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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메인] 지금도 틀리고 그때도 틀렸다
  • 강신재 기자
  • 등록 2021-03-29 09:2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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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채용 성차별 문제
최근 면접을 봤던 지원자의 폭로로 동아제약 채용 과정에서 면접관이 성차별적 발언을 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기업 채용 과정의 고질적인 문제인 성차별이 현재에도 여전히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채용 성차별 문제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동아제약 채용 성차별 문제의 발단


지난 5일, ‘네고왕’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된 동아제약과의 생리대 할인 계약 영상에 동아제약 채용 성차별에 대한 폭로성 댓글이 달렸다. 이 댓글이 퍼져나감과 동시에 작성자가 쓴 당시 동아제약 면접 후기 또한 화제가 됐다. 이들의 내용은 “여자는 군대에 가지 않았으니 남자보다 월급을 적게 받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냐, 동의하냐”, “군대에 갈 생각이 있느냐” 는 질문을 직접 들었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해당 면접관은 인사팀장인 것으로 알려져 더 문제가 됐다.

논란이 빠르게 퍼지자, 동아제약은 최호진 사장 명의로 “면접관 중 한 명이 지원자에게 당사 면접 매뉴얼을 벗어나 지원자를 불쾌하게 했다”며 해당 영상 댓글창에 즉각적인 사과를 했다. 또한 동아제약은 한 신문에서 “회사에서 군 미필자 대비 군필자의 처우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신 인사 제도 도입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해당 면접관이 당시 면접자의 의견을 듣고자 군대 관련 질문을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댓글 작성자가 카카오 브런치에 추가로 작성한 글에서는 동아제약이 언론에 내놓은 해명과 사과 댓글은 합당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정말 지원자의 논리성을 보고 싶었다면 해당 질문은 개인 질문이 아니라 공통 질문이어야 하며, 같이 면접을 진행했던 남성들에게 군대에서 겪은 경험에 대해 물었을 때는 답변을 주의 깊게 듣고, 작성자가 답변했을 때는 인상을 찌푸렸다는 것이다. 또한 유튜브 댓글에서만 사과를 한 것뿐 아니라 그 내용도 잘못됐다고 언급하며 제대로 되고 진정성 있는 사과문을 요구했다. 결국 지난 22일, 동아제약은 홈페이지에 공식 사과문을 게시했다.


또다른 피해자들


지난 2018년, 금융감독원 조사로 지난 2013년 하나은행의 채용 성차별 사례가 밝혀졌다. 당시 하나은행의 상반기 최종 합격자는 남성이 97 명, 여성이 9명이었고, 하반기에는 남성을 104명을 뽑은 반면에 여성은 19명이었다. 최종 합격자의 남녀 성비를 4:1로 사전에 정해 놓고 채용 절차를 시작한 것이다. 채용 과정 초반에는 남녀 성비가 거의 비슷했지만, 점점 채용 전형이 진행될수록 남성의 비율이 높아졌다. 애초에 성비를 4:1로 정했기 때문에 서울 지역 여성의 서류 전형 합격 커트라인은 467점이었지만 남성의 경우 419점이었다. 또한 최종 면접 과정에서 합격 점수에 도달했던 여성 2명을 탈락시키고 남성 2명을 합격시키는 조작이 드러났다. 대전 MBC도 1997년 이후 뽑은 정규직 아나운서는 남성 뿐이었다.


본교의 한 졸업생도 면접을 보는데,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같이 면접을 보던 남자들에게는 하지 않은, 결혼하고 출산하더라도 회사를 오래 다닐 수 있겠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취업 포털 ‘사람인’이 작년 구직자 1,73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 남성의 9.6%, 여성의 30.4%가 면접에서 향후 결혼·출산 계획 등과 관련된 질문을 들었다고 답했다.


채용 성차별 사건에 대한 대응


△미국 △캐나다 △영국 등 해외에서는 대부분 고용기회균등을 실현하기 위해 관련된 법뿐만 아니라 ‘고용균등위원회’가 마련돼 있다. 이들은 사회 약자 계층을 보호 계층으로 선정하고 이들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법을 만드는 등으로 노력한다. 또한 미국 고용균등위원회는 부서를 따로 두고 당사자들 사이에 중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채용상 성차별을 막기 위해 △‘채용절차법’ △‘남녀고용평등법’ △‘고용정책 기본법’ 등을 운용하고 있다. 또한 여성가족부는 가족 친화 제도를 모범적으로 운영하는 기업에 인증을 부여하는 ‘가족 친화 기업’ 인증 기준에 고용 등에서 특정 사람을 차별하면 심사에서 탈락시키는 기준을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도 노동위원회에 차별 구제 절차 신설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글 ·사진 강신재 기자│sinjai12@kyong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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