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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보도] ‘서예진흥법’으로 주목받는 본교의 서예학과
  • 한수림
  • 등록 2020-10-26 08:5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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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는 모필을 사용해 글씨를 아름답게 쓰는 문자 예술이다. 최근 ‘서예진흥법이 법률로 제정되며 본지에서는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본교의 서예학과를 주목했다. 이에 본교 서예학과 인터뷰를 통해 서예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서예의 주요 표현인 한자는 오늘날의 생활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기에 젊은 세대층은 서예에 대해 거리감을 느끼고 있다. 불과 30년 전만 하더라도 펜글씨 외에 △간판 △현수막 △광고 △로고 등이 모두 서예 문화의 일부였지만 △컴퓨터 △테블릿 △스마트폰 등 두드림의 시대에 서예는 낯선 문화가 된 것이다. 최근 이러한 문제를 파악한 서예계의 주요 단체들은 본교 장지훈(서예학과) 교수를 포함해 전국에 포진된 서예인들을 모았고, 공청회와 자문회의를 거쳐 작년 6월에 ‘서예진흥법’을 공포했다. 서예진흥법은 초·중등 및 일반교양 서예교육의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는 여러 사안을 법률을 제정한 것이다. 중국이나 일본처럼 국내 초·중등학교에 서예 교육이 의무화되는 것은 어렵지만, 서예진흥법 제정을 통해 정부의 지원을 받는 시범적인 서예교육 운영학교 및 운영기관이 점차 생겨날 것으로 기대한다. 서예진흥법 발행에 따라 국내 대학 중 유일하게 서예학과를 보유한 본교의 역할이 더욱 커졌다.

 서예계에 있어 본교의 역할이 점점 커지면서 본교의 서예학과는 기능인이 아닌 서예 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네 가지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첫째는 뿌리에 대한 교육이다. 서예의 기본은 붓을 잘 운용하는 데 있기에 붓을 능숙하고 다양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이는 전통 서예를 통해 서예의 기본적인 필획과 조형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기능적 훈련이다. 둘째로는 가지에 대한 교육이 있다. 자신의 생각과 사고를 응집시켜 창의적이고 감성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창작 사고 활동 교육이다. 세 번째 교육은 자양분에 대한 것이다. 서예는 단순히 글자를 아름답게 쓰는 것만이 아니라 좋은 문장과 내용을 담아 감화를 주는 수신적이고 교훈적인 성격을 가진다. 따라서 문자서사, 기록문화 등 서예와 관련된 역사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한문 △동양고전 △서체미학 △예술사 △역사문화 등 인문학적 교육을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인성 교육이 있다. ‘서여기인(書如其人)’, 글씨는 그 사람과 같다는 옛말로, 이를 통해 훌륭한 사람의 글씨가 더욱 아름답고 가치 있다고 여기고 있다. 이로써 졸업생들은 △서예가 △캘리그래퍼 △전각가 △문인화가 △국립 학예사 △갤러리 큐레이터 등 다양한 직업군으로 진출해 서예계를 이끈다. 현재 서예계에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젊은층의 무관심이다. 서예 학도들은 이런 무관심에 대해 ‘대중들에게 서예가 많이 알려지지 않아 고전적인 학문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이에 본교 서예학과는 기성세대들의 문화적 틀을 깨며 예술적으로 참신하고 혁신적인 창작활동에 주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장 교수는 “서예 교수 학습 방법을 다양하게 도전하기 위해 비전공자들도 쉽게 체험해볼 수 있는 ‘감성캘리그라피’라는 교양 교과목을 신설했다”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을 통해 서예가 어렵고 고루한 것이 아니라 재미있고 매력 넘치는 예술이라는 인식으로 바뀌도록 나아갈 것이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본교 제18대 서예학과 마지영(서예학과·3) 회장은 “서예는 심리적 안정을 주며 작가들의 창작작품은 작품 안에 내재된 의미를 이해할 수 있어 재미있는 감상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다. 현재 희소성의 가치가 높은 서예를 세계적으로 알리기 위해 재학생들의 노력 이 필요한 부분이기에 앞으로 더욱 최선을 다해주면 좋겠다”고 마무리했다.

글·사진 한수림 기자│cottage78@kgu.ac.kr


덧붙이는 글

현대에는 직접 쓰는 문화가 사라지면서 한글 쓰기의 기본이 될 수 있는 서예를 배우는 기회가 차츰 사라지고 있다. 우리의 문화를 지키기 위해 서예 교육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서예계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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