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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획] 10년 만의 기숙사 직영화, 새 출발을 위한 날갯짓
  • 김봄이 기자
  • 등록 2022-09-26 00:5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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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숙사비 인하를 비롯한 여러 혜택의 시작
본교에 민자기숙사가 설립된 지 약 10년이 지난 지금 서희건설에서 본교로의 기숙사 인수가 추진되고 있다. 학생들의 생활공간이 되는 기숙사인 만큼 여러 기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본지는 자세한 인수 상황을 알기 위해 전략기획팀 김선필 팀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민간투자사업 BTO


 본교 기숙사 설립 방식인 BTO(수익형 민자사업)는 Build Transfer Operate의 준말로 ‘건설 → 이전 → 운영’ 순서로 민간 기업의 투자를 받아 사업이 진행된다. 민간 기업이 국가의 시설을 건설해 한동안 해당 건물을 운영하며 나오는 수익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형식이다. 이는 같은 민간투자 사업인 임대형 민자사업 BTL과 차이를 가진다. BTL(Build Transfer Lease)은 민간이 시설을 짓자마자 소유권이 정부나 지자체로 이전돼 정부가 해당 기업에 임대료를 지급하는 형태를 말한다.


 국내 민자철도사업은 BTO와 BTL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본교 기숙사와 같이 BTO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사업은 △인천국제공항철도 △신분당선 △서울지하절 9호선 등이 있다. 이 중 인천국제공항철도의 경우 실제 수입이 예상보다 적을 때 최소 수입을 보장해주는 제도인 MRG(Minimum Revenue Guarantee)가 협약에 포함돼있어 사실상 민간 자본이 가지는 투자 위험도가 낮았다. 이는 극히 드문 선례다. BTO 방식으로 진행된 민자철도사업과 같은 경우 민간 기업이 지니는 부담감이 크며 기업이 운영을 해 얻은 수익금으로 투자한 자본을 회수하는 것이기에 예상 수익보다 수입이 적을 경우 정부의 MRG 부담이 가중된다는 위험성이 있다. 이와 같은 방식인 본교 기숙사의 경우에도 입사율이 낮아 예상 수익 보다 소득이 적을 때 본교에서 MRG를 지급해야 했기에 본교 측의 비용적인 부담도 여럿 존재했다. 


민간 기업의 본교 기숙사 운영과 어려움


 본교 기숙사인 경기 드림 타워는 앞서 설명한 민간투자사업인 BTO 방식으로 건설이 진행됐다. 민간 기업인 서희건설이 설립해 20년 동안 소유권을 사업진행자인 서희건설에서 가지게 돼 기숙사를 운영하며 나오는 수익으로 원금을 갚아나간 것이다. 서희건설이 본교 기숙사 지분의 90%를 소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10%의 지분은 법인 측이 가지고 있긴 하지만, 서희건설에서 만든 회사인 경기라이프에서 전반적인 운영을 해나가고 있다. 건물과 땅은 본교 소유지만 운영권은 서희건설에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본교에서는 학생들이 보내는 민원을 원만하게 처리하기 힘들다는 불편 사항이 발생했고 계속되는 적자와 코로나19로 입사자가 줄어드는 상황에 부담을 느낀 서희건설 측에서는 지난 2020년부터 기숙사 인수를 요구해오기 시작했다. 동시에 BTO 방식이 가지는 한계를 여과없이 드러내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속되는 적자와 서희건설 측의 운영 포기


 서희건설 측에서 코로나19와 적자로 인해 작년 1월부터 본교가 기숙사를 인수하길 바란다는 공문을 보내왔다. 보통의 경우 MRG를 80%로 책정하나 본교는 MRG가 64%로 상정돼 있어 수익이 예상과 다를 때 보장해주는 비용이 다른 시설에 비해 적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와 같은 특이점이 있어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로 기숙사 운영이 진행됐다. 이에 서희건설은 본교 기숙사 발전에 대한 비용을 투자하는 데 부담을 느끼게 됐고 학생들의 불만은 높아졌다.


 또한 금리가 굉장히 높던 시기에 대출을 받아 진행된 사업이기에, 1년에 4번씩 갚아야 할 이자가 8.9%로 금액적 부담이 큰 상황이었다. 오는 2028년이 되면 이자와 원금을 다 갚게 되고 2031년에 본교로 기숙사 운영권이 넘어오게 돼 있으나 이에 따른 이익보다는 부담이 크다 느껴 본교로 인수를 요청한 것이다. 본교는 오는 2028년까지 학생들이 겪을 불이익을 생각했을 때 기숙사를 인수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해 이를 안건으로 의결하기 시작했다. 


책임회피와 저버린 인수의 꿈


 작년 3월, 기숙사 협약 종료에 따른 기채 발행을 상정했고 이는 이사 6인의 찬성과 함께 진행되기 시작했다. 긴급이사회에 기숙사 인수에 관한 안건을 발의했으나 긴급이사회에서 기숙사 인수와 같은 중대한 사안을 결정할 권한이 있는지에 관한 문제를 제기했다. 이사 개인에게도 법률적인 부분에서 책임이 갈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며 이는 결국 부결되고 말았다. 이후 본교에서 법률 자문을 받아 이사들에게 문제가 될 사항이 없음을 확인 했지만, 재차 발의한 인수 추진 안건 또한 결국 이사회 내부에서 찬반이 나뉘면서 좌절되고 말았다. 


재추진된 기숙사 인수의 현 좌표


 지난달 9일 진행된 제8차 이사회 회의에서 기숙사 인수에 관한 최종 합의 내용이 논의됐다. 서희건설의 지분 90%를 본교가 인수하고 코로나19로 발생한 △지난 2020년과 2021년 MRG △전기세 △기타수익금은 서로 합의해 지급하기로 했다. 인수 시 지난 6월을 기준으로 약 261억이 대출금 잔액으로 남게 된다. 서희건설과 본래 계약한 기간보다 이르게 인수를 진행하는 것이기에 조기상환에 따른 수수료 및 여러 비용에 대한 협의가 필요했다. 금액적인 문제들은 소송을 통해 해결하려 했으나 이 역시 소송보다는 서로 협의를 보기로 했다. 조기상환 수수료의 경우 5대 5로 각자 약 1억 원씩을 부담하기로 해 △전기세 △MRG △채권과 같이 주고받아야 하는 비용 또한 협상을 통해 조율을 끝냈다. MRG에 관한 세부적인 내용은 전문가 에게 정확한 검증을 받아야 할 필요가 확인됐다. 최종 합의안에서 금액적인 부분에 대한 수정이 발생한다면 이를 고쳐서 반영할 것이며 본교가 서희 건설에 49.8억 원을 지급하고 서희건설로부터 이전 전기세 7.2억 원과 올해 1학기 전기세를 받으면 채권·채무관계가 소멸되는 것이다.


 기숙사 시설 수선 비용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학생들의 불만이 지속되고 있는 시설을 고치고, 이 또한 서희건설과 논의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기숙사 시설 실사 내용을 봤을 때 문고리와 변기 고장 등 여러 시설의 노후화로 교체가 필요한 상황이긴 하나 사용할 수 없는 상태는 아니기에 본교 측에서 수리 비용을 내야 했다. 가장 급한 벽지는 4억, 침대는 5억에서 7억 원 정도가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서희건설에 요청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므로 본교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제9차 이사회에 따르면 기존 대출금 이자를 대환대출을 통해 8.9%에서 1.572%로 인하하기로 했다. BTO 종결 합의서의 최종안을 확정했으나 인수 시기가 9월로 늦어짐에 따른 2학기 기숙사비에 대한 추가내용을 담은 협의를 진행했다. 2학기 입사료에 관한 서희건설 측의 예금 존치 의무를 명시해 지난달 서희건설과의 합의서를 학교 자문 변호사와 외부 변호사에 검토받았고, 현재 기숙사 운영 계획안은 완성됐다. 인수 후 투입 예상 금액은 약 52억 원으로, 장기적인 운영계획을 세워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는 작년 시설관리팀에서 외부업체를 통해 확인받은 사항이며, 올해 물가인상률에 따라 상승이 예상된다.  

 또한 본교 채권 추가사항과 위 사항에 대한 서희건설의 의무를 새롭게 담았으며 세세한 문구를 수정하는 등 최종안을 위한 마무리 작업을 진행했다. 앞선 추가사항을 비롯한 새 내용은 법률 자문을 받기 위해 한국사학진흥재단에 기한 연장을 요구할 예정이다. 이사회 차원에서의 인수결정을 위한 법률 자문을 받은 후 최종 의결을 내리기로 했다. 그렇다면 기숙사 인수를 통해 본교가 누릴 수 있는 혜택은 무엇일까?


인수, 뭐가 좋을까?


 현재 1년 평균 입사율이 70%가 되지 않아 내년에서 내후년에 MRG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MRG는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측정하는데 현재 정부에서 예측한 내년 물가상승률이 5.2%로 인수가 이뤄지지 않을 시 본교의 부담이 매우 커지게 된다. 인수가 이뤄진다면 본교는 수입이 없을 시 MRG로 지급해야 하는 40억에서 50억 원 정도의 금액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더 나은 서비스와 관리를 통해 입사율을 높여 적자를 최소화할 수 있게 되고, 1년 기숙사 입사료 수익인 약 55억 원 정도의 금액을 기숙사 시설 및 환경 조성을 위해 쓸 수 있게 된다. 현재 기숙사의 수용 가능 인원 은 1만 2,000여 명으로 본교 학생 중 많은 인원이 기숙사를 선택하게 하기 위해 다양한 시스템을 도입하려 한다.


6.8%의 기숙사비 인하와 다양한 혜택


 기숙사 인수가 원만하게 이뤄진다면 학생들은 당장 이번 학기부터 기숙사비 인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올해 2학기 서희건설 측에서 2인실 기준 기존 기숙사비보다 6.1%를 인상한 167만 원을 기숙사비로 정했다. 그러나 본교로 기숙사 인수가 성사될 시에 인상 전 기숙사 비용인 158만 원에서 6.8% 낮춘 금액으로 기숙사에 들어갈 수 있게 된다. 이미 지불한 2학기 기숙사비는 다시 반환될 예정이다. 내년 기숙사비는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책정될 예정이지만 기존 기숙사비보다 저렴하게 이용이 가능해진다. 또한 기숙사비로 들어오는 수입은 기숙사를 운영하는 데 쓰여 지금보다 질 좋은 공간에서 휴식과 학습이 가능해진다.


 본교에서 기숙사를 직접 운영하게 된다면 학생들의 건의 사항을 좀 더 빠르게 해결해줄 수 있게 된다.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시급하게 고쳐야 하는 부분부터 수리해나갈 예정이다. 현재 기숙사 내에 학생들을 위한 휴식 공간과 학습실을 만들고 있는데 이 또한 학교 측의 투자로 진행되고 있다. 학생들이 입주해 있는 지금 당장 모든 시설을 바꾸긴 어렵지만, 겨울방학을 활용해 불편 사항을 해소할 계획이며 기숙사만의 프로그램도 제작할 예정이다.


 전략기획팀 김선필 팀장은 “기숙사 인수가 진행되지 않을 시 학생들은 계속해서 낙후된 시설에서 지내야 한다. 생활 자체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다방면으로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학교에도 필요한 일이지만 학생들을 위해 이뤄져야만 하는 일이다. 이에 대한 학생분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김봄이 기자 Ι qq4745q@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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