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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군기의 모든 것을 파헤치다
  • 이규현 기자
  • 등록 2017-04-10 11:31:15
  • 수정 2017-05-04 11:4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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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기문제는 악습, 신고센터 신설돼야"

 

 학기 초 대학가는 새내기새로배움터나 신입생환영회 등 신입생 맞이 준비로 분주하다.그런데 일부 학교에서 신입생들에게 공동체 생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기합을 줘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러한 대학군기의 발생원인과 해결책은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아주대학교 이현서 스포츠레저학과 교수를 만나봤다.

 

Q. 대학군기의 정의와 범주에 대해 알고 싶다.


 먼저 용어 정의를 하자면 군기란 ‘군인기강’을 의미하며, 넓은 범위로  신입생이  가입한  조직의  문화를  배우게  하는  것  자체를  의미한다. 행사에 불참하려던 신입생을 재학생이 설득해 행사를 참여하게 해 조직에 적응시키는 일도 일종의 군기가 될 수 있다. 그래서 대학군기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다만 요즘 학생들이 군기를 잡는 방법이 잘못돼 사람들이 군기 자체를 나쁘게 보는 경향이 있다. 예시로 새내기새로배움터에서 술을 만취할 때까지 먹여 장기자랑을 시킨다든지 억지로 술을 권하는 행동들은 고쳐져야 할 군기 중 하나다.

 

Q. 잘못된 대학군기가 생기는 원인과 그 해결법은 무엇인가.


 대학군기는 군사문화가 익숙한 전역자들이 복학을 하면서 신입생들에게 군대경험을 강조해 일어나기도 한다. 또 재학생들이 선배들에게 당했던 잘못된 조직문화 전파가 그대로 대물림되는 경우도 있다. 이를 뿌리뽑기 위해서는 대학 내에서 잘못된 군기를 강요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주로 학생자치단체나 조직의 장이 주체가 되는데, 이들이 군기가 아닌 새롭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신입생들이 조직에 잘 적응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만약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면 학교에서 주기적으로 군기와 관련한 교육을 진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Q. 문제가 되는 군기도 ‘전통’이라는 주장과 ‘악습’이라는 입장이 공존한다. 이에 대한 의견을 말해달라.


 질문에  대한  답변을  먼저  하자면  악습이다.  잘못된  방법으로  기합을 주고 문제를 일으키는 행동은 절대 전통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구타가 이뤄지거나 따돌림을 시키는 문제는 전통이 아닌 범죄행위다. 따라서 학교가 가해자들의 행위에 상응하는 징계를 내려야한다.
우리나라엔 어떠한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려는 문화가 지배하고 있어 피해자들이 잘못된 군기를 당하고 있을 때도 저항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이를 척결하기 위해 피해자들이 의식적으로 노력해 저항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며, 주변에 언제든지 도움을 요청하길 바란다.

 

Q. 학내 구성원들은 잘못된 대학군기를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우선 대학군기 문제는 일시적인 사건이 아니라 그동안 대학에 항시적으로 내제된 잘못된 권위적인 문화가 발현되는 현상이다. 그러니 항상 경계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하지만 현재 피해자가 군기 문제를 당했을 때 신고를 할 수 있는 곳이 마땅치가 않다. 그러므로 학교차원dp서 제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예를 들면 성폭력상담센터와 같은 신고센터를 신설했으면 한다. 이때 부서이름을 군기와 관련지어 학생들과 외부인들에게 군기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줬으면 좋겠다. 학생은 △제 3자 △피해자 △가해자로 나눌 수 있다. 제 3자에 위치한 학생들은 이런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 문제가 해결되는 것까지 지켜봐야 한다. 피해자는 앞에서 말했듯이 피해를 당했을 때 참는 것이 아니라 용기내 말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해자들은 기존의 범죄행위가 아닌 새로운 방법으로 조직문화를 적응시켜나가야 할 것이다.

 

 

 

 이 교수는 “대학 내의 강압적이고 권위적인 문화 자체가 없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몇몇 학교 예체능 계열의 상명하복식 문화는 군대를 떠올릴 만큼 아직도 심각하다. 대학군기 문제는 이러한 왜곡된 문화에서부터 시작된다. 잘못된 문화는 척폐하고 다른 좋은 사례들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도입해 건강한 대학사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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