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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군기, 더 이상 놔둘 수 없는 악습의 고리
  • 황재영 대학팀 정기자
  • 등록 2017-04-10 10:37:36
  • 수정 2017-05-04 11:5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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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끊이지 않는 논란, 대학 군기문제


끊이지 않는 논란, 대학 군기문제


  본교에서는 이전부터 크고 작은 학내군기문제가 발생해왔다. 대표 적으로 작년에 본교 경찰행정학과 군기가 학내에서 크게 논란이 됐다. 작년 6월, 본교 커뮤니티 사이트 ‘경기업’ 익명게시판에 경찰행정학과 소속이라고 밝힌 한 학생이 장문의 글을 제기했다. 경찰행정학과의 잘 못된 군기에 관한 내용이었다. 그 중 일부를 살펴보면 △새내기새로배 움터(이하 새터)에서 신입생 엎드려뻗쳐 △선배들이 해준 수강신청 변 경 금지 △개강총회에서 신입생에게 막걸리 뿌리기 등이 포함돼있었 다. 5일 뒤 해당 학과 학생회 회장은 ‘무한경행’ 페이스북 페이지에 공 식 성명서를 기재했다. 자신들의 잘못된 군기를 인정하고 앞으로 새터 L.T(Leadership Training) 잠정폐기, 막걸리 헌주 금지 등을 결정 한다는 내용이었다. 2015년 행정학과에서도 위와 비슷한 사건이 발생 했다. 익명을 요구한 행정학과 재학생은 “당시 선배들이 해오름식 도 중 신입생들에게 막걸리를 뿌리고 술을 억지로 강요했다”며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신입생들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아 매우 불쾌했다”고 전했다.

 

 타대학교의 학내군기 사태 또한 언론에 보도되며 과한 군기에 대한 심각성이 한층 부각됐다. 한양대학교(에리카캠퍼스)에서는 해양융합 과학과 재학생이 OT에서 신입생을 대상으로 새벽 구보를 강압적으로 시켜 문제가 됐다. 이후 해당 학과 회장은 위의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 문을 올렸다. 이화여자대학교 체육과학부 재학생들도 ‘선배에게는 카 톡으로 연락하라는 말이 있기 전까지 문자로 연락을 드린다’는 내용이 포함된 ‘신입생 예절지침 10가지’를 신입생들에게 공지하며 질타를 받았다.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군 본교 체육대학 대학군기 


  최근 본교 커뮤니티를 통해 위와 같은 군기사태가 올해 본교에도 여 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져 많은 학생들이 충격에 빠졌다. 지난달 새터 일정이 마무리된 후 학내 커뮤니티 사이트인 ‘경기대학교 대나무 숲(이하 대나무숲)’과 ‘경기업’에 본교 체육대학 군기와 관련된 글이 쏟 아지기 시작했다. 글에는 △새벽 구보 △앉았다 일어났다 반복기합 △ 정좌로 앉아 눈감은 채로 있기 등의 행동을 신입생들이 강요당했다는 내용이 다수 포함됐다. 뿐만 아니라 체육대학 어느 학과 단톡방에서 군 기 제보자들을 무시하는 대화내용이 캡쳐돼 대나무숲에 올라오며 학생 들의 분노는 더욱 거세졌다. 제 47대 해시태그 체육대학 학생회 김종 성(사회체육·4) 회장은 “일부 잘못된 방식으로 힘들었을 신입생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전했다.

 

  체육대학의 군기는 2014년에도 이슈가 됐었다. 경기일보에 따르면 당시 14학번 학생들 간 갈등이 발생하자 09학번 학생 3명이 200여 명 의 후배들을 대운동장에 집합시켰다. 이후 ‘선배들이 기합을 주려고 하 는데 무섭다’는 신고가 수원중부경찰서에 접수돼 경찰이 출동하는 상 황이 벌어졌다. 결론적으로 신고한 학생들이 경찰들과 연락이 닿지 않 아 추가 조사는 진행되지 않았지만, 학생들이 심리적으로 겪었을 두려 움이 그대로 드러난 사건이었다.

 

체육대학 학생회, 군기 사태에 입을 열다


  지난달 25일 체육대학 학생회는 대나무숲과 ‘무적체대’ 페이스북 페 이지에 이번 사태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표명을 했다. 해당 학생회는 “전통이라는 명목 하에 내려오는 악습이 남아있음을 체육대학 구성원 들도 인정하고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한다”며 “부조리한 군기 를 확실히 없애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분기별 익명 설 문조사와 개강 직후 재학생과 신입생간의 간담회를 개최하겠다고 공지 했다. 입장표명이 올라온 후 일부 학생들은 악습 철폐를 위한 체육대학 의 앞으로의 행보를 응원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익명조사 의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과 함께 구체적이지 않은 대안제시에 해명을 요구하며 엇갈린 입장을 보였다.

 

  입장표명에서 밝힌 바와 같이 실제로 체육대학 학생회는 지난 2 일 복지관 중강당에서 간담회를 개최했으며 200여 명의 체육대학 소 속 학생들이 참여했다. 김 회장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학생들에게 다 시 한 번 확실히 사과했다”며 “부조리한 군기와 관련한 질의응답시간 을 통해 신입·재학생들의 입장과 의견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어 “방과 후 시간을 내서 익명을 확실히 보장한 설문 조사를 진행할 예 정이다”며 부적절한 군기 폐지와 더불어 체육대학 발전을 위한 학생들 의 다양한 의견을 들을 것을 약속했다.

 

대학군기문제를 바라보는 학교와 학생회의 시선


  학교 측은 대학군기를 학교의 주도로 강력히 규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학생지원팀 오상선 과장과 예술체육대학교학팀 김형균 팀장 모두 “단과대학 학생회를 비롯한 학생들의 자치적인 생활을 보장해주는 것도 학교의 역할 중 하나다”며 “군기와 관련해 매번 학생 회와 이야기를 나누지만 학교가 나서서 강압적으로 제재하기에는 무리 가 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향후 본 사안을 학과장 회의 안건으로 올려 논의 할 예정이다”며 학교 측 나름의 노력을 할 것을 밝혔다. 덧 붙여 “무엇보다 학생들 스스로가 악습 척결에 대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자세가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학생들 또한 대학군기를 확실히 뿌리 뽑겠다는 입장이다. 김 회장은 “나 또한 선·후배간 예의라는 변명으로 발생해온 몇몇 부조리한 군기 가 정말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올해 안으로 책임지고 확실히 척결 하도록 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또한 향후 부조리한 행동이 재 발했을 시 학생회 차원에서 해당 재학생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으며 강 경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원캠퍼스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 회 위원장이기도 한 김 회장은 “체육대학뿐만 아니라 타 단과대학에서 도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선배들의 부조리한 행동이 있을 것이라 생각 한다”며 “학내 전반적인 군기문제가 보다 심각하게 드러날 경우 중앙 운영위원회에서도 심도있게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그는 “본 사안과 관련해 학교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도움을 요 청할 계획이 있다”며 다방면에서 해결책을 모색할 것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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