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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 구재단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경기대의 미래는 없다
  • 정아윤
  • 등록 2021-02-28 21:56:20
  • 수정 2021-02-28 21:5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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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구재단 대표인물인 손종국 총장이 또 본교 교수채용 비리 의혹에 휩싸이며 경찰에 고발됐다. 그는 2년 전부터 학교 설립자 후손임을 명분으로 학내 복귀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냈으며, 이사회도 기다렸다는 듯이 교육부에 그의 이사 취임 승인을 요구하고 있다. 작년 교육부로부터 손 총장의 승인이 계속해서 지연되자 그는 모 언론사 인터뷰를 통해 젊은 나이에 총장이 돼 분별력 없이 행동했고 그 과오들을 뉘우쳤으며 앞으로 본교를 위해 여생을 바치겠다는 입장발표까지 했다. 그런데 그러한 발표를 한 지 3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고발당한 것이다. 이처럼 손 총장은 학교에서 쫓겨난 17년 동안 지속적으로 학교에 부정적인 영향을 행사한 의혹으로 고소·고발당하며 학교 명예를 실추시키고 있다.


 손 총장이 이사로 선임된다면 이사장으로 취임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그렇기에 교내 복귀를 주장하는 순간부터 학교 중장기 발전모델과 비전에 대한 구상을 마쳐놓고 구성원들을 향해 꾸준히 그 내용을 공유하고 소통해야 한다. 하지만 2년 동안 그가 보여준 모습은 어땠는가. 학교에 부정한 영향을 행사한 의혹들로 고발당하고 각종 시위의 대상이 됐다. 심지어 복잡하게 꼬인 채무관계가 드러나면서 이사 복귀의 숨은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합리적인 의심들로 부족했던 신뢰마저 완전히 깨뜨렸다. 과거 잘못에 대한 통렬한 반성은 물론이고 두 번의 과오는 없을 것이라는 확약과 학교 발전에 대한 비전 없이는 그의 복귀시도는 구성원들의 협상테이블에 영원히 오를 수 없을 것이다. 사학비리 종합세트로 불리는 상지대학교 ㄱ 총장도 학교에서 물러난 지 10년만인 2014년에 복귀했지만 재임 중 추가 비리가 확인돼 다시 해임됐다. 당시 ㄱ 총장의 학교 복귀에 구성원들은 많은 우려를 표했음에도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또 깊은 상처를 받게 된 것이다. 비리사학재단의 온상이 당사자로는 개선될 수 없음이 사례로써 증명된 것이다. 총장이 복귀한다면 우리도 다시 깊은 상처를 감내해야 될 것이다.


 임시이사체제를 겪으며 학교 구성원들은 이때까지 학교 정상화와 발전을 위해 구성원 개개인들이 경기대학교라는 주인의식을 갖고 노력해왔다는 것에 의문을 품을 자는 없을 것이다. 특히 학교가 대내·외적으로 어려울 때는 구성원들이 똘똘 뭉쳐 그 위기를 잘 넘겨왔다. 최근 대학가를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 19에 대한 대처를 대표적으로 들 수 있다. 그럼에도 학교에는 아직 손 총장을 기다리고 있는 구성원들이 있다. 그를 기다리는 사람들도 스스로를 경기대학교라고 여기고 있고 그의 복귀가 학교 미래를 위한 최선이라고 생각하기에 우리는 앞으로도 구재단에 대한 대립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만약 그의 복귀를 포기하지 못한다면 스스로가 경기대학교라는 마음가짐을 폐교시켜야 한다. 구재단 복귀문제는 이제 우리 미래를 논하는 의제가 아닌 과거를 향한 패착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교육부에서 개방이사들을 학교에 추천해 지난달 학계에서 다양한 경력을 가진 교수들이 개방이사로 최종 선임됐다. 지난 개방이사들은 손 총장 복귀에 찬성하며 개방이사 취지에 맞는 활동들을 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있던 반면 이번에는 구재단으로부터 자유로운 외부인사가 개방이사로 선임이 된 것인데, 이는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구재단 복귀에 대한 소모적인 대립은 이제 멈추고 앞으로 이 기회를 잘 살려 경기도를 당당히 대표할 수 있는 경기대학교가 되길 바란다.

이규현 (경영·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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