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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이] 가상화폐, 새로운 화폐의 등장과 신기루 사이
  • 백민정
  • 등록 2021-05-17 11: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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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상화폐 구제와 규제, 어떻게 이뤄져야 할까
바야흐로 코인 광풍의 시대다. 너도 나도 가상화폐 시장에 뛰어들면서 ‘코인 하나로 억을 벌었다더라’하는 무용담이 무성하다. 동시에 이러한 가상화폐가 새로운 자산 형태의 등장일지 그저 신기루에 불과한 것일지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과연 가상화폐는 자산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까?


내 자산 맡길 수 있겠니


암호화폐란 피투피(P2P: Peer-to-Peer) 네트워크에서 안전한 거래를 위해 암호화 기술(cryptography)을 사용하는 전자 화폐다. 현재 전 세계 암호화폐시장의 시가총액은 2조 달러가 넘은 상태이고, 이 중 1조 달러를 차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암호화폐가 바로 비트코인이다. 비트코인은 블록에 데이터를 담아 체인 형태로 연결한 뒤 이를 분산 저장한 공공 거래 장부, 즉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다.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암호화폐의 규모는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 ‘빗썸’ 등에 상장된 코인의 양으로 봤을 때 약 300개 정도로 추정된다. 또한 집계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현재 거래되고 있는 코인은 9,500개 정도다. 이는 지난 2017년 2,000개 정도였던 것에 비해 급증한 수다.


지난 11일, 4대 가상화폐 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신규 가입자는 약 250만 명이었고 그 중 20대와 30대의 비율이 63.5%였다. 규모는 개인마다 다르지만 너도나도 가상화폐 시장에 발을 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6,000만 원을 돌파하는 등 시세가 급등하면서 일확천금을 노리는 2030세대의 코인 광풍이 다시금 불어 닥쳤다.


그런데 제대로 된 공부나 준비 없이 시장에 뛰어들어 하루 종일 화면만 보며 ‘올라라’ 염원만 하는 미숙한 상태의 2030세대가 많다. 왜 오르는지, 왜 떨어지는지도 모르고 +와 –로 바뀌는 숫자에만 집중할 뿐이라는 말이다. 아무것도 모른 채 파란색이 되면 울고, 빨간색이 되면 웃는 것이다.


대담한 도전? 무모한 도전?

그렇다면 2030세대가 암호화폐 거래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본지에서는 본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가상화폐와 관련된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총 48명의 응답자 중 43.8%인 21명이 가상화폐 거래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거래한 가상화폐의 종류는 △비트코인(37.5%) △이더리움(20.8%) △도지코인(12.5%) △기타(64.6%)였다. 응답자들이 꼽은 가상화폐의 장점은 정부의 개입 없이 24시간 거래가 가능하며 환율에 영향을 받지 않아 이체 수수료가 없다는 것 등이었다. 반면에 응답자들이 꼽은 단점은 등락의 전환이 빨라 24시간 신경을 써야 하고 아직 상용화가 덜 돼 관련 체계가 가시적이지 않다는 것 등이었다.


현재 암호화폐는 거래 수수료가 없다. 이에 정부에서는 암호 화폐를 자산으로 인정해 세금을 걷어야 하는지에 대해 논의 중이기도 하다. 본교 응답자들 중 79.2%는 가상화폐를 자산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답했고, 20.8%는 가상화폐를 자산으로 인정 할 수 없다고 답했다. 또한 전체 응답자의 58.3%는 세금부과에 찬성했고 35.4%는 세금부과에 반대했다. 정부 측에서 암호화폐 거래 사기 등으로 인한 피해를 구제해주는 법안 발의를 논의 중이라고 밝히자 여론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기도 했는데, 본교 응답자들은 개인 투자이기 때문에 구제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 41.7%, 가상화폐 시장이 커진만큼 구제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 52.1%였다.


암호화폐 거래 경험이 있는 A군은 “△결혼자금마련 △자택 마련 △노후준비 등을 하기에 시간과 수익이 부족해 단기간에 고수익 베팅을 할 수 있는 암호화폐가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과연 이대로 괜찮은가


암호화폐가 대두된 이후 키워드가 된 것은 ‘채굴’이다. 문제는 지난 2017년 이후 가상화폐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채굴과 연동된 그래픽카드 수요가 급증해 가격이 60~70% 급증했다. 또한 채굴에 쓰이는 하드웨어적인 생산 방식 과정에서 전기 사용이 과다하다는 지적이다. 앞서 언급한 2030세대의 무분별한 가상화폐 거래는 젊은세대 자금의 흐름을 파악할 수 없게 만들뿐만 아니라 환경에도 치명적이다.


예로부터 화폐의 가치와 형태는 꾸준히 변해왔다. 조개나 곡식에서 지금의 화폐 형태를 갖추기까지 수많은 변혁과 그 안의 시행착오가 존재했을 것이다. 암호화폐의 등장도 자산형태 변혁의 시작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변혁이 신기루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백민정 기자│1009bmj@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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