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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後] 부정확한 판정에 느껴지는 불안함
  • 김도욱 기자
  • 등록 2022-03-02 16:53:13
  • 수정 2022-03-15 09: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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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몸 상태가 급격하게 악화됐던 적이 있었다. 수시로 나오는 잔기침에 가래와 몸살이 뒤따랐다. 이틀 정도 증상이 지속되자 코로나19에 걸린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당시 일일 확진자 수가 10만 명을 넘어서던 때였기에 감염됐다 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단순히 양성 판정을 확인하기 위해 PCR 검사를 받는 절차는 조금 복잡하다. 고령이거나 검사가 필요하다는 의사소견서를 보유한 고위험군이 아니면 신속항원검사를 먼저 받고 해당 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와야만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기자는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았다. 개인이 편의점이나 약국에서 자가검사키트를 구매해 직접 검사하는 것과 달리, 선별진료소에서는 이를 무료로 제공하고 사용법을 알려줘 직접 검사를 시행할 수 있도록 한다.


 사람들이 검사를 기다리는 긴 줄 속에서, 한 손에 키트를 든 채로 검사 방법이 설명돼 있는 포스터를 보고 있었다. 포스터를 쭉 보던 와중, 마지막에 나온 ‘두 줄이면 양성’이라는 말에 덜컥 두려움이 밀려왔다. 당장 며칠 뒤 인터뷰가 잡혀있고, 신문사 마감일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방 안에서 병이 낫기만을 기다리는 모습을 상상했다. PCR 검사로 넘어가 확진 판정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추상적이었던 두려움이 점점 뚜렷해지기 시작했다. 검사 후 결과를 기다리는 10분 동안에도 음성이 뜨길 간절히 바랐을 뿐이다.


 다행히도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이를 맹신할 수는 없었다. 진료소에서 사용법을 알려주지만, 결과적으로는 전문가가 아닌 본인이 직접 시행해야 한다. 또한 대한진단검사의 학회에 따르면 신속항원검사는 PCR 검사보다 1,000~1만 배 이상 바이러스 배출이 많아야 바이러스를 검출할 수 있다고 한다. 검사의 정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음에도 여기서 양성 판정이 나와야만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음성으로 판독되면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지만, 정작 본인이 감염된 상태인지를 확실히 판단할 수 없기에 불안함은 쉽게 해소되지 않는다. 확실한 판정을 구하기 위해 검사를 받고자 하는 것인데, 불확실한 결과가 뒷받침되어야 검사받을 자격이 주어지는 방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지는 않다. 


글·사진 김도욱 기자 Ι whiting2427@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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