 했으나, 한 나라의 수장이 파면당한 사건은 결코 자랑스러운 모습이 아니다. 민간인 최순실의 국정농단 관련 사실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국민들은 격분했고, 심한 경우 무기력함이나 우울증에 빠지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자신이 대한민국 국민임을 부끄러워하며 자조하는 의견까지 생겨났다. 위와 같은 상황으로 미뤄봤을 때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를 마냥 긍정적으로 바라보기는 힘들다.


 이에 국민들이 평소에도 정치적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반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선거 시기마다 문제시됐던 저조한 투표율과 정치적 무관심에 관한 문제가 현 사태로 인해 부각된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4·19 혁명 △5·18 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 등 각고의 노력을 거치며 힘겹게 민주주의 체제를 구축해왔다. 그리고 최근 국정농단 사태 관련 촛불집회는 진정한 평화적 민주주의의 모습을 보여주며 국민주권의 힘을 굳건히 했다. 이처럼 오랜 시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외침으로 이뤄낸 결과인 만큼 정치적 문제에 대해 더욱더 신중하고 적극적으로 반응해야 할 때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헌법 제 1조 1항·2항에도 분명히 명시된 것처럼 국가의 발전은 국민의 힘으로 이뤄진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국민들이 보여준 평화적이고 진취적인 모습이 꾸준히 지속돼야 할 것이다. 더 이상 우리나라의 이름과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을 부끄러워하는 사람이 없도록, 우리는 다함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백초희 편집국장│bck279@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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