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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스스로 생각할 수 없는 기계를 만드는 조직 운영 방식
  • 김화연 기자
  • 등록 2022-03-28 11: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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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학교 교육과정 중 사회·문화 과목은 사회·문화 현상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탐구 방법의 습득을 통해 합리적 의사 결정 능력을 함양할 수 있게 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다양한 사회·문화 현상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사회문제를 해결하여 민주 시민으로서의 능력을 기를 수 있다. 해당 과목은 사회조직 운영방식인 관료제와 탈관료제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관료제는 대규모 조직을 효율 중심으로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자동화된 생산 구조를 통해 인간을 조직의 부품으로 전락시킨다. 결국 관료제 속 인간은 인간성을 박탈당하는 인간 소외를 경험하게 된다.

 

 기자는 수험생 시절 인터넷 강의를 통해 본 과목을 수강했다. 기자가 본 강의의 강사는 관료제의 문제를 다룬 책 중 하나인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를 추천했다. 이후 수험생활이 끝난 뒤 이 책을 접하게 됐다.

 

 이 책의 저자인 미국의 사회학자 조지 리처는 미국의 표상이자 전 세계의 표상이 된 맥도날드의 관료제적 특성을 소개하며 ‘맥도날드화(McDonaldization)’라는 사회학 용어를 만든다. 맥도날드화란 패스트푸드점이 운영되는 원리가 미국 사회를 넘어 전 세계의 수많은 부분을 지배하게 되는 과정을 의미한다.

 

 그는 ‘맥도날드화’라는 용어를 통해 전 세계에 팽배한 관료제를 소개한다. 관료제의 발전, 즉 맥도날드화의 발전 과정은 관료제와 광범위한 합리화 과정에 대한 막스 베버의 이론을 검토하며 설명된다. 이어 베버가 우려한 논리적 극단의 예시인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을 다룬다. 더불어서 관료제를 확산시킨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 헨리 포드의 조립 라인 등을 살펴본다. 이외에도 맥도날드화를 설명하는 다양한 요소들이 소개돼 있다.

 

철저한 관료주의자는 무엇을 해야 할지를 생각하지 않는다.

그 또는 그녀는 단지 규칙만을 준수하고, 할당된 일만을 처리하며,

그것을 위계구조의 다음 단계로 보낼 뿐이다.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 中

 

 아르바이트를 해봤다면 대부분 관료제적 집단에서 기계처럼 단순한 작업을 반복했을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사회에서 창의성이 요구되지 않는 단순한 일만을 계속한다면 성장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사회초년생 시절부터 아르바이트를 한다면 관료제적 사회를 경험할 수밖에 없다. 다양한 조직 구조를 경험하지 못한 채 관료제적 사회만을 경험하고, 그에 익숙해진다면 더 이상 창조적 활동을 할 수 없을지 모르니 경계가 필요하다.

 

김화연 기자 Ι khy7303@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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