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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기획] 우리 주변의 귀중한 자산
  • 김현빈
  • 등록 2020-09-28 10: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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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재, 어디까지 알아봤니
자연재난과 인적재난으로 인한 문화재 유실 및 훼손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문화재에 대한 관심의 필요성과 앞으로의 보존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자연과 인간의 문화재 훼손

 

지난 7, 8월에 걸쳐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들로 인해 우리나라의 고귀한 유산들이 유실 및 훼손됐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태풍 마이삭으로 인한 문화재 피해건수가 24건으로 집계됐으며 특히 태풍의 경로에 위치한 남부지방이 큰 타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중 문화적 가치가 높은 반야용선도 탱화는 절반가량 훼손됐다. 반야용선도는 영축촉림 통도사의 극락보전 외벽에 그려진 탱화로 중생을 극락세계로 데려가는 모습을 표현한 수작으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이처럼 역사적, 예술적 가치가 있는 유산이 훼손돼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이밖에도 보물 434호인 부산 범어사 대웅전의 벽체 일부가 떨어져 나갔으며 보물 834호 청도 대비사 대웅전은 용마루, 내림마루 기와가 파손되고 누수가 발생하는 등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심각한 상태다.

 

문화재 훼손은 자연에 의해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부주의 또는 고의로 자행된 문화재 훼손 사례들이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사례로 울산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암각화인 국보 147호 천전리 각석이 누군가의 낙서로 인해 훼손된 바 있으며, 삼전도비 또한 페인트로 훼손되는 등 피해를 입은 사실이 있다. 삼전도비는 습포제로 복구가 됐지만 천전리 각석의 경우 암각화의 특성상 복구가 불가능했다. 한편, 문화재는 아니지만 귀중한 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는 만어사 너덜바위도 방문객들의 훼손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 바위 지대에 서 맑은 쇳소리와 옥소리가 나면서 방문객들이 깨진 돌로 소리를 들으려 지속적으로 내리쳐 훼손이 가해지고 있고, 심지어 자신의 이름을 바위에 새기는 등 관광객의 무분별한 행패가 계속되고 있다.

 

문화재, 조사부터 등재까지

 

국보 지정과정은 문화재위원회의 해당 분야 문화재위원이나 전문위원 등 관련 전문가들의 조사로 시작된다. 이후 작성된 보고서를 문화재 청장이 검토한 후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될 시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이런 식으로 등재된 문화재 중에서 인류 보편적 가치를 지닌 유산이 유네스코 세계 유산에 등재된다. 절차는 정부가 세계유산센터의 잠정목록 등재 신청으로 시작된다. 이후 자문기구가 현지 조사를 통해 유산의 보존 현황과 가치를 판단해 세계유산위원회에 권고 의견을 제출한 후 최종적으로 세계유산위원 회의에서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무관심 속 고귀한 유산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문화재가 일상과 멀리 떨어져 있다고 본다. 그러나 무관심 속에 잊혀진 것일 뿐 문화재는 우리 일상과 가까이 있다. 하루에 수십 만대의 차량이 지나는 한강대교가 지난 10일 서울시 등록문화재 제1호로 선정됐다. 근현대 역사의 흔적이 남아있고 교량기술 발 전의 상징으로 평가돼 등재된 것이다. 심지어 서울공업고등학교 본관, 옛 경기고등학교 건물 등 학교 건물도 문화재가 된 사례가 있다. 이와 같은 유형문화재가 있는 한편, 무형문화재도 존재한다.

 

김치 담그기는 지난 2017년 국가무형문화재 제133호로 등재됐다. 협동과 나눔이라는 공동체 정신이 깃들어 있으며 유구한 전통지식으로 판단돼 매년 문화 행사로 개최되지만 김장이 문화재라는 사회적 인식은 부족하다. 이와 비슷한 예로 같은 해 국가무형문화재로 등재된 씨름이 있다. 유구한 역사와 고유성 등을 인정받아 등재됐으나 대부분 단지 세시 풍속 놀이라 여길 뿐 문화재로 인식하는 이들은 적다. 이처럼 무형문화재는 유형문화재에 비해 관심과 인지도가 현저히 낮다.

 

오랫동안 간직하기 위해서는

 

박물관에서는 친환경 소독을 하거나 합성수지를 통한 강화처리작업 등으로 문화재의 수명을 늘리는 작업을 진행한다. 또한 보존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는 문화재 보존처리 과정을 담은 영상 온라인 생생 보존처리 데이를 공개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방문객들의 자세다. 방문 전 문화재의 특성을 미리 파악해 그에 맞는 관람 방식을 취하거나 주변 경관을 해치지 않는 등 성숙한 시민의식의 도입이 필요하다. 박물관과 방문객 모두의 노력과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현빈 기자hyeonbin2246@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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