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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좌충우돌 소녀들의 성장 이야기
  • 유아령
  • 등록 2020-11-10 10:2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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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임솔아

출판사 문학동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청소년들의 가출 경험률은 △2014년 4% △2016년 2.7% △2018년 2.6%로 감소하는 추세다. 그러나 사회적 취약 계층인 가출 청소년은 유해 환경에 놓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들에 대한 관심과 보호가 필요하다. 실제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청소년들은 술이나 담배를 쉽게 접하거나 성범죄의 표적이 되곤 한다. 이 소설은 친구들과 가출을 감행하면서 겪게 되는 가출 청소년의 현실을 잘 반영했다.

 

 주인공인 강이와 그녀의 친구들인 아람과 소영은 중학생이지만 △무인 모텔 출입 △음주 △흡연 등의 일탈 행동을 일삼는다. 결국 가출을 결심하게 된 강이와 친구들은 서울로 향한다. 이들은 서울에서 무인 모텔 대신 CCTV가 없는 고층 아파트의 비상용 계단에서 생활한다. 그곳에서 낯선 아저씨들과 어울리며 성폭력을 당하지만, 이들은 정작 자신이 성폭력 피해자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 특히 아람은 “그 사람들한텐 내가 필요해”라고 말하며 이를 사랑으로 치부한다. 이후 세 사람은 가출을 끝내고 일상으로 돌아오지만 서로를 향한 시기와 질투로 인해 우정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어떤 정의를 위해서라면 어떤 불의도 불사한다’는 명목하에 서로를 따돌렸고, 이는 곧 학교폭력으로 번진다.

 

우리는 자꾸만 누군가와 싸우게 됐고, 사람들은 우리가 잘못됐다고 했다.

『최선의 삶 中』

 

 최선의 삶은 방황하는 가출 청소년의 모습을 현실감 있게 묘사했다. 이는 비단 책 속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미성숙한 이들에게 접근해 성폭력과 가스라이팅을 일삼는 행위는 오늘날의 사회 문제와도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도움을 줘도 모자란 어른들은 자신들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나쁜 짓을 서슴없이 자행한다. 하지만 n번방·박사방 사건처럼 취약 계층에 놓인 점을 역이용해 미성년자를 상대로 범행을 저지르는 악행은 되풀이되고 있다.

 

 한편 이 책은 최선의 삶이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장발장이 가난과 굶주림에서 벗어나고자 빵을 훔쳤듯이 소녀들도 더 나아지기 위해 발버둥 치기 때문이다. 최악에 이르기까지 이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건네준 이들이 없었다는 것이 암울할 뿐이다. 우리의 삶은 항상 선택의 갈림길에 놓인다. 이때 ‘최선’ 앞에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판단할 수 있을까? 부담 없이 책을 읽고 싶거나, 선택의 갈림길에서 방황하는 이들에게 ‘최선의 삶’을 추천한다.

 

유아령 기자│aryung@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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