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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사실, 당신이 받아온 평가는 불공평합니다
  • 이윤아
  • 등록 2020-08-31 09:2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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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Q 120IQ 180. 둘의 차이는 확연하다. 이렇듯 IQ 검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인간의 지능을 비교하기 쉬운 숫자로 환산한다. 수로 표현되는 결과는 굉장히 간편해서 사람의 지능을 평가할 때 유용하게 쓰인다. 예를 들어, ‘대학수학능력시험이라는 평가를 활용하면 다양한 학생들의 지능을 하나의 기준으로 정렬시킬 수 있다. 모자름과 넘침이 분명한 숫자 앞에선 그 누구도 결과에 대한 불평을 쉽게 제시하지 못한다. 이와 같이 사람들은 비일비재한 평가 속에서 기준을 충족하는 점수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데 놀랍도록 익숙하다.

 

다중지능은 이런 세상에 물음표를 던지는 책이다. ‘다중지능이란 지능이 약 8개의 서로 다른 지능으로 구성돼있다고 주장하는 지능 이론이다. 해당 이론이 탄생하기 전에는 사람의 지능을 한 줄로 정렬시킬 수 있는 단일한 것으로 봤다. 하지만 다중지능 이론은 개별적인 8개의 다양한 지능인 언어지능 논리수학지능 신체운동지능 음악지능 공간지능 인간친화지능 자기성찰지능 자연친화지능의 존재를 인정한다. 그리고 인간은 누구나 이 8개의 지능을 갖고 태어나지만, 개인별로 강점과 약점을 보이는 지능이 달라 서로 다른 다양한 프로필을 형성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사람들이 자신의 장점은 극대화하고 약점은 보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으로 교육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똑같은 것을 똑같은 방식으로 배우고 평가받는 건 사실 공평하지 않다.

학교는 언어지능과 논리수학지능이 강한 사람에게는 유리하고,

다른 지능 프로파일을 나타내는 사람에게는 불리하기 때문이다.- 다중지능

 

어쩌면 지능을 8가지 유형으로만 분류하는 것은 인간을 8가지 프레임에 다시 가두는 것일지도 모른다. 또한 책이 제시하는 사회의 모습은 지나치게 효율적으로 느껴진다. 개인이 강점을 계발해 적합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사회는 이상적이지만 이 탁월함에 거리감이 느껴지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한 평가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사람들의 반짝임을 볼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크다. 기자는 책을 읽은 뒤 획일적인 기준에 갇혔던 때에는 보지 못한 상대의 장점과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인간의 다양성을 포용하는 사회를 만들어나가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게 됐다. 차이가 차이로써 존재하는 사회라니, 참 매력적이지 않은가. 이러한 사회에 동의한다면 다중지능이 건네는 초대장을 받아주길 바란다.

 

이윤아 기자thisisprofita@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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