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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 만약 내가 방사능에 피폭된다면?
  • 강신재 수습기자
  • 등록 2020-10-30 14:3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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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사고로 알아보는 방사능 피폭의 영향
최근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사고로 발생한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하는 방침을 내놓으면서 우리나라는 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방사능이 유출되면 정확히 어떤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는 이들이 많다. 이에 본지는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방류를 중심으로 방사능 유출의 위험성에 대해 다뤘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나온 방사능 오염수를 해양으로 방류하는 방침을 이르면 오는 27일(화)에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17일 일본 언론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방사능 오염수의 해양 방출을 후쿠시마 제1원전 ‘폐로·오염수 대책 관계각료 회의’에서 결정할 방침이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는 지난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사고를 일으킨 원자로 내의 핵연료를 식히는 순환냉각수에 빗물과 지하수가 유입돼 섞이며 오염수가 하루 160~170톤씩 발생하고 있다. 도쿄전력은 다핵종제거설비(이하 ALPS)1) 로 오염수를 여과해 보 관하고 있는데, 오는 2022년 여름이 되면 탱크 용량이 한계에 다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도쿄 전력은 ALPS를 이용 해 현재 보관된 오염수의 80%에 기준치 이상 포함된 방사선 물질을 제거하고, 정화 되지 않는 삼중수소는 바닷물에 희석시켜 기준치를 통과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에 의하면 원전 오염수에서 방사성 물질을 완전히 제거하는 기술은 없고, 처리한 물의 70%는 방사성 물질이 남아있다고한다. 또한 이 오염수가 태평양과 한반도로 유입된다면 방사성 물질이 생태계에 축적되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이렇게 아무리 방사능을 희석하더라도, 방사능이 직접적으로 유출된다면 큰 피해가 올 수 있다. 방사능 유출 피해에 관한 여러 기관의 연구 보고서에 의하면 △기형아 출산 △암 △백혈병 등이 급격하게 증가하며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방사능 유출은 동식물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특히 식물은 △색깔 △형태 △성장 속도의 변화가 생기며 돌연변이 개체수가 증가한다. 또한 방사성 낙진2) 이 내리면 방사능 물질들이 토양으로 스며들면서 농작물이 오염된다. 초식동물이 그 농작물을 먹고, 인간이 피폭된 동물 섭취 시 내부 피폭이 진행돼 앞서 말한 증상들이 나타나게 된다. 비단 방사능사고가 난 곳 주변뿐 아니라 더 먼 곳의 토양까지도 방사능 물질의 영향을 받는다. 방사성 물질 중 하나인 세슘은 물에 잘 녹고 달라붙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일정 기간이 지나면 강우 등으로 씻기고 이동하여 한 곳으로 모이기 쉽다. 즉, 물이 빠지는토양에 세슘이 모여 방사능이 특히 강한 곳이 생기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두 방사능 유출 사고들의 피해도 이와 비슷하다. 1986년 4월, 우크라이나 공화국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의 제4호 원자로에서 원자로의 재가동이 어렵게 됐는데, 무리하게 출력을 높이려다 원자로의 폭주와 수소폭발이 동시에 일어났다. 체르노빌의 사고는 후쿠시마 사고 초기 당시보다 3 배 많은 방사능이 누출돼 2005년 UN은 직접 방사능 노출로 인한 암 사망자가 4~9,0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고, 동년 미 국 원자력학회에서 발간한 체르노빌 포럼 요약본을 보면 낮은 수준의 오염지역 주민 500~600만 명 중 4,000명 가량이 암으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진과 쓰나미로 지난 2011년 붕괴된 후쿠시마 원전의 피해도 만만치 않다. 후쿠시마 사고의 경우 기존에 보고된 부작용과 함께 이가 흔들리거나 코피가 나는 등 의 사례가 등장했다. 게다가 후쿠시마 사고는 비교적 최근에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더 많은 연구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처럼 방사능은 우리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방류 문제에 예민한 상황이다. 외교부는 “일본이 아직 오염수 처리 방법을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이지만, 일본의 결정에 따라 강력하게 항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일본 정부도 자국 어민과 주변국에 피해를 준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방사능 오염수를 방출한다는 결정에 대해 재고해봐야 할 것이다.


1) 삼중수소 외 대부분의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는 장치

2) 핵이 폭발할 때 높이 떠올라 방사능 물질로 변한 상태에서, 무거운 입자는 짧은 시간 안에 떨어지고 나머지는 서서히 대기 중으로 퍼져 나가는 방사능 오염의 원인물질


강신재 수습기자  sinjai12@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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