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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수강신청하러 입학했습니다
  • 백민정
  • 등록 2021-03-02 08:4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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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학년도부터 본교 수강신청 시스템이 바뀌었다. 오전 12시에 초기화되던 당일 순번 시스템이 사라지고 첫날 신청한 대기번호가 3일간 유지되며 수강 인원 증원 시 순서대로 수강신청이 된다. 만약 첫날 수강신청에 실패한 경우, 2주 후인 수강정정 기간에 다시 신청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부분이 학생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많은 재학생들이 혼란스러워했다. 이에 수강인원 증가는 정정기간에 이뤄진다면서 3일이나 수강신청기간이 주어진 것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고 일부 강의의 수강인원이 늘어났다는 글들로 인해 학생들은 수강신청 실패에 대한 불안을 느껴야 했다.


수강신청기간이 되면 어김없이 본교 익명 커뮤니티에 불만을 토로하는 글들이 올라온다. 학과 정원이 80명인데 수강인원이 60명으로 제한된 필수전공 과목이 있는가 하면 강의계획서가 업로드돼있지 않거나 강의자에 대한 정보가 없는 과목도 허다하다. ‘들을만한’ 교양 찾기도 하늘의 별따기다.


왜 학생들은 등록금을 내고도 배움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가. 수강신청이 뭐길래 이렇게 불필요한 경쟁을 해야 하는가. 강의자가 부족하다면 강의 정원을 늘리고, 한 명의 강의자가 관리할 수 있는 학생 수에 한계가 있다면 강의자를 늘려야 할 것이다. 특히 ‘필수’라 고 명시해둔 것들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필수전공으로 반드시 듣게 만들고서 들을 수 없는 상황을 설정해두는 것은 모순이다.


강의평이 낮은 수업은 없애거나 개선책을 찾아야 할 것이고, 강 의평이 높은 수업은 강의 횟수를 늘리거나 대형강의로 만들어야 한다. 배우기 위해 대학에 왔는데 한 번의 클릭으로, 단 1초 차이로 배움의 기회를 놓치는 것은 부당하다. 이것은 과연 강의를 수강하기 위한 신청인가 수강신청 자체를 위한 무의미한 행동인가. 학교는 학생들이 배움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의무가 있다. 모든 일에는 시행착오가 있는 법이지만 학생들을 상대로 실험을 해서는 안 된다.


백민정 기자│1009bmj@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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