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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부터 조판까지, 좌충우돌 신문제작기
  • 이소연 정기자
  • 등록 2017-04-10 10:50:26
  • 수정 2017-05-04 11:4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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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정 하나로 굴러가는 기자들의 2주살이

 

 2주에 한 번씩 가판대에 새로 올라오는 경기대신문을 보며 당신은 어떤 생각을 했는가?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40면의 신문에는 본교 학생기자들의 많은 노력이 담겨 있다. 간단하게 보이는 신문이지만 한 호를 만들기까지의 과정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다. 본교의 재 학생인 동시에 신문사에 몸담고 있는 학생기자들은 어떤 생활을 하고 있을까. 지금부터 경기대신문 제작과정 속으로 들어가보자.

 

좋은 기사의 첫 단추, 팀회의 시작

 

 경기대신문은 2주에 한 번 발행되며 1주차는 취재주, 2주차는 마감 주로 진행된다. 좋은 신문을 판가름하는 가장 근본적인 요소는 ‘독자들 에게 필요한 기사’이며, 이러한 기사의 밑바탕은 좋은 기획이다. 이 좋 은 기획을 선정하기 위한 자리가 바로 1주차 월요일의 팀회의다. 팀별 기획회의는 △대학팀 △문화팀 △사회팀 각각 팀장의 주도 하에 진행 된다. 회의 전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잘해왔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 로 기획준비를 해 오는 것은 금물! 본인이 준비해 온 기획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설득하기 위해서는 △기획 의도 △취재처 △문단까지 꼼꼼히 생각해서 가져와야 한다. 이때 사전조사가 당연히 기반이 돼야 하며 문단은 다른 사람이 봐도 기사를 무리없이 쓸 수 있을 정도로 탄 탄해야 한다. 각자 준비해 온 자신의 기획을 발표한 후에는 회의를 거 쳐 지면마다 가장 좋은 소재를 택한다. 어떤 소재로 기사를 쓸지 결정 했다면 팀장을 중심으로 문단을 구성 및 최종 정리한다. 회의 후 각 팀 마다 팀원 중 한 명이 기획 내용을 정리해서 올리면 드디어 첫 걸음을 한 셈이다. 이러한 단계가 2주에 한 번씩 반복되다 보니 학교생활 중 기사거리를 찾는 일은 학생기자의 자그마한 습관 중 하나다. 혹시라도 가던 길을 멈추고 학교 건물이나 대자보를 찍는 학생이 있다면 학생기 자라고 생각하면 된다.

 

1주차의 꽃은 바로 전체회의!

 

 팀회의가 끝났다고 해서 안심하기엔 아직 이르다. 바로 오는 화요일 에 더 중요한 평가회의 및 전체회의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평가회의는 지난 호의 신문을 다 같이 분석 및 평가하는 자리다. 기자 들은 잠시 독자가 돼 모든 기사를 읽어오고 개선하고 싶은 점을 생각해 온다. 평가회의 때 기자들은 각 기사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적은 신문 을 한 호씩 들고 참석해 의견을 펼친다. 단순해 보이지만 이는 더 발전 하는 신문을 만들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단계이다. 그 후 이어질 전체 회의는 각 팀마다 야심차게 준비해 온 기획을 다른 팀에게 발표하는 자 리다. 다른 팀의 기획을 듣고 좋은 기사가 나올 수 있을지에 대해 서로 열띤 토의와 토론을 거친다. △대학팀 △문화팀 △사회팀은 다같이 뭉 쳐 학생들에게 다양한 정보와 즐거움을 안겨다주는 40면의 신문을 만 들기 위해 함께 고민한다. 이렇다보니 회의가 길어지게 되면 하루 더 연장해 1주차 수요일까지 이어지게 된다. 하지만 다들 탄탄한 기획을 준비해왔을 땐 그럴 일이 없으므로 이쯤 되면 기획과 팀회의가 얼마나 중요한지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기사의 소재와 문단을 정한 후 에는 기자들이 가장 긴장하는 시간인 분공, 즉 담당 기사를 나누는 시 간이 온다. 자신이 원하는 기사를 쓰기 위해서는 빠른 스피드와 약간의 운이 따라줘야 한다. 모두가 울고 웃는 기사 배분이 끝나면 길었던 전 체회의도 끝~

 

산전수전 거쳐 도달하는 취재원과의 만남

 

 이제 기자들은 본격적으로 자신이 쓸 기사에 대한 취재를 시작한다. 취재를 하기 위한 첫 단계는 우선 취재원과의 인터뷰를 잡는 것! 취재 원과의 인터뷰 약속을 잡는 일은 많은 기자들이 어려워하는 부분 중 하 나다. 인터뷰를 토대로 기사의 질이 판가름 나는데다 민감한 내용의 기 사일 경우 인터뷰를 거절하는 취재원도 종종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 당황하지 않고 잘 대처한다면 당신의 기사는 이미 반쯤 성공한 셈이 다. 기사의 질을 결정짓는 또 다른 요소로는 질의서가 있다. 질의서란 인터뷰를 해주는 취재원에게 할 질문을 미리 준비하는 질문지다. 정기 자와 수습기자들은 질의서를 작성한 후 국·팀장에게 수정을 받는다. 최 종 통과를 받은 질의서는 인터뷰를 할 취재원이 답변을 준비할 수 있도 록 메일로 발송된다. 그 후 인터뷰 날짜에 맞춰 취재원과 질의응답을 진 행하면 된다. 인터뷰 때는 기사를 준비하며 느꼈던 의문점이나 이해가 안되는 점을 모두 질문하고 와야 정확한 정보를 토대로 기사를 쓸 수 있 다. 따라서 인터뷰를 가기 전에 제대로 된 사전 조사는 필수적인 요소다. 인터뷰 당시에 놓친 내용이 기사를 쓸 때 꼭 필요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취재는 빠르면 1주차 금요일, 늦으면 2주차 월요일까지는 마쳐야한다.

 

마감 때 필요한 것은? 집중력과 인내심!

 

 정신없는 1주차 취재주가 지나면 드디어 2주차 마감주가 시작된다. 새로운 주의 시작인만큼 마감은 또 다른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혹시 라도 이때까지 기사가 나오지 않았을 경우 뒷감당은 본인의 몫이다. 2 주차 화요일에 기사의 초고를 들고 오면 먼저 자신이 속한 팀의 팀장에 게 퇴고를 받는다. 이 때 필요한 것은 국·팀장 선배와의 호흡이다. 선배 가 퇴고를 잘 봐주고, 본인이 수정을 꼼꼼히 한다면 국장에게 퇴고 받는 횟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참고로 자신이 기사를 잘 써올수록 퇴고 받 는 횟수가 줄어드니 좋은 기사는 빠른 마감의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다. 팀장에게 퇴고가 끝나면 국장에게 기사가 넘어간다. 정상적인 마감을 위해서는 개인적인 생활을 잠시 미루고 기사에 집중하는 약간의 희생 이 필요하다. 이는 학생들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제대로 된 기사를 쓰 기 위해 감수해야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마감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은 섣부른 판단! 가족 못지않은 끈끈한 유대감을 갖게 해주는 것도 마감의 장점 중 하나다. 특히 자신의 기사가 최종 통과됐을 때 그 기쁨은 직접 경험해보지 않는 이상 알지 못한다. 마감에 있어서 제일 잘 어울리는 사자성어는 고진감래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마지막 문턱, 조판을 마주하다

 

 이제 드디어 마지막 단계만 거치면 신문 한 호 완성! 본지는 격주로 한 번 조판을 진행한다. 조판소에서는 모든 기자들이 완성된 전체 기사들을 한 번씩 읽어야한다. 단순히 기사를 읽는 것이 아니라 오타나 문맥적으로 고쳐야 할 점을 발견하는 작업이다. 사소한 오타를 발견하면 곧장 수정하지만 문맥적인 흐름을 개선하고 싶을 경우 담당 기자에게 가서 의견을 물어보는 것이 기본 예의다. 모든 기자들이 같이 하는 작업이 라고 해서 소홀히 넘어가면 안된다. 안일한 생각으로 고칠 부분을 그냥 넘겼다간 발 행된 신문에서 오타나 잘못된 정보가 담긴 기사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순간의 방심이 큰 실수로 이어지는 것이 조판작업이기에 조판 시 필요한 것은 오직 빨간 펜과 집중력 이다. 물론 중간에 저녁 식사 메뉴를 고민하는 것도 소소한 재미 중 하나다. 조판까지 마무리되면 가판대에 올려지는 따끈따끈한 신문이 완성되며, 신문 한 호의 대단락이 마무리된다.

 

지금까지 본지의 제작 과정을 살짝 엿 봤다 . 학생기자로서 얘기하자면 신문사 생활에서만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 분명히 존재한다. 상상해보라. 자신 이 쓴 기사가 실린 신문이 가판대에 놓여져 있는 모습을 본다면? 자신의 기사를 통해 학교의 일부분이 변화된 점이 존재한다면? 이러한 즐거움은 글 로 혹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것이다. 지금 이 기사를 읽고 있는 17학번이 있다면 이 말을 전해보고 싶다. 우리와 함께 이러한 즐거움을 누려보는 것 은 어떨까?

 

 이소연 기자│lsj96821@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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