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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더하기] 세상을 바꾸는 디자인
  • 김서연 기자
  • 등록 2022-05-02 14:12:36
  • 수정 2022-05-02 14:5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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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께 누리는 공평함, 유니버설 디자인
언젠가부터 잘보이지 않는 원통형 손잡이 대신 긴 손잡이를 통해 문을 여닫는 것이 당연해진 지금, 우리 주변에는 긴 래버형 손잡이만이 남아있다.
이 사소한 변화는 유니버설 디자인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본지에서는 이러한 보편과 동등의 산물 유니버설 디자인에 대해 알아봤다.

유니버설 디자인이란?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 이하 UD)이란 △상품 △시설 △서비스의 이용자들이 △성별 △국적 △나이 △장애 등으로 인해 제약을 받지 않도록 하는 보편적인 디자인을 의미한다.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라는 의미에서 △Design for all △포괄적인 디자인 △범용 디자인 등으로도 불리며 각 나라마다 역사적 배경과 용어는 다르지 만 소외 계층을 포용하겠다는 목적은 모든 국가가 동일하다.


 해당 용어는 척수성 소아마비로 휠체어를 타고 생활한 미국의 건축가 로널드 메이스에 의해 처음 사용됐다. 그는 1973년 미국 최초의 UD 법안이었던 ‘건물 접근성에 관한 법률’ 초안에서 UD를 처음 제안했다.해당 법안을 통해 사회적 약자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건물과 도로가 제작됐고 이후 생활용품과 패션 등에도 사용됨으로써 ‘동등함’이 확산됐다.


 국내의 경우, 2010년 서울시 지자체에서 해당 디자인을 처음 도입했다. 서울시는 ‘서울시 유니버설 디자인 종합계획’을 통해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당시 생소했던 UD를 알리는데 힘썼고, 지난 2016년에는 ‘유니버설 디자인 도시조성 기본 조례’를 제정함으로써 본격적인 개발을 시작했다. 바로 다음 해인 2017년에는 ‘서울시 유니버설 디자인 통합 가이드라인’을 개발해 교통약자의 이동 편의와 무장애 건물 및 공원 관련 지침을 제공했다. 또한 지난 해 새롭게 개정된 ‘2020~2024 서울시 유니버설 디자인 종합계획’ 발표를 통해 UD 의무화를 조례로 개정하고 시내 모든 공공시설에 해당 디자인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게 바로 유니버설 디자인


 그저 편한 디자인이라고 해서 너도나도 UD가 되는 것은 아니다.  앞서 언급한 래버형 손잡이는 아귀힘이 약한 노약자는 문을 열기 힘들다는 점에서 모색된 디자인이다. 이처럼 UD는 당사자가 아닌 이상 크게 인지 하지 못하는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 써야하는 섬세한 작업이다. 이에 해당 디자인이 될 수 있는 7대 원칙과 8대 목적을 충족해야 진정한 UD가 될 자격이 갖춰진다.



 이와 같은 7대 원칙과 8대 목적은 △인체측정학 △생물역학 △지 각심리학 △인지심리학 △사회참여에 기반해 설정된 조건이다. 이를 통해 UD는 그저 사회적 약자를 위한 ‘배려’가 아닌 우리 모두를 위한 ‘편리함’을 제공하고자 한다.


변해가는 세상 알아보기


 UD는 모두가 공평하게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말하기에, 사회적 약자가 아니더라도 그만큼의 유용성을 느낄 수 있다. 이는 우리가 해당 디자인을 쉽게 인지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될 수 있는데, 대표적인 예시에는 대중교통의 손잡이가 있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천장에 달린 손잡이의 길이가 제각각인 것을 본 적 있을것이다.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했던 이것은 비교적 키가 작은 어린이와 노약자를 중심으로 대중교통 이용자 전체가 사용할 수 있게 제작된 UD이다.


 양쪽 손잡이의 크기가 동일한 가위도 UD가 적용된 제품이다. 기존 가위는 오른손잡이를 기준으로, 엄지손가락을 넣는 작은 구멍과 나머지 손가락을 넣는 큰구멍으로 이뤄져있었다. 하지만 양쪽 손잡이의 크기를 같게 디자인함으로써 오른손잡이와 왼손잡이가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유니버설 가위가 제작됐다. 뿐만아니라 △힘을 들이지 않고 양치할 수 있는 전동 칫솔 △누워서 음료를 마실 수 있는 꺾인 빨대 △어깨에 메지 않아도 되는 캐리어 등 각자의 기능으로 우리의 일상 속에서 자주 활용되는 이들은, 조용히 그리고 묵묵히 ‘동등함’을 선사하는 UD의 사례이다.


김서연 기자 Ι tjdus5620@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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