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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 조승화
  • 등록 2020-12-07 11:3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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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도자는 어떤 목적이나 방향에 따라 집단을 가르치고 이끄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왕 △기업 대표 △국회의원 같은 사회 지도층이 주로 해당한다. 지도자는 집단을 가르치고 이끌어 간다는 지위에 맞게 많은 권한을 부여받는다. 그리고 그 권한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 집단의 생존, 목적 달성 여부 등이 갈린다.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수나라의 두 황제다. 창업 군주인 문제는 중국 최고의 성군 중 한 명으로, ‘개황성세(開皇盛世)’라고 불리는 수나라의 전성기를 이끈 반면 그 뒤를 이은 ‘양제’는 아버지가 일궈놓은 나라를 13 년 만에 사적인 욕심과 사치로 역사에서 지워버렸다. 이 부자의 사례처럼, 지도자가 자신의 역할을 어떻게 수행하는지에 따라 후대에 어떻게 회자되고 평가받는지가 결정된다.

 

 기자는 이번 학기 신문편집국 운영진이 되면서 이를 괴로울 정도로 느꼈다. 운영진의 일원으로서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겠다는 의욕과 목적으로 나름대로 노력했다. 하지만 바이러스와 팀원과의 갈 등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적들에게 짓눌리면서 점차 의욕과 노력은 부담과 공포로 바뀌었고 이는 기자를 안에서부터 썩게 했다. 그로 인해 실수가 잦아지고 지적도 받으면서 ‘운영진으로서 역할을 잘 하고 있는가’, ‘다른 이들에게 짐만 되는 게 아닌가’ 등의 고민을 하 며 자신을 질책했다. 그리고 그 질책은 늘 두 가지 결론으로 귀결됐 다. 그중 하나는 이름 앞의 ‘사회팀장’이라는 지위를 무겁게 받아들 이고 그 지위보다 더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나보다는 △팀 △신문편집국 △동료들을 위해, 보다 많은 노력과 책임을 안고 가는 것이 운영진으로서 숙명임을 스스로 강조하며 자신을 강하게 몰아붙였다.

 

 사회에는 다양한 집단이 존재하고 그 속에는 지도자가 있다. 그 집단 중 다수가, 양제처럼 지도자가 자신의 역할과 노력을 외면해 무너졌고 이는 유사 이래로 수도 없이 있었던 일이다. 그렇기에 왕관을 쓰려면 그 무게를 견뎌야 한다는 말이 있는 것이다. 지위를 맡으면 권한과 힘이 부여되지만 동시에 더 무거운 책임과 노력도 부과된다. 지도자라면, 그리고 집단을 제대로 이끌고 싶다면, 아틀라스가 짊어지고 있는 하늘처럼 지위에 맞는 노력과 역할을 무겁게 여기고, 망각하지 말아야 할 의무를 져야 한다.

 

조승화 기자│tmdghk0301@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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