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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고 있는 총학생회, 그 이유는?
  • 이소연 정기자
  • 등록 2017-04-10 11:23:15
  • 수정 2017-05-04 11:4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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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잃어버린 학생자치에 외면당한 학생회”

 

 총학생회가 정상체제가 아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체제로 운영되는 일은 비단 본교의 문제만이 아니다. 많은 대학교의 총학생회가 부재 상태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본교 외에 총학생회 비대위 체제로 운영되는 학교는 어디이며, 학생사회의 분위기가 이렇게 흘러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본지는 타대학교의 사례를 알아보고, 강원대학교 김재훈(사회학과) 교수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학생대표 없는 학생들

 

 올해 여러 대학교는 총학생회 비대위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실제로 △연세대학교 △서강대학교 △숙명여자대학교 △서울시립대학교 등 의 대학은 작년 후보 등록 기간 내에 등록을 신청한 후보자가 없었다. 특히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는 1961년 총학생회 발족 이래 최초로 선거가 무산돼 화제가 됐다. 작년 말, 연세대학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입후보 등록 공고를 했지만 제 54대 총학생회 후보자엔 아무도 출마하지 않았다. 게다가 총학생회뿐만 아니라 4개의 단과대학에서도 후보가 나오지 않았다(2016년 11월 12일 기준). 이에 대해 연세대학교 사회과학 대학 학생회 홍용우(정치외교·2) 부회장은 “구조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학생들의 관심 저조가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며 “학생회가 학생들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이 부족했기에 앞으로 내부적인 성찰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강원대학교 김재훈(사회학과) 교수

 

Q. 현재 총학생회 비대위 체제로 운영되는 대학교들이 증 가하고 있는 원인을 말해달라.

 

 학생회는 크게 총 3가지의 기능을 갖고 있다. △사회정치적 의식 대변의 기능 △학생들 간 이해관계 대변의 기능 △문화적 욕구 대변의 기능이다. 이들은 어느 한 기능에 치중하면 다른 기 능에 소홀할 우려가 있는 긴장관계 속에 있다. 세 가지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 간 이해관계 대변의 기능’으로 △주거비 걱 정 △취업 문제 △아르바이트 부당 대우에 대처하는 역할이 포 함된다. 과거 학생운동이 활발했던 80~90년대 초반의 학생회는 학생정치조직의 성격을 가지고 있어 본 기능을 잘 수행했다. 그 러나 민주화 이후 학생회는 분화가 발생하며 과거와 달리 ‘학생 들 간 이해관계 대변의 기능’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자연스레 다른 두 역할에 치중하는 현상이 발생 했다. 사회정치적 의식을 대변하는 학생회의 경우 정치조직의 성격을 가지게 된다. 반면 문화적 욕구 대변의 기능을 중시하는 학생회는 축제와 같이 오락 중심 공약과 활동에 집중하며 기획사 로 전락해버린다. 이같은 상황을 지켜본 학생들은 학생회가 자 신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외면하곤 한다. 결국은 학생회를 뽑는 일에조차 참여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즉, 현재 학생자치의 위기가 자연스레 비대위 체제의 구성을 나오게 했다고 볼 수 있다.

 

Q. 현재 이러한 학생사회의 분위기를 개선하기 위해선 어 떠한 노력이 필요한가.

 

 과거에는 학생회장을 하면 사회에 진출할 때 훨씬 많은 기회 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그런 장점이 없어 문제가 된다. 학생회장의 입장에서는 학생회 관련 일을 하는 것 자체가 소 비비용이며, 본인에게 득이 되는 것조차 없다. 이 문제 때문에 학생들이 후보자로 나오지 않고 있으므로 학생회장에게 현실적 인 보상이 제공돼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학생회가 앞서 말한 ‘학생 이해관계 대변의 기 능’에 치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예를 들어 지역노동시장의 협력·결합을 통해 학생들의 취업을 도와주고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인적자원을 개발하는 방법이 있다. 학교 또 한 적극적으로 나서서 학생회의 위상을 다시 한번 재점검하고 학 교 발전을 위한 동반자로 인정해 줄 준비를 해야한다.

 

 

 지금까지 본지는 총학생회 비대위 체제에 대한 사례 및 의견을 알아 봤다. 실제로 현재 대부분 학교의 학생회는 축제나 체육대회 때 얼마 나 일을 잘 진행하는지에 따라 평가가 좌우되곤 한다. 그러나 학생회는 축제를 위해 마련된 기구가 아닌 학생들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존재하는 기구다. 앞으로는 학생대표자치 기구라는 본질을 잊지 않 도록 이러한 점이 개선돼야 할 것이다.

 

이소연 기자│lsj96821@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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