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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기획] 파이어족, 너의 정체가 뭐니?
  • 김미소
  • 등록 2020-11-10 10:3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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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한 미래를 위해 현재의 내가 추구해야 하는 경제적 방향성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해 일찍부터 자산 관리를 시작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20대 때부터 자산 관리에 힘 쏟는 ‘파이어족’에 대해 집중적으로 알아봤다.


파이어족의 소비 가치관은? 

  당신은 어떤 소비를 하고 있는가? 개인의 가치관은 소비 습관에 큰 영향을 주는 요소다. 최근 미래를 위해 조금은 특별한 소비생활을 실천 하고 있는 ‘파이어족(FIRE,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이 젊은 층의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은 20대부터 은퇴자금을 마련해 30대 말이나 늦어도 40대 초반까지는 조기 은퇴하겠다는 목표로 경제생활을 한다. 즉, 현재의 행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욜 로족(YOLO, You Only Live Once)’과는 완전히 다른 소비관을 가졌다는 것이다. 파이어족은 △자신의 노동에 따른 성취감 결여와 불만 △사회보장제도의 붕괴 △불황 속 안정된 삶 추구를 열망하는 사람이 증가하면서 탄생했다. 이들은 전 세계가 저성장에 들어섰던 2008년도에 본격적으로 확산됐으며, 은퇴 후에 어려움을 겪는 부모님 세대를 보면서 투철한 절약 정신을 가지게 됐다. 

일반인과 파이어족, 소비의 차이가 있다? 

  파이어족은 극단적인 저축 및 소비 억제가 특징인데, 안정된 노후를 위해 소비를 줄이고 자금을 모은다. 이에 취업포털 ‘인크루트’에서 자신이 파이어족이라고 답한 응답자를 대상으로 월 급여 중 저축과 지출 비율을 조사했다. 주관식으로 답한 응답자의 월평균 급여는 267만 원이었 다. 이들은 월급의 41.4%를 저축하고, 월평균 110만 5,000원 정도 저축한다고 밝혔다. 반면에 개인 용돈 비율은 월 급여의 22%로 58만 7,000 원이며, 저축비율의 절반에 그쳤다. 직장인 월평균 용돈이 66만 3,000원인 것과 비교하면 파이어족의 소비가 적은 것을 볼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 코로나 19가 장기전이 되면서 이들은 지출을 줄이며 더욱 긴축하고 있음이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코로나 19로 인해 현 재 개인 용돈을 평균적으로 40만 8,000원으로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파이어족은 개인 용돈을 30%나 줄이는 등, 코로나 19로 경기가 침체됨에 따라 더욱 극단적으로 소비를 억제하고 있다.

한국에서의 파이어족, 정말 괜찮을까? 

  한국에서는 수익의 대부분을 저축하고 다수의 직업으로 수익을 올리는 일명 ‘N잡러’를 쉽게 볼 수 있다. 이들은 불안정한 미래를 위해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공격적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올해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지난 6월에 3일간 825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응답 자의 27.4%가 ‘나는 파이어족’이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는 △여성 23.8% △남성 32.4% △20대 21.3% △30대 29.5%로, 여성보다는 남성의 응답 비율이, 20대보다는 30대의 응답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한국에서 파이어족이 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성공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대한민국 4년제 대학 졸업자 기준 대기업 신입사원의 연봉도 3,800만 원 선이고, 청년들이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학자금대출 △월세 △식비 △교통비 등의 고정 지출비를 써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KB국민은행에서는 이들이 서울의 아파트 한 채를 마련한다고 하면 약 26년의 연봉을 모아야 한다고 통계했다. 따라서 빚이 없고 자신의 명의로 된 집이 이미 있는 상태라면 한국에서 파이어족이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현실적으로는 실현이 어렵다는 것이다. 

  파이어족의 극단적 소비방식은 냉소적이지만, 월스트리트 전문가는 미래를 대비하는 이들의 정신은 의미 있다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그들의 정신 을 조금은 배우는 것은 어떨까? 파이어족정도는 아니겠지만 우리의 삶이 나아지고, 더욱 열정적으로 변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김미소 수습기자│kmiso0131@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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