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딸의 외교통상 부 특혜 채용 사건부터 최근 정유라의 이화여대 특혜 입학, 우병우 전 민정수석 아들의 의경 운전병 보직 특혜 의혹에 이르기까지 고위층 자제들의 불공정한 특 혜 사례들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켜왔다. 또한 장관 등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에서 인사청문 대상자 아들 의 병역면제가 이슈가 되는 경우는 흔하게 접할 수 있 다. 이러한 일들이 불거질 때마다 정정당당히 일하면서 자신의 뜻을 이루려는 젊은 청년들은 절망감을 느끼게 된다.
한 해 우리나라는 40만 명의 공시족이라고 불리는 고시 낭인들이 공무원 취업전선에서 생존 전쟁을 치르고 있다. 수많은 청년들이 공무원이 되려고 하는 사회 적 현상에 대해 사람들은 많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대부분의 우려는 젊은이들이 지나치게 평범한 삶에 안주 하려고 하고 도전적이지 못하다는 것과 직업의 안정성 만을 도모하는 등 패기가 없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과 도한 공직진출 현상에 대해 나는 공정성에 목말라 있 는 청년들의 소리없는 선언으로 이해하고 싶다.
국가 고시제도는 그 무엇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공정한 게임의 규칙이 적용되는 무대이다. 시험의 합격 과 불합격에 있어서 평가자의 선입견과 편견 등의 평 가자의 정성적인 평가의 개입 여지가 거의 없기 때문 이다. 반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이외의 민간 기업 취 업은 시험을 포함해 다양한 스펙이 요구되고 있으며 화려한 스펙이 있어야 정성적인 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 스펙은 악세사리와 유사해 마치 악세사리가 비싸고 화려할수록 사람들의 관심 을 받듯이 스펙도 그러하다. 그러나 누구나 화 려한 스펙을 보유하기는 어렵고 결국 부유한 가 정의 자제들이 화려한 스펙을 가질 가능성이 높 다. 그러나 국가공무원 시험은 국가가 주관해 시험응시자의 시험점수 이외에는 다른 요소를 전혀 하지 않으며 면접시험조차 수험자의 성별 과 수험번호 이외에는 수험자의 배경을 추측할 수 있는 어떤 정보도 이용되지 않고 있다. 즉 국 가고시는 수험자의 얼굴과 그 부모의 사회적 지 위에 대한 정보를 가리고 오직 수험자가 작성한 답안 내용 이외에 어느 것도 판단하지 않기에 공정성이 확보된다고 할 수 있다.
청년들이 공무원 취업 현장에 모여드는 현상을 부정적으로만 인식하지 말고 정의롭고 공정한 조건에서 경쟁하겠다는 무언의 의지로 인 식할 필요가 있다. 국가공무원 시험 결과는 모 든 사람이 공정하게 받아들인다. 이 시험에 의 하여 고위층 자제가 아무리 많이 합격해도 특 혜시비가 일지 않고 누구로부터도 비난받지 않 으며 저소득층 자녀들이 아무리 많이 불합격하 여도 불공정했다는 비판이 있을 수 없다. 그것 을 가능하게 하는 잣대는 시험점수라는 객관적 인 단 한 가지 기준이 모든 수험생에게 적용될 뿐이며 그 외의 어떤 정성적인 요인도 개입되지 않기 때문이다. 공정성이 보장되는 시장에서 경 쟁하겠다고 몰려드는 젊은 청년들이 왜 비난 받 아야 하는가?
이 건 교수
행정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