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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빛나는 것은 언제나 내 안에서 찾을 수 있다
  • 백민정
  • 등록 2020-05-25 09:4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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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독 : 미야자키 하야오
  • 성우 : 히이라기 루미, 이리노 미유
  • 장르 : 애니메이션, 가족, 모험, 판타지
기자의 한줄평 : 언제나 몇 번이라도 다시 보고 싶은 영화

 

 

 

 미야자키 하야오는 일본의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지브리’의 수장으로, 애니메이션계의 대부라고 불리며 전 세계의 사랑을 받는 제작자다. 데뷔작인 <미래소년 코난(1978)>을 비롯해 수많은 걸작을 만들어낸 그가 지난 2002년 선보인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개봉 이후 베를린 영화제에서 금곰상을 수상했고, 이듬해에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애니메이션 상을 수상했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작품에서 색감과 음악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인데 작곡가 히사이시 조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수록된 △‘언제나 몇 번이라도’ △‘어느 여름날’ △‘또 다시’ 등으로 음악상을 수상했다.

 

 이사를 가던 날, 치히로의 가족은 낯선 터널을 통해 신들의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치히로의 부모님은 신들의 음식을 먹는 죄를 저질러 돼지로 변해버린다. 혼자 남게 된 치히로는 ‘하쿠’의 도움으로 마녀 유바바를 만나러 가고, 유바바에게 치히로라는 이름을 빼앗긴 채 ‘센’이 돼 신들의 목욕탕에서 일하게 된다. 이름을 빼앗긴다는 것은 원래의 인간 세계와의 단절을 의미하는데, 새로운 이름을 쓰면서 진짜 이름을 점점 잊게 되고 진짜 이름을 완전히 잊으면 인간 세계로 돌아가는 방법을 찾을 수 없게 된다. 하쿠는 센이 자신의 진짜 이름인 치히로를 잊지 않게 도와준다. 그런 하쿠에게 의지하면서도 하쿠에 대한 의심을 떨칠 수 없던 센은 그가 용이 돼 날아가는 모습을 목격하고 하쿠 또한 자신처럼 유바바의 계약에 의해 붙잡혀있음을 깨닫는다.

 

 그러던 어느 날, 센의 실수로 정체모를 얼굴 없는 귀신 ‘가오나시’가 목욕탕에 숨어들게 돼 큰 파장이 일어난다. 금은보화를 만들어 목욕탕 직원들을 홀리고 모든 것을 먹어치우던 가오나시는 센을 원하는데 센이 이를 거부하자 폭주하고 만다. 센은 혼란에 빠진 목욕탕에서 빠져나와 유바바의 언니 제니바를 찾아 떠난다. 그리고 제니바로부터 인연과 자기자신의 소중함에 대해 듣게 되고, 하쿠와 함께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아 인간세계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

 

 소녀와 소년이 어른의 계약에 묶여 자유를 잃어가는 모습은 자본주의에 얽매인 현대 사회를 떠오르게 한다. 치히로가 센이 되고, 다시 치히로를 찾기까지의 모험을 다룬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행방불명된 자아를 찾아가는 성장 과정이다. 이 영화는 ‘이름’의 의미에 대해 시사한다. 어쩌면 태어나기 이전부터, 세상을 떠난 이후에도 우리가 가장 많이 부르고 불리는 단어가 바로 이름이다. 누구나 어린 시절을 겪고 어른이 되며 끝날 때 까지 끝나지 않는 성장을 계속한다. 그 과정 속에서 나의 이름을, 진짜 나를 잊지 않길 바란다.

 

백민정 기자│1009bmj@k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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