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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협력을 위한 선택의 중요성, 죄수의 딜레마
  • 윤태경
  • 등록 2020-11-10 10:2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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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기적인 선택이 불러오는 결과
우리는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경쟁과 갈등 상황에 부딪히고 적절한 전략을 세워 의사결정을 한다. 이때 사용되는 게임이론은 응용 수학의 한 분야이기도 하며 경제학과 매우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본지에서는 게임 이론 중에 ‘죄수의 딜레마’ 이론을 다루며 경제적 담합에 관해 설명하고자 한다.



 한 검사가 범죄자 두 명을 체포해 기소하려고 했으나 증거가 충분하지 않았다. 만약 이 상태로 기소한다면 두 공범은 재판에서 낮은 형량 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검사는 이들이 죗값을 제대로 치 르게 하려면 자백을 받아낼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검사는 두 죄 수를 각각 다른 방에서 신문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만약 너희 둘 중에 한 사람만 자백하고 나머지는 끝까지 무죄를 주장한다 면, 자백을 한 사람은 무혐의 처리를 해주고 끝까지 무죄를 주장 한 사람은 10년을 감옥에서 살게 된다. 두 사람 모두 자백하면 각각 5년을, 둘 다 자백하지 않으면 6개월만 살게 된다. 자백하 겠는가?”

 이 이야기는 게임이론의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는 죄수의 딜레마 상황이다. 죄수의 딜레마 상황에서 만약 두 죄수가 서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면 당연히 자백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지만, 의사소통할 수 없으므로 결정은 더욱 복잡해진다. 자백 하지 않 자니 상대방을 믿을 수 없고, 자백하자니 자신의 범죄를 인정해 높은 형량을 받게 되는 딜레마에 빠지는 것이다. 이처럼 상대방 의 협력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부분 사람은 침묵보다는 자백, 즉 협력보다는 배신을 선택한다. 협력보다는 배신을 선택 하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매우 합리적인 선택이기 때문이다. 상 대방의 침묵을 가정하면 침묵(6개월)보다는 자백(석방)이 낫고, 자백을 해도 침묵(10년)보다는 자백(5년)이 낫다.

 ‘죄수의 딜레마’의 사례로는 △무임승차 △치킨게임 △기업 간의 담합 등이 있다. 담합의 경우, 기업들은 과당경쟁에서 벗어 나기 위해서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해야 한다. 그러나 만약 몇몇 기업들이 정책 공조를 한다는 핑계로 담합을 한다면 문제가 생 기게 된다. 예를 들어 산유국인 A와 B가 담합을 해 석유를 판매 한다고 가정하자. 두 국가가 서로 약속한 가격과 생산량 을 지키면 각각 50의 이익을 얻는다. 그런데 국가 A가 약 속을 어기고 초과 생산을 했 다고 가정하면 두 가지 상황 이 발생한다. 국가 B가 약속 을 지켰을 때 국가 A는 이익이 100으로 오르지만, 반대로 국가 B는 50의 손실을 본다. 다음은 불안감으로 국가 B도 약속을 깨 고 생산량을 늘렸을 경우다. 그렇게 된다면 두 국가의 이익이 각 각 10이 돼 약속을 지켰을 때보다 각 국가의 이익이 줄어들게 된 다. 두 번째 경우와 같이, 죄수의 딜레마란 본인의 이익만을 추 구하는 것이 전체에게 합리적인 선택으로 이어지지 않음을 잘 보여준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우리나라에는 ‘리니언시 제도’가 있다. ‘리 니언시 제도’란 담합 등 부정행위를 자진 신고한 경우, 그 신고 자에 한해 벌금이나 징계를 감면해주는 제도를 의미한다. 이는 자진 신고를 한 사람이나 회사에는 관용을 베푸는 것이다. 예를 들어 10개 회사가 담합을 했는데 1개 회사가 이 담합을 신고하면 1개 회사는 과징금이 전액 면제되고 나머지는 공정위에 의해 과 징금 처벌을 받게 된다. △통신비 △건설회사 △라면 가격 담합 등 죄수의 딜레마와 관련된 헤아릴 수도 없는 사례들이 우리 곁 에 즐비하다. 서로 경쟁하지 않고 담합하는 구조가 일상화되면 경제구조는 무너지게 될 것이다. 죄수의 딜레마와 같은 상황은 개인의 관점에서의 합리적인 선택이 전체를 봤을 때는 최악의 결과로 이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딜레마를 극복하기 위 해서는 개인적으로는 비합리적일지 몰라도 전체를 위한 선택을 하는 것이 옳다.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글·그림 윤태경 기자│tksky1123@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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